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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고속도로에서..작은詩集 2006. 2. 20. 17:22
고속도로에서...
쿵쾅 우르르 쿵쿵
싯퍼런 도끼날 세운
세월들이 뒤를 쫓는다.
달려나가지 않으면
살아날 수 없는 곳
우리네 人生이 그렇듯
지나온 흔적은 마음에만 남아
빽미러만 자꾸 보게 하는 곳
고속도로는 그런 곳이다.
달리면 달릴수록
운명들이 깜빡이를 넣는다.
마구 달려서
우리의 운명들이 닳아버려
멈추지 못해도 달려야 한다.
"오백미터 앞에서 안전운행 하십시요"
"사백미터 앞에서 안전운행 하십시요"
"삼백미터 앞에서 안전운행 하십시요"
네비게이터의 기계적 음색이
자꾸 줄여가는 거리는
결국에는 우리들 인생의 길이다.
이십대
삼십대
사십대
그리고 머지않아 오십대...
인생은 거리다.
반환점이 없는 一定率의 거리이다.
우리들이 매일 매시간 매순간
숨가쁘게 허덕여 달리는 인생도
결국 고속도로같은 것이다.
나와 나 이외를 구분하는 벽처럼 서있는
중앙분리대위로 XX기점 200...201...202들은
휙휙~ 스쳐지나가는 우리들의 나이테다.
경부고속도로 23시에 비가 내린다.
(2005년 9월의 마지막날 경부고속도로 청원휴게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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