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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열망하는 이들의 이야기 똥파리(2008) 「똥파리」라는 어감이 주는 느낌이 그리 유쾌한 것은 아니다.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것이고 더러운 존재이기도 하다. 양익준 감독의 말대로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주류사회에서 본다면 「똥파리」같은 존재들이다. 스스로 거부하지만 않는다면 누구에게..
유난히 힘든 날이 있다. 어제는 정말 힘든 하루였다. 새벽길을 나선 출장길도 멀었지만 육체적 피로보다 정신적 피로가 산소 소모를 더 많이 하는지 종일 머리가 띵하다. 마치 산소마스크도 없이 에베레스트를 오른 것 같다. 새벽길은 안개가 사람을 힘들게 하는데다가 몇 번이나 불쑥 끼어드는 차에 ..
커밍아웃 합니다 요즈음 들어 커밍아웃(coming out)이란 단어를 자주 듣게 된다. 이 말은 스스로 자신의 지향성이나 사상을 밝히는 행위를 가리킨다. 그로 주로 동성애자나 양성애자들이 스스로 자신의 성적지향 및 성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에 한정 지어 말할 때가 더 많다. 요즈음은 너무 좁게 사용되어..
추억 하나 남겨 놓은 거리 오늘은 무척 바쁜 하루가 될 것이다. 월요일부터 출장을 창원으로 계획했는데 급하게 화요일 포항 일까지 겹쳤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번 출장도 제법 빡빡한 길이 되겠다 싶다. 매달 지인들에게 문자 메세지를 하나 넣어 준다. 20원으로 나를 기억해 달라고 떼를 쓰는것과 ..
아침마다 만나는 풍경 김 대 근 프롤레타리아와 부르조아는 전봇대 하나가 경계다 부르조아는 가만히 있어도 세상이 알아서 풍경을 만든다 아침마다 만나는 이 풍경에서 나는 어느 쪽에 서야 하는가? 참새가 저쪽에 앉은 건 자리를잡은 걸까? 똥 싸러 간 걸까? ------------------------------------------------------..
가을 처방전 김 대 근 가을은 미각의 계절이다 길을 나서 눈에 드는 세상 풍경은 울긋불긋 잘 익혀놓은 신선로 같다 부글부글 끊어대는 꽃게탕 같다 빈한한 먹거리에 실조된 내 눈이 가을이 맛있다고 탄성이다 눈에 착착 감기는 오묘한 맛이란다 눈을 자주 감았다 과식하다 체 하면 이 가을 마음이 고..
<수필> 마음의 생채기로 남은 꽃 김 대 근 꽃이 사람의 마음에 주는 이미지는 대부분 좋은 것이겠지만 사람에 따라 슬프거나 안타까움의 이미지도 있을 것이다. 다른 글에서 좋은 추억으로 간직된 꽃들에 대하여 적은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나쁜 이미지이거나 슬프고 애잔한 이미지의 꽃들에 대..
<수필> 내 친구, 뻐꾸기 녀석 김 대 근 송홧가루 노랗게 날리는 5월이면 나를 찾아오는 친구가 셋 있다. 그들은 내 후각을 사정없이 자극해대는 아카시아 꽃, 철쭉마저도 떠나버린 빈자리를 차지하고 포스스 눈웃음을 날리는 찔레꽃, 그리고 마지막으로 근무시간 내내 간섭을 해대는 뻐꾸기 녀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