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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세상 보는 법
    수필공간(隨筆空間)·칼럼 2010. 3. 26. 00:40

    요즘 세상 보는 법

     

     

     ★스마트폰으로 그린 요즘의 새로운 놀이:자화상


    요즈음은 하나의 패턴이 형성되어 있다. 하루는 눈이 내리고 다음날은 황사로 세상이 싯누렇게 공간이 채워지고, 다시 비가 내리는 패턴이다. 세차를 한다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오늘은 필리핀에서도 진도 6.2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한다. 얼마전에 본 영화 '2012'가 혹시 그대로 들어 맞는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오늘은 어제 비가 내렸음에도 하늘은 맑아지지 않는다. 비 온 다음 날 맑아진 하늘을 기대하는 것이 당연함에도 요즘은 그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임을 깨닫는다. 황사의 역사는 신라때부터 심심찮게 역사적 기록으로 남아있다. 기록문화가 절정에 이르렀던 조선시대에는 더욱 자세히 기록되어 있는데 요즘 만큼이나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자는 여자를, 여자는 남자를 잘 만나야 하는 것처럼 행복한 삶이란 좋은 이웃과 좋은 환경을 만나야 하는 것인데 황사의 근원인 중국과 몽골이 이웃해 있으니 2%쯤 부족한 금수강산이라고나 할까.


    황사만 우리를 괴롭히는 것은 아니다. 부산에서는 꿈많은 소녀가 흉한 일을 당해 세상을 떠났다. 국민들 모두가 분노할 수 밖에 없었다. 심한 근시로 안경없이는 밖을 나다닐 수 없는 아이가 안경을 둔채 없어졌는데도 단순가출로 판단해 어쩌면 살릴 수도 있었던 시간을 허비한거 하며 대충대충 훑고 지나다니는 성의없는 수색, 몇번이나 잡을 수 있었음에도 번번히 놓치고 만 경찰들의 행태에 더욱 분노를 감출 수 없다. 더욱 어이없는 것은 딴나라당 제법 중진이라는 사람이 "좌파교육 때문~"이라는 발언은 기가 질리게 하더니, 불교종단을 찾아가 "좌파스님 부자절~" 에서는 차라리 기가 막혀 말문을 닫게 한다. 그의 말대로 논리를 펴자면 희대의 연쇄살인범 "송호순" 같은 이는 우파교육의 영향이 아닌가 말이다. 말은 화살과 같아서 한번 쏘아버리고 나면 되돌릴 수 없다. 말은 인격의 표현이다. 말에서 그 사람의 밑천이 보이는 것이다. 수양이 부족한 사람들이 연줄을 타고 출세를 하는 것이 우리 사회 오늘의 일그러진 자화상이다.


    지방선거를 앞둔 지역은 참으로 가관이다. 돌아가야 할 곳으로 돌아가지 못한 철새들이 텃새 흉내를 내며 이리 기웃 저리 기웃 거리며 몰려다니고 있다. 특히 행정수도 문제로 피해를 보았다는 생각에 자연히 지역당으로 기운 민심을 잡고 물가로 나오려는 이들이 특정한 정당으로 우르르 몰려들어 난장을 벌리고 있다. 정책도 없고 정치도 없다. 그저 지역당의 모모와 같이 찍은 사진이 정책이고 정치다. 그런 면에서 우리 민족은 참 지지리 복도 없다. 제대로 된 리더를 가져본 적이라곤 겨우 손에 꼽을 정도이다. 오늘 뉴스에서는 각 지방자치 의원들의 의정 활동이 1년중 겨우 13여일이라고 한다. 연봉이 5천만원을 상회하니 일당이 400만원인 셈이다. 회사에서 일에 부하가 걸리면 용역으로 일하는 일꾼을 불러쓴다. 일당이 기술자는 8만원, 잡역은 5만원이다. 일 마치고 돌아갈때 일당이 든 봉투를 받아쥐는 그들의 표정은 그야말로 세상에 부러울 것 하나 없다는 부유함이 넘친다. 일당을 400만원이 받는 그넘들의 표정을 한 번 보고 싶다.


