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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사랑 앓는 날
    작은詩集 2006. 2. 20. 17:30

    사랑 앓는 날

     


    오늘은 사랑이 아프다.
    그나마 숨겨둔
    두 조각의 사랑
    그 중 한조각이 아프다.

     


    입안으로 혀를 굴리면
    내 사랑 감싼 치주가
    첫 키스의 마음처럼
    반달로 부풀었다.

     


    사랑의 아픔은
    길어도 이틀이다.
    유효기간 짧은
    내 사랑의 아픔 한조각은
    하얀 알약 두알에
    철퍼덕 주저 앉았다.

     


    한번만
    한번만 더 아파봐라!
    뽑아 버린다, 사랑니.

     


    ***************************************************************

     


    얼마전 어금니 때문에 유난히 싫어하는 치과에 갔을때 였다.
    마취와 두려움과 아픔과 낯설음에 짓눌려서 의자에 누워있는데 간호사가
    이렇게 말하는 바람에 깜짝 놀라며 갈등한적이 있었다.

     


    "저기....사랑~~...."

     


    그녀는 이제 겨우 스물두셋 정도나 되었을까..그다지 눈에 확 뜨이는 미모는
    아니지만 몸매는 그런대로 썩 괜찮았고 목소리도 은쟁반에 옥구슬 구르는 듯
    야리한 음성의 아가씨가 나의 귀에다 대고 사랑이라는 단어를 속삭이다니...
    이거야 말로 남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일이 아닐런지 말이다...

     


    佛家의 경전중에 걸출한 경전으로 꼽을수 있는 금강경이라는 경의 말미에는
    이런 말이 있다.

     


    "如夢幻包影~"

     


    우리들의 삶이 생각이 행동이 모두 진실에 근거하지 않는다면 한낱 거품이나
    그림자라는 것이다.
    더 쉽게 말하면 꿈은 일찍 깨는게 신상에 좋다는 것이다.

     


    어쨋던 칫과의 그 간호사의 이야기를 조합해서 다시 상고해보건데 아마도
    사랑니도 아직 안뺏으니 언제 빼버리자는 이야기라는 것을 어느정도 마취도
    풀리고 안정이 되고난 다음 치료비 정산할때서야 제대로 다시 들었다.

     


    "오늘은 어금니를 뺏구요..아직 사랑니를 안빼셨으니 다음에 빼시는게..."
    "안돼요!!!"
    나는 그녀가 화들짝 놀랄만큼 단호하게 말했다.
    "사랑니는 아무런 도움이 안돼구요..자주 아프실텐데요..빼는게..."
    그녀는 집요하게 사랑니를 빼라고 말을 했지만 마지막으로 못을 박듯이 날린
    내 대답에 더 이상 아무말도 못했다.
    나의 대답에 수긍했다는 것이 아니라 웃음을 참느라고 한마디도 못했다..

     


    "그거마저 뽑아버리면 사랑은 어떻게 해요!"

     


    추석에 무리를 했고 회사일로 며칠 바빳던 데다가 광양으로의 출장을 앞두고
    사랑니 한쪽이 살살 아파오기 시작한다.
    혹시나 해서 퇴근하면서 약국에 들러 약을 달라고 했더니 알약 몇개를 주면서도
    빼는게 낫다는 토를 붙인다.

     


    어느 시인이 분명하게 말했다.
    사람은 사랑을 지니고 살아야 한다고 말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자꾸 내몸에 남아있는 마지막 사랑 두 조각을 빼라고 한다.

     


    옛날 우리 외할배가 그러셨다.
    여호와의 증인이라는 종교 전도사가 찾아 왔다가 가고 난 다음에 이렇게 말이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좋은거는 절대로 남한테 안주는 기라..저 사람들이 저렇게
    권해쌓는거는 안좋기 때문인기라...진짜로 좋은기믄 절때로 남한테 안알려 주는기라.."
    나는 우리 외할배의 이 말씀이 딱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자꾸 사랑니를 빼라고 권하는 것은 아마 너무 부러워서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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