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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 흔들리던 밤 회사와 박씨네 사과 밭은 담을 잇대어 있다. 봄에는 회사 쪽 담에서 꽃 소식을 사과 밭으로 밀어 붙이는 반면 여름이나 가을에는 박씨네 사과 밭에서 사과 익는 내음을 회사 쪽으로 내몰아 댄다. 회사와 사과 밭을 경계는 철망이 가로막고 있다. 사과밭쪽의 숲길을 따라 고라니가 ..
군자란君子蘭과 아내의 추억 올해도 베란다에 아내가 애지중지 키우는 군자란에 꽃이 피었다. 이 군자란은 아내와 장모님에게는 특별한 화초다. 처가에 가면 장모님이 가장 애지중지하는 화분이 군자란 화분인데 항상 잎을 손질해서 반들반들 동백기름을 바른 것처럼 윤기가 난다. 많은 화분중에서 ..
소나무와 진달래 허리 굽은 늙은 소나무 겨우내 버티다 갈라진 피부 그 틈을 메우는 바람 시리고 매워 수관 채울 기력도 없는데 진달래 지져대는 아래 뜸 노곤한 봄볕, 떠밀린 하루가 기지개를 편다 --------------------------------------------------------------------------- 출장에서 돌아가는 길이다. 오늘은 그다지 ..
요즘 세상 보는 법 ★스마트폰으로 그린 요즘의 새로운 놀이:자화상 요즈음은 하나의 패턴이 형성되어 있다. 하루는 눈이 내리고 다음날은 황사로 세상이 싯누렇게 공간이 채워지고, 다시 비가 내리는 패턴이다. 세차를 한다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오늘은 필리핀에서도 진도 6.2의 지진이 발..
법정스님의 무소유 속에서~ 법정스님이 열반에 드신지도 어느듯 2주가 흘러 49재중 초재를 지났다. 스님의 마지막 남긴 당부에 의해 스님 이름으로 된 모든 출판물을 절판 한다고 한다. 말빚을 가지고 가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 "말빚"이라는 말이 가슴을 찔러 2주동안 한 줄의 글도 적을 수 없었다. 받..
동백과 해당화, 그리고 웰빙 전라북도 고창 구시포 김대근 (시인·수필가) 고창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몇 개 있다. 선운사, 동백, 서정주, 풍천장어, 복분자…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고창을 샅샅이 훑다보면 전봉준, 해당화, 웰빙이라는 단어가 추가된다. 선운사와 동백, 서정주는 자연스럽게 한 줄로 연..
오해의 진실 사람 마음을 잘 이끈다는 유명한 기업체 전문 강사의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자기개발을 게을리 하지 말자는 취지의 강의였는데 역시 말잘하는 사람들의 강의는 힘이 있어서 청자들을 말의 세계속으로 깊이 끌고 들어간다.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는 취지로 예를 하나 들었는데 그 주..
낯선 바다에서 난다, 든다, 맞는다가 공통으로 형용하는 말은 "바람"이다. 바람이 나거나 들거나 맞거나 하는 것은 모두 부정적이지만 바람을 욕망할 때도 있다. 권태로운 일상에 지칠때 뼛속으로 생긴 엿가락 속 구멍같은 것에서 강하게 바람을 요구한다. 그럴때 우리는 바람을 쐰다는 행위를 하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