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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면 그리운 복숭아밭 삶의 쉼표, 방점(放點) 남녘 어드메 복숭아 밭. 황토색 분홍색 댓 닢이 우려낸 녹색 여물어 쨍한 하늘빛 그렇게 시루떡을 지는 봄이 잠시 머문 복숭아밭 슬레이트집 밥 짓는 연기, 묻어 피는 푸른 향. 황소 누워 무료한 언덕배기 돋는 쑥처럼 봄이면 자라는 풍경 하나.
거미 나보다 열 배는 나보다 백 배는 나보다 천 배는 뛰어 나구나,너는······. 나는 좋은 음식 먹고서도 더런 냄새 똥만 싸는데 너는 깨끗한 실만 뽑아 내누나. 똥 깐에 앉아 마주친 너와 나 우리들의 똥꼬는 다르구나,많이······. --------------------------------------------------------- 신문이고 방..
조롱박 꽃 세월 흘러 귀밑머리 색 바래고 세월은 눈매마저 깎아 궁글어졌지만 육신은 고기 몇근 남기고 있는데 낡은 양봉원 간판 길게 그림자로 눕던 곳 15층 아파트가 들어 섰다. 깊게 패인 흉터도 세월은 갈아낸다지만 여전히 아프게 남은 상처 하나. 담 넘어 조롱박 꽃 그녀처럼 웃는다. 매미우는 사..
프로메테우스를 기다리며 오늘 아침에도 그대는 살아났는가? 그래서 독수리를 기다리는가. 종일 파먹힌 그대의 肝은 밤새 튼실히 돋아 났는가. 그대와 독수리의 눈빛은 세월만큼 닳아지고 닳아져서 마침내 연민(憐憫)의 보석이 되었는가. 코카서스 山頂의 형벌이 끝나는 날 그래서 神國으로 돌아가는..
공치는 날 장맛비 내리는 날 뻐꾸기 여전히 울고 왜가리 목 빠지는데 노가다 박씨만 공치는 날이다. 골프장 캐디 나가는 박씨 마누라 머리 제대로 까진 서울 사장놈과 공치는 날이다. 장맛비 오는 날 박씨네 공치는 날. (2006.7.9) --------------------------------------------------------- 오늘은 종일 장맛비가 왔다. ..
승부역에서... 하늘도 땅도 역도 오가는 나그네도 모두 손바닥만한 승부역. 누구 할것 없이 둘 씩 가진 세상의 시선에서 숨어 살았으면 딱 좋을 곳. 열아홉 산골소년 투박시런 손바닥 딱 고만한 하늘 가진곳 승부역. 아스팔트도 시멘트길도 낡은 다리도 흙길도 산골의 심장에서 갈라져 나온 자갈길도 ..
나비가 아닌 꿈 나비의 호흡은 댓닢에 묻고 바람은 댓닢을 흔들고 이슬은 방울마다 하늘을 품고 구름만 할일없이 떠도는데 내일의 나는 어디에 있으랴 나는 오늘도 나비가 아닌 꿈을 꾼다. 댓닢이 되는 꿈을 꾼다. 바람이 되는 꿈을 꾼다. 이슬이 되는 꿈을 꾼다. 나비가 아닌 꿈은 항상 내꿈이 된다. ..
벽송사에서.. 혹여 벽송사를 가실양이면 지리산 골짜기 흘러가는 구름가운데 맑은 하늘 한조각 바가지에 푸지게 담아 대웅전 뒤곁 대밭아래 감로수 한잔을 드시고 오십시요. 차르르~ 차르르~ 7월 염천에 땀흘리는 지리산에는 차르르~ 차르르~ 댓닢을 타고 흘러드는 벽송사 감로수가 있습디다. 벽송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