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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림사에서 달마대사 타고 온 갈댓닢도 홍인선사 잘린 팔 그 핏물도 육조혜능의 주장자도 대적광전 용마루에 떨어지는 따가운 햇볕이 되는 곳 받아든 화두가 무거운 가지산 바람 한줄기 기인 담장을 배회하고 누천년을 쌓아온 죽비소리가 앞마당 약수로 솟아 나는 곳. 약수가에 앉아서 이름모를 고기..
서산 안국사에서... 산이 낮은 만큼 하늘이 무거워 부처님이 갓을 이고 서있다. 굽어보는 세월이 덧없음은 부처님 셈법. 사람들은 모두들 왔다가 제나름의 소망들만 남기고 가고 앞산의 소쩍새는 소쩍~ 소쩍~ 진달래 핀 소식만 걸고 가고 바람은 슬며시 와서 세월만 묻히고 가고 그렇게 모두들 무언가 ..
노랑색 바다. 하늘은 항상 하늘색 바다는 늘 그대로 바다색 일출과 일몰도 어제와 다름없는 색 봄볕 잠깐의 오수는 무지개 그것도 쌍무지개... 봄꿈은 개꿈 퇴악~ 침 뱉고 언뜻 고개드니 아아~ 봄 바다는 노랑색 아주 아주 농한 노랑색 바람불면 노랑색 파도가 일렁인다. ******************************************..
石窟庵 부처님 千年의 세월이 가시처럼 목에 걸려 연화대가 한껏 무게로운데 오늘도 가려진 문밖으로 해가 뜬다. 나는 나이기 이전에 어느곳의 황토흙 묻은 돌이었을까? 해가 뜨기 전에는 모두들 살기에 바빠서 삶의 권태조차 잊고 있었겠지. 저 해가 뜨고 나면 외로운 사람 그리운 사람 ...사람, ...사..
세월은 얇다 관상쟁이 남의 心淵 넘겨 보듯 나이 들면 세월 가는 거 빠안히 보이는 가 보다. 봄에 취해 몽롱한 월요일 오전 육순중반 늙으막 공장장님 슬그머니 왔다가 그냥 가기란 어지간 힘든 듯. 달력 한 장 넘겨보며 툭~ 화두처럼 던진 말. "다음 달이 入夏네!" 누구나 나이 들면 얇은 종이 한장으로..
공돌이의 월례횟날 오늘은 공돌이도 근엄해 지는 날 금테 두른 태극기에 경례하고 목 돋우어 애국가 1절도 한다. 우리들 인생이 돌고 돌고 또 돌아도 결국 첫자리 돌아온 쳇바퀴 같은 것 듣고 듣고 또 들어도 늘 같은 말이 訓示란다. 안전모 안전화 청소 시간준수 기타등등.. 오늘도 돈 이야기는 없다. ..
洋蜂業者 떠나고 하룻밤이야. 그렇게 되기에는 하룻밤이면 되는 거 였어 一夢 어쩌면 우리네 人生이란 것 별것 아닌 그것도 봄밤에 꾸는 하나 꿈인지도 몰라. 그냥 하룻밤 꿈이면 족한 그런 것. 땡땡땡...땡땡땡... 빨간불 켜진 건널목 가로 막히고 세로 뚫린 건널목 너머 아카시아 숲. 밤새 양봉업자 떠..
민들레 홀씨 가지 마세요. 재 넘어 쑥꾹새 우는 건 그저 그냥 우는 거래요. 가지 마세요. 하얀 구름 흘러서 재 넘어 가는 건 바람이 등 밀어 갈 뿐 쑥꾹새 때문 아니예요. 가지마세요. 바람이 구름 등 미는 건 쑥꾹~ 쑥꾹~ 목에 차는 슬픔 달래러 구름을 짝 할 뿐이예요. 가지 마세요. 제발 가지 마세요. 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