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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약돌(도회에 뜬 달) 조명 빛 밤눈처럼 내리는 도회都會 약죽대며 동쪽 하늘 삐죽히 내밀어 돌쩌귀 모서리 끝에 달빛으로 여울다 조각 달 빌딩 틈에 끼어 힘겨운 밤 약물터에 모인 참새들의 지저귐 돌림잔 일렁임 따라 흔들리는 달빛 ======================================================== 요즈음은 ..
조약돌(자귀, 불 지피다) 조막손 내밀어 움켜쥔 하늘 약솜 같은 쪽 구름에 새긴 그 마음 돌비알 등에 기대고 피워낸 그리움 조마조마 어질어질 바람마다 흔들고 약사불 코끝으로 빗살 되어 내리는 햇발 돌각담 너머로 지핀 사랑의 혼불 ================================= 여름 초입에 보기좋은 꽃..
조약돌(남한산성) 조선 솔 지켜본 세월 피맺힌 멍울은 약소의 설움으로 찢기고 발기어 돌쩌귀 모서리 마다 켜켜이 쌓인 한恨 조당朝堂까지 옮겨와 버텨도 보았지만 약질弱質한 나라는 구배九拜로 종이 되었네 돌틈에 사백년 이끼, 해탈할만도 하다 ====================================== 조선朝鮮..
조약돌(밤꽃 향 날릴때) 조용한 산골 비릿하게 핀 밤꽃 약한 바람따라 퍼지는 관능 돌아온 박 씨네 벌통 꿈에 잠기다 조릿대 잎 부벼 전해진 바람 너울 약밤나무 가지마다 피어난 두견이울음 돌라맨 벌통마다 여무는 세상 조각구름 지나다 만든 그늘 반 평 약술에 박 씨는 반나절도 졸리..
조약돌(개망초 이야기) 조마조마 가슴 안고 떠났던 이민선移民船 약하게 숨 쉬다 꺼져버린 조선땅 돌아온 빈 배에 실려 씨앗으로 하나 둘 조선의 숨결 황토재 겨워 넘을때 약해빠진 풀 한포기 새로 돋아나 돌멩이 뒤에 숨어서 흰 꽃 피웠지 조각달 뜨는 밤 바람 타고 흘러서 약둥이 눈살 ..
복수초(목련개화탐망기) 첫날 복닥복닥 벚꽃들 허공에 여울지는 때 수줍어 망설이듯 뾰조롬 망울만 매달다 초하루 바람은 찬데 사람의 마음만 바빠 다셋날 복사꽃 터진 소리 메아리 되었던지 수런수런 주고받는 비단같은 바람결 초롱한 낯빛 내밀어 하늘에 방점 찍다 아흐렛날 복받치듯..
노인정(보리밥 열매) 노거수 길게 누운 저물녘 동구 밖 인동초 발목 감싼 보리수 한그루 정갈히 가다듬어온 붉은 봄의 결정結晶 노린재 한 마리 갈길 놓치고 인누에 잠 깨듯 벗지 못한 꿈 정양正陽에 찾아 떠난 길, 삶도 그렇지! 노랑나비 퍼덕이는 볕 살의 일렁임 인연 끈 부여잡고 뒤척..
남도꽃길 하동포구 80 리 꽃소식 따라서 출렁이는 팔십 리 다박다박 남긴 자죽 세상의 빛깔들 지새워 달려온 길은 바람도 따습다 매화 꽃마다 머금은 저 깊은 우주 다다귀다다귀 하얗게 성기고 엉키어 지간(枝幹)에 그려 붙이는 수묵화 한 점 참게장 꽃놀이 취한 끝 받아논 남도밥상 다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