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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할매/김대근 쌓인 은행잎 위로 무겁게 밟히는 새벽 kg으로 저며진 삶 바스락 부서진 내일 -------------------------- 詩作 메모 ----------------------- 출근길은 항상 바쁘다. 6시면 집을 나서야 한다. 밤이 긴 탓인지 나서는 길이 캄캄하다. 얼마전에 큰 안개등을 떼어낸 뒤라 시야가 좀 어둡다. ..
일과희망/김대근 최목수 오늘은 서울부자 별장집 창문3개 뚫었다 뚫으면막히는희망 오늘날 세계는 공산주의와의 싸움에서 자본주의의 승리를 말하고 있다. 자본주의는 과연 우수한가?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일단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자본주의는 말그대로 자본이 있어야 부를 축적할 ..
불법일꾼/김대근 사람은 세가지다 가진놈 못가진놈 그리고 불법사람 내일 단속뜬단다 오랫만에 경기도 파주에서 외국인들을 위해 봉사하는 지인과 안부를 주고 받았다. 연전에 자신이 보살피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저임금과 과다한 노동시간에 시달리고 있으니 우리 회사에 좀 넣어달라..
올해첫눈/김대근 슬며시 내린 첫눈 툴툴 털어 보아도 머리끝 눈송이 켜켜이 쌓기기만 컴퓨터 파일을 정리하다가 작년에 썼던 문자시 하나가 세월의 단락도 결국은 부분 부분 구획된 지난 시간의 디지털적 반영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오늘은 첫 얼음이 얼었다. 회사 사무동 철계단을 오..
------------------------------------------------------------------------------------ 가을에는 시골집 담벼락도 캔버스가 된다. 어떤 담장에는 담쟁이 덩쿨이 단풍으로 물들고 또 다른 담장에는 여백의 미를 최대한 살려서 아랫부분에 영글어 막 터질듯 부풀어 오른 민들레를 그려넣은 곳도 있다. 칭..
----------------------------------------------------------------- 가을은 풍요로움의 흔들림이다. 황금색으로 일렁거리는 들판 사이로 좁은 지방도로를 달리면 점묘화 한 폭이 갑자기 일렁거린다. 그 일렁임은 파도처럼 시차를 두고 공간에 파동을 만든다. 그 파동을 타고 물리적 공간 속을 달린다. 물리적 공간을 가..
봄산/김대근 들었네, 자목련핀 팔공산 아래 찻집 산이 살찌는 소리 포슬포슬 거렸네 -------------------------------------------------------------------------------------- 공사 현장 일로 창원에 머무는 요즈음 봄 꽃 풍경으로 늘 마음이 촉촉하다. 큰 덩치의 쇳덩이를 다루는 일인데다가 객지에 머물다보면 나도 모르게 ..
------------------ 詩作메모 --------------------------- 세상에서 제일 쉬운 게 무엇일까? 아마 나이 먹는 것일 것이다. 별스레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먹게 되는 것이다. 내가 잠을 자는 미몽의 순간에도 잠시도 쉬지 않고 나이를 생산하는 공장은 쉬지를 않는다. 연초가 되면 내가 이렇게 나이를 먹었었나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