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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봄비인가? 노간주 가지끝에 맺힌 멍울을 토닥이는 봄비 다투어 꽃이 된다 포말로 피어 몸에 하늘 담고 지레뜸 벌려논 봄, 두견이 울음 아득한 저너머... 오전 내 눈길을 뚫고 달려 머문곳은 포항으로 가는 마지막 휴게소 영천휴게소~ 이곳에는 비라고 해도, 눈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진눈깨비가 ..
民調삼행시- 희망곡 희망을 싹 틔우는 바람 한 자락 봄비에 섞이네 망울져 가지끝에 매달린 봄은 산새, 뱉은 사리 곡수谷水에 녹아내린 산수유 마을 꽃그늘 꽃멀미 --------------------------------------------------------------------------- 아름다운 우리말을 찾다가 '꽃멀미'라는 말을 발견했다. 꽃의 아름다움이나 향..
원추리꽃 늦여름 간질간질 바람 가려워 는실대는 웃음 막바지 장맛비에 웃음 지키는 노란 원추리 꽃 아버지 두엄내던 토막밭 언덕 피어 흔들리던……
<民調詩> 할매의 염주 /김대근 자르르 쏟아내려 온 사방으로 튀밥처럼 튀던 할매 율무 염주 우짜노 외마디에 가슴 졸이다 괘안타 괘안타 쓰다듬어 준 손 백팔 개 율무알 중 거둔 예순 개 할매 팔 손자 팔 새로 생긴 단주
<民調詩> 시골여관에서 /김대근 소쩍새 울어 울어 밤을 졸이면 설레는 나그네 창으로 새어드는 달빛에 실린 먼 곳 기적소리 까무룩 졸다 깨도 다시 안개길 아직도 먼 여정
<民調詩> 그대 떠난 후 /김대근 그대가 떠나간 후 나는 그랬지 나를 잊곤 했지 밤마다 탐하는 건 술이었지만 찾을 수 없었어 세월이 흘러간 지 어언 삼십 년 흉터로 남은 너
<民調詩> 토란잎 아래 /김대근 가랑비 내리는 날 마실 나왔다 토란잎 아래로 비 피한 개구리 포슬한 황토밭에 또르르 굴린 물 구슬에 비친 제모습에 깜짝 이제는 돌아갈까 고개 내밀어 하늘을 보지만 심해진 빗줄기
민조시(民調詩)란? /김대근 얼마전부터 민조시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 중입니다. 민조시(民調詩)란 우리 민족의 민간 장단으로 흘러내려오는 율조의 소리마치를 문자의 뜻 위에 얹어 빌어 쓴 정형시를 말하는 것 입니다. 한국문인협회에 민조시 분과가 있을 정도이지만 상당수 문인들에게 낯선게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