    스포츠계의 뿌리 깊은 파벌은 오늘도 세간에 회자가 되었다. 쇼트트랙 세계선수권 대회에 기권한 한 선수에 대하여 과거 피해를 본적이 있었다는 안현수 선수의 아버지가 장문의 글을 통해 빙상연맹의 뿌리 깊은 파벌과 부조리에 대해 낱낱히 밝혔다. 빙상연맹은 절대 그런 일 없다고 발표를 했지만 그말을 곧이듣는 사람은 아마도 1%도 안될 것이다. 과거 축구계의 파벌주의를 경험한 적이 있으므로 파벌주의 없는 곳은 어디? 하고 되레 묻고 싶을 뿐이다. 고려대학하면 우리 나라 최고의 대학축구 명가중의 하나인데도 심판을 매수해 돈이면 다 된다는 금전만능주의가 만연해 있음을 잘 보여준다. 돈 많은 대통령이 다스리는 나라답다. 돈 많은 것이 죄는 아니다. 다만 그 돈을 어떤 가치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돈 주인에 대한 평가도 달라지게 마련이다. 오늘은 某소설가가 자신의 책을 선전하는 전단지( 일명 찌라시라고 한다)에다 현금 천원을 붙여서 삐라처럼 살포했단다. 자신은 평소 독서를 즐긴 안중근 의사에 대한 존경의 뜻이었다고 하는데 그 본뜻이야 어찌되었건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색안경을 쓸 수 밖에 없다. 뿌려져 날리는 전단지를 줏기 위해 광란수준의 난장을 만드는 시민들을 보면서 마음 한곁이 착잡하고 답답했다. 꼭 저렇게 해야만 했던 것일까. 좋은 글은 읽는 사람이 먼저 알아준다. 아무리 현대가 PR의 시대라고는 하지만 너무 심했다는 생각을 멈출 수 없다.


    다시 황사로 이야기를 돌려보자. 황사가 나쁜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보기 싫은 것들을 적당히 채색해 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황사가 한 바탕 지나가고 나서 나타나는 맑은 하늘에서 우리가 느끼는 상쾌함을 어디다 비할수 있을까. 남보다 몸의 대사가 활발한 체질이라 바지런히 움직이는게 버릇인데 세차를 한다거나, 책상을 정리한다거나 하는 것은 천하에 둘도 없는 게으름뱅이다. 요즘 같은 황사철에는 세차하라는 아내의 잔소리를 듣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세상에는 아연이라는 금속이 있는데 이게 우리몸에 부족하면 만병이 생긴다. 평소에 감기로 골골하는 아이가 있다면 아연부족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아연이 제일 많이 함유되어 있는 곳이 지표의 흙이다. 음식을 통해서 아연을 공급받기도 하지만 우리도 모르게 마시는 흙먼지를 통해서도 받아 들인다. 그러니 자신에게 아연이 부족하다 싶으면 진한 황사가 오는 날 마음껏 호흡하라. 물론 과학적이진 않다. 그러니 사후의 일에 대해서 책임을 지지는 못한다. 자신의 일은 자신의 판단만으로 결정할 것.


    요즘 재미붙인 일이 3가지나 된다. 도자기 공부가 하나고, 스마트폰 만지작 거리기가 두번째다. 도자기 빗는 흙도 누런 빛이고 스마트폰 케이스도 빈티지 스타일 누런 가죽이다. 세번째는 업무에서 잠깐씩 쉴때마다 노란 셀로판지로 세상을 보는 것이다. 나름 재미있다. 얇은 비닐을 통해 나의 뇌신경속으로 전해지는 왜곡된 색의 이미지. 나의 뇌는 그 이미지들의 진실 여부를 두고 분석하고 갈등하고 탐색한다. 화요일은 포항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휴게소에서 잠깐 쉬는 동안 주머니에 넣고 다니던 노란 셀로판지로 세상보기를 하고 있으니 지나가는 사람들이 의아한 눈으로 바라본다. 하긴 그럴땐 내가 나를 봐도 이상하긴 하다.


    그대여! 나의 노란 셀로판지, 그 사정권에 들어 오지 마라. 그대 단무지가 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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