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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도의 일몰 안면도는 참 인색하다. 어쩌면 가난한 것인지 모른다. 안면도가 가진 것은 오로지 옹색한 일몰 뿐이다. 내일 다시 또 다시라는 허망한 약속 하나 뿐이다. 안면도가 우리에게 주는 것이라고는.....
공단풍경 6월의 햇살은 터질듯 탱글하다. 장미다방. 메마른 쇳가루도 먼지가 되는 공단(工團) 도로 끝, 햇살도 갈곳 없어 돌아선 그 끝에 장미다방 미스봉 허벅지는 6월 햇살보다 탱글하다. 번들 번들 육욕(肉慾)의 탐심이 잇빨사이로 삐져나온 오전 8시 출근시간. 장미다방 빨간색 스티커 가로 붙은 1.8..
추풍령을 넘어며 구름도 지친 마음 벗어들고 쉬었다 간다는 고개 오늘은 어둠들 잠자리 펴고 그 사잇길을 도망치듯 새마을이 달린다. 철길 아래 눈 덮힌 마을 가로등 불빛 시골로 물들어 그렇게 있고 밭도 언덕도 산도 뽀얗게 달빛에 표백된 추풍령 고개 참 멋없이 그렇게 넘는다. 세상을 멋없이 산다..
도시는 디지탈이다. 시린 밤을 보내고도 결정 못한 일이 있는가? 도시로 가라. 얼룩져 빛의 파장도 난(亂)해지는 우중한 창문을 열고 디지탈 도시의 모습을 보라. 도시는 디지탈이다. 높음과 낮음 넓음과 좁음 가진것과 가지지 못한 것 도시의 본질은 디지탈이다. 이것과 저것 둘중의 하나만 오로지 남..
"선배님~ 퇴근 안하세요?" "선배님..저녁은 드시고 오실건가요?" "저 오늘 저녁 모임있어요..선배님" 요즈음 와이프가 퇴근 시간즈음에 휴대폰으로 보내는 문자메세지다. 졸지에 온가족이 학생이 되었다. 4년전에 내가 그랬던 것처럼 마흔의 중반을 넘긴 와이프가 내 꼬임에 빠져서는 방송통신대학교에 ..
조금 커서 국민학교에 들어가면서 부터는 단편적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기억이랄 만큼 추억의 편린들이 있다. 그때의 우리집은 초가에 둘러 쌓인 벽돌집이었는데 지붕이 골탕(아스팔트 타르)에 모래를 뿌려서 굳힌 새까만 것이었다. 집 뒤는 지붕까지 오는 언덕으로 된 길이었다. 길과 집의 구획은 탱..
나는 어릴 때 무척 몸이 약했다고 들었다. 새벽이든 밤이든 간에 경기를 무척 잘했었다고 했다. 나도 둘째 아이 때문에 경기라는 걸 체험하게 되었는데 눈자위가 허옇게 돌아가고 숨도 쉬지 않아 아이보다 어른이 더 놀라고 말았다. 그러면 아이를 들쳐업고 동네 할머니에게 가서 바늘로 따고서야 겨..
P兄! 어제는 P兄의 생각이 많이 나기도 한 날입니다. 해마다 부처님 오신 날이 되면 이즈음이면 찾고자 하신 거 찾으셨는지 아직도 찾기위해 몸부림을 치시는 것인지 말입니다. 그렇게 바쁘게 살아서 예까지 왔지만 아직 내가 무엇을 찾고 있는지에 대한 해답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나는 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