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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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펜실패] 흑산호로 딥펜대 제작 계획 실패이런저런 이야기 2024. 12. 18. 15:57
야후옥션을 서치하다가 딥펜대 만들기 딱 안성맞춤인 흑산호를 보게되었다. 심해송深海松 흑산호라는 산호의 일종인데 구하기 쉽지 않은 물건이었다. 나뭇가지 모양의 흑산호는 고유한 광택으로 목걸이같은 귀한 악세사리의 재료이다. 입찰해서 낙찰을 받아놓고 도착하기를 기다리며 어떻게 만들지를 고심해서 디자인 작업을 했다. 길이가 23센티 정도로 제법 긴 녀석이다. 앞쪽은 사진으로 보아도 조금 뭉툭해서 2센티쯤 잘라내야 할 것이고 딥펜대의 길이도 16센티 정도로 정했다. 끝단에 남는 5센티 정도는 열쇠고리로 만들면 되겠다 싶었다. 흑산호의 몸체 자체가 가진 광택을 살리고자 몸체는 그 자체로 두고 닙이 꼽히는 끝단부에 은으로 원통 카바를 만들어 붙이는 디자인으로 했다. 이것은 실버클레이로 만들 수 있다. 알리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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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펜] 만년필 장인, 후지모토 히로시의 벚꽃 만년필이런저런 이야기 2024. 12. 14. 09:30
2012년 작고한 일본의 유명한 만년필 장인, 후지모토 히로시의 브랜드인 '롱 프로덕트'와 펜 하우스의 브랜드 PENT가 콜라보레이션한 만년필입니다.출시 당초에는 검은 바디로 만들어졌으며 호평받으며 매진되었다고 합니다. 그후 다양한 바디를 들었는데 벚꽃무늬는 생산량이 적었던 탓에 지금은 아주 귀하게 되었습니다.출시초기의 가격이 15,000엔이었다고 하니, 꽤 오래전인 당시 물가로 보면 상당히 비싼 편ㅇ라 할 수 있습니다.닙은 독일 슈미트 제품으로 M닙, 스테인레스 닙입니다. 바디의 재질은 아세테이트로 장인이 수작업으로 만든 것입니다. 이 시기 (당시 일본에는 만년필 공방이 3,000개 정도 있었다고 함)의 만년필들은 셀룰로이드가 주류였는데, 셀룰로이드보다 물성이 뛰어난 당시로는 신소재였던 셈입니다.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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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펜]우각牛角으로 만든 만년필이런저런 이야기 2024. 12. 6. 13:14
조선과 청나라 사이에 교역은 개인간 거래보다 국가끼리 품목과 물량을 정해서 교역을 했는데, 청나라는 조선에 항상 담배를 늘려달라고 성화였고 조선은 수우각水牛角을 조금이라도 더 할당받아려고 혈안이었다. 임진왜란을 겪으면서 전쟁 무기의 비축이 필요했고 조선의 주력무기였던 활을 만들려면 수우각水牛角, 즉 물소뿔이 반드시 필요했다.우리 전통 무기인 활은 물소뿔, 대나무나 벚나무 같은 탄력있는 나무, 접합재로서 민어부레로 만든 아교, 소의 힘줄이 주재료 였다. 이중에서 조선에서 구할 수 없는 것이 물소뿔, 수우각水牛角이었다. 물소뿔은 길이가 길고 탄성이 있어 활의 재료로는 그만이었다. 조선활의 위력은 수우각水牛角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선, 여진, 몽골의 활이 대부분 만드는 방법도 구조도 비슷하다.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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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롯트 카쿠노 만년필을 이용한 데코 만년필이런저런 이야기 2024. 11. 19. 14:36
파이롯트 카쿠노 투명만년필을 이용하여 어항의 모습, 버섯과 이끼 등으로 내부를 꾸미는 데코 공방이 있습니다. 이 공방은 池波屋이라는 곳인데 일본에서는 제법 유명하더군요. 찾아보니 에릭이라는 분도 체험공방을 운영하는데 저는 池波屋 제품의 데코카쿠노 금붕어를 구입했습니다. 수제작으로 만들어지다 보니 표준품으로 구할 수 있지는 않습니다. 저도 주문하고 2주가 지나서 도착했네요. 만년필로 치면 저가다보니 포장이 고급지지는 않지만 정성은 가득한 포장입니다. 친필로 직접 쓴 쪽지도 감동이네요. 받아서 요모조모 훑어보니 역시 파이롯트 카쿠노라면 이런 데코가 가능하겠다 싶네요. 아래 첨부하는 에릭 선생의 강좌 소개를 보내 뭐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 바로 쿠팡에 파이롯트 카쿠노 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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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펜] 아발론 만년필이런저런 이야기 2024. 11. 4. 20:00
