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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수필; 선암사[仙巖寺]에서 선암사로 가는 길은 섬진강 지류를 따라 이어진 한적한 지방도로를 따라 드라이브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봄은 봄대로, 가을은 가을대로 나름의 풍치로 못을 갈아입는 이 길을 좋아한다. 오랫동안 숨겨놓고 싶은 길이기도 하다. 선암사가 있는 조계산은 조계종의 승보..
살아남은 것들의 이유 벌써 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회사에서 일부 부서 조정이 있었고 사무실 정리를 하면서 버리기엔 너무 아까운 임원용 책상이 남았다. 고풍스런 대형 책상은 내 몫으로 배정이 되었다. 책상은 서랍이 넓고 많았던 탓에 이것 저것 버리지 못하는 내 성정과 잘 맞아서 중앙서랍 하..
봄은 3박자로 온다 강약약으로 표현되는 3/4박자, 봄은 그렇게 오는 중이고 겨울의 빈자리를 하나씩 채워가고 있다. 식구들이 모두 제자리를 찾아 떠나고 적막만 흐르는 집안에서 멀건히 누워있으려니 텔레비젼은 남녘의 봄소식을 전하느라 분주하다. 어제는 서울 나늘이를 했었다. 서울에도 이미 산..
봄이 튀는 소리, 섬진강 꽃 소식은 남에서 몰려온다. 봄이 되면 제주도의 유채꽃 소식부터 시작해서 여수 오동도의 동백꽃 소식이 들리는가 싶으면 이어서 섬진강변의 매화꽃이 피었다는 소식이 줄지어 선다. 지리산의 산수유 소식이 오면 긴가 민가 하던 봄이 확연히 피부로 와서 닿게 된다. 개구리..
비오는 겨울밤 진공관의 따스함 겨울임에도 비가 왔다. 그렇다고 세차게 내리는 것도 아니고 그저 비가 온다는 사실만 인지시키려는 듯 미적지근하게 내렸다. 방에 불을 끄고 창문을 통해 길거리를 내려보니 가로등에 비치는 빗줄기가 무언가 모를 아픔을 전한다. 오랜만에 음악이 듣고 싶어진다. 참..
사라져 가는 것들 김 대 근 산다는 것은 마치 기차를 타고 역진행 방향으로 놓여 진 의자에 앉아 가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종착역을 알 수 있지만 거리를 짐작하지 못하고 지나간 행로는 내 시야를 거쳐 저만치 멀어져 종내는 드문 한 기억의 편린이 되는 그런 여행을 하는 것이리라. ..
<디카수필> 첫눈 지구가 점점 따뜻해진다거나 남북극의 빙산이 녹는다는 등의 이야기는 요즈음 자주 듣는 이야기 중의 하나다. 그래도 피부로 체감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은데 기후란 것이 하루아침에 생기는 변화가 아니라 점진적으로 몇십 년에 걸쳐서 몇 도 정도 변하는 아주 점진적인 변화이..
올해는 아무도.... 김대근 어제 저녁 지역문화유산해설사 현장 실습을 다녀오며 마트에 들렀다. 늘 하던 습관대로 이곳 저곳의 진열대를 기웃거리다가 제법 크게 새로 자리를 잡은 코너가 있어 앞에 섰다. 다이어리 코너다. 2008년 다이어리들이 모두 자신을 선택하라며 광채를 내고 있다. 한개를 집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