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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자전거 해거름에 더 바쁜 장날 아버지의 자전거, 삼천리표 짐 자전거. 막걸리 한 잔은 신김치 한 조각에 발길이 잡혀 한되술이 되고 뺨은 석양보다 더 붉다. 바람 몇 줄기 맘대로 새는 국방색 작업복 호주머니 꼬깃한 지전 몇장. 아버지의 가난함은 갈치 한마리 은빛비늘에 스미고 삼천리 자..
고속도로에서... 쿵쾅 우르르 쿵쿵 싯퍼런 도끼날 세운 세월들이 뒤를 쫓는다. 달려나가지 않으면 살아날 수 없는 곳 우리네 人生이 그렇듯 지나온 흔적은 마음에만 남아 빽미러만 자꾸 보게 하는 곳 고속도로는 그런 곳이다. 달리면 달릴수록 운명들이 깜빡이를 넣는다. 마구 달려서 우리의 운명들이 ..
동해바다의 오징어에선.. 동해바다는 박동수 1,000쯤의 껄떡대는 심장을 깊이, 아주 깊이 숨겼다. 빛이 없는 심해는 숨겨진 바다의 심장을 꼬릿하게 삭힌다. 그리고 바다는 흐물거리며 기인 꿈을 꾼다. 낮부터 벼루던 밤이 되면 낡은 삶의 어부들이 검은 장화를 신고 노란 비옷을 입고 꿈보다 몇십배 밝..
빨간놈과 하얀놈 그래! 맞아! 부끄러울거 하나도 없어 호적에 주욱 그어진 빨간줄 하나, 그리고 정자체 한문 석자 附.....逆......者...... 따지고 보면 이 땅에 살아남은 너, 그리고 나..너그 아부지.. 뗏놈부역 왜놈부역 청국놈부역 미국놈부역 .......... 이렇게 따져놓으면 너..나...이놈...저년... 빨갱이 아..
가을은 전어처럼.. 가을이 제 소리를 내려고 차르륵 차르륵 갈대를 흔들다 남의 살 부비는 소리에 놀라 샛구멍을 찾는 섬진강. 남해갯벌 실팍한 파래는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 되어 은빛 전어 살을 올리고 이제 조금씩 그리움이 되는 숯불의 따듯함은 서너줄 칼집을 따라 작은 구름이 되고 석양을 따라..
소금 너는 네 아버지 닮았다. 반짝이며 빛나는 눈빛 눈부시게 하얀 살빛 네가 가진 모든 건 네 아버지를 닮았기 때문이야. 네 아버지는 매일 아침이면 熱에 들떠 온통 붉어진 몸을 이끌고 내게로 와서는 정염을 태우곤 아쉬움에 풀이 죽어 돌아가지. 올때와 같은 빛깔로 말이야. 그래서 나는 날마다 꽃..
첫눈은 왜 오고 지랄이야. 삼년 넘게 앓아 누운 마누라 진액빠진 엉덩이 딱 고만한 배추밭. 끝물 배추 서른포기 골라 리어카에 싣고 온 溫陽場. 담배 한 개피 안피웠으면 장 끄트머리 애견센타 앞 예까지 밀리진 않았으리라. 제산제 한 포가 목젓을 탄다. 많이도 컷다고 하드만 기억속에선 영 자라지 않..
눈속에 핀 연꽃 "연꽃 이쁘게 피었네!" "아빠! 그림이잖아?" 아이는 아직 세상을 마음에 쟁이는 방법 모르는 구나. 그림도 마음에 담으면 누림이 된다는 거 아직은 모르는 거 구나. 현충사 귀퉁이 뒷간 그 벽앞에 섰던 아이와 나 그리고 세상풍경. 그림과 연꽃사이에 눈이 내려 쌓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