보석으로 대접받는 조개껍질중 아발론 (ABALONE)있다. 양쪽으로 껍질을 가진 것이 아니라 전복처럼 한쪽만 껍질이 있는 종류다. 전복은 서양에서는 아발론(abalone)이라 부르는데, 껍데기가 귀를 닮았다 하여 이어 쉘(ear shell) 또는 씨 이어(sea ear)라고도 하여 모양새를 보고 이름을 붙였다. 동양권에서는 일본어로는 아와비(鮑, アワビ), 중국 한자로는 복(鰒), 우리나라에서는 전복(全鰒)이라고 하여 더 말할 것 없이 ‘온전히’ 전복임을 말할 만큼 완벽한 해산물이라고 평가하였다. 전복 조가비가 고대 패총에서도 발견되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봐서는 우리 인간의 생활과 밀접한 해산물임에는 틀림없다. 우리나라에서 잡히는 전복도 무늬가 좋기로 이름나 있다. 마르코폴로의 에는 “조선이라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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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생각하나-2024년 9월 3일이런저런 이야기 2024. 9. 3. 22:34
지난 일요일에는 전북 부안에 있는 개암사를 다녀왔다. 추석연휴에 몽골로 가족여행을 가기로 한 터라 부친과 조부모님 제사를 절에 부탁했다. 마침 추석합동제례가 있어서 였다. 개암사 입구의 차밭둘레에 상사화가 몇 무더기 피었다. 확실히 가을이다. 계절이 아직 여름에 머물러 있다고 느끼지만 어느듯 가을은 우리곁에 와있다. 고창 선운사에는 지금쯤 상사화가 지천일 것이다. 상사화는 가을 초입에 피는 꽃이다. 잎과 꽃이 생전 서로를 볼수 없다하여 상사화라는 이름이 붙여졌을 것이다. 봄에는 벚꽃이 터널을 이루었을 진입로에는 벚나무 낙엽들이 쌓여있으니 가을의 지표를 보여주고 있었다. 미리 가을의 정취를 흠뻑 느끼고 온 하루였다. 내일은 대학병원 진료가 있어서 근무지에서 집으로 왔다. 라디오에서 오늘은 올림픽 뒷이야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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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생각 하나...2024년 8월 31일이런저런 이야기 2024. 8. 31. 18:58
예년같으면 여름부터 가을초까지 두어개의 큰 태풍으로 논욕을 치렀는데 올해는 태풍다운 태풍은 하나도 오지 않았다. 겨우 오끼나와 인근에서 발생한 종다리 뿐이었는데 그나마도 여수 앞바다에서 수명을 다했다. 농민들에게는 풍년을 예감하는 즐거움일 것이다. 초대형 태풍 하나가 생겨 산산이라 이름 붙여진 이 태풍은 그 동안 여느 태풍들과 궤적이 완전히 다른 모양으로 일본 남쪽에 상륙해서는 일본의 땅덩어리를 그야말로 종단하면서 피해를 주고 있다. 일본에서도 '누군가 리모콘으로 태풍을 조정하는 것 같다'라는 댓글의 조회수가 많다고 한다. 이 말의 함의는 관동대지진때 조선인들에 대한 악소문을 퍼트렸던 본능적인 피해의식이 깔려 있어 보인다. 나도 초기에는 태풍의 예보와 일본 마트의 사재기 등을 보면서 산산이라는 태풍을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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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생각 하나이런저런 이야기 2024. 8. 30. 20:24
며칠전부터 식당을 오가며 눈여겨 보던 나팔꽃이 드디어 피었다. 공장의 철재 담위로 힘겹게 올라가 덩쿨의 수고를 보답이라도 하듯이 싱그럽고 윤택있는 빛깔로 피웠다. 그 바로 아래는 봄에 메꽃이 수더분하게 피어 있던 곳이다. 봄에는 메꽃, 가을에는 나팔꽃이 피는 이 담벼락은 종일 해가 드는 곳이다. 식물에 애호가 없는 사람은 메꽃과 나팔꽃을 혼동한다. 생긴 모양이 비슷하다. 다른것은 꽃의 색과 피는 계절이 다를 뿐이다. 비슷한것 같지만 정 반대의 성향을 가진 꽃이기도 하다. 메꽃은 봄에, 나팔꽃은 가을에 피니 서로 만날 일이 없다. 메꽃은 지난했던 보릿고개 무렵에 피는 꽃이기도 하지만 뿌리는 곯은 배를 조금이나마 위로해주던 구황식물이기도 했다. 독이 없어 뿌리뿐만 아니고 잎도 꽃도 다 먹을 수 있다. 요즘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