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詩- 공돌이의 월례횟날
    작은詩集 2006. 4. 28. 00:53
    공돌이의 월례횟날
     
    오늘은 공돌이도 근엄해 지는 날
    금테 두른 태극기에 경례하고
    목 돋우어 애국가 1절도 한다.
     
    우리들 인생이
    돌고 돌고 또 돌아도
    결국 첫자리 돌아온 쳇바퀴 같은 것
    듣고 듣고 또 들어도
    늘 같은 말이 訓示란다.
     
    안전모
    안전화
    청소
    시간준수
    기타등등..
     
    오늘도 돈 이야기는 없다.
    한 천퍼센터쯤 노력의 댓가를
    육신의 댓가를
    자존심의 댓가를
    후히 쳐준다는 이야기는 없다.
     
    오늘은 공돌이의 월례조횟날이다.
     
    ***蛇足*******************************************************************
     
    공장에서는 매일 아침에는 7시 50분에 스피커를 통해서 나오는 구령과 음악에
    맞추어 국민체조라는 것을 합니다.
    이것의 이유는 밤새 굳어진 근육을 풀어주어서 일하다가 허리가 삐끗한다던지
    몸의 반응이 늦어서 생기는 안전사고를 조금이라도 줄여볼까해서 입니다.
     
    나는 이 공돌이라는 말이 참 편합니다.
    사무실에서 일을 하건 현장에서 망치를 쥐고 깡깡 거리는 사람이건 간에 공장에
    다니면 모두 공돌이가 되는 겁니다.

    출근해서 유니폼으로 갈아 입는 순간에는 나도 공돌이가 됩니다.
    공돌이의 말을 하고 공돌이의 표정을 짓고 공돌이 처럼 걸어야 합니다.
    다만 계급만 존재할 뿐입니다.
    대리공돌이..과장공돌이..차장공돌이...부장공돌이... 그런 계급들 말입니다.
     
    가끔씩 사이트에 회원등록을 하거나 카드를 발급받거나 할때는 직업란에 눈씻고
    보아도 공돌이..석자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냥 제일 가까운 곳에 있는 회사원을 클릭하게 됩니다.

    공돌이와 회사원....나는 이 두단어의 차이가 얼마나 되는 것인지 모릅니다.
     
    참 이상하지요?
    "니 네 아빠 뭐 하시냐?"
    "공돌인데요!"  이러면 어쩐 일인지 한없이 천박해 보입니다.
    "회사원인데요!"  이렇게라도 하면 훨씬 나아보이는 것은 어쩌면 편견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문사의 기자들도 따지면 거짓말 공장 공돌이가 아닐런지요.
    개도 그 똥을 먹지 않는다는 선생들도 따지고 보면 사람 공장 공돌이가 아닐런지요.
    수행 열심히 하는 스님들이나 목사..신부님들도 다지고 보면 마음공장 공돌이라고
    해도 큰 무리는 없지 않을런지요.
     
    매월 첫번째 월요일날에는 공장의 모든 직원들이 참석하는 월례조회가 있습니다.
    이 날은 출근도 10여분 일찍해야만 하고 간부직원이라는 그것 때문에 잘 다려진
    바지도 갈아 입어 오기도 합니다.

    나는 별로 그런 외형적인 일에 신경을 스는 것은 아닌데 시스템을 잘 아는 와이프가
    강권하여 오늘은 새로 다려진 바지로 갈아입고 왔습니다.
     
    매월 하는 조회라고 해보았자 태극기에 경례하고 애국가 부르는 국민의례와 공장장의
    훈시..그리고 총무부서의 공지사항이 전부입니다.
    훈시의 레파토리도 변하는게 없습니다. 지난달..그 지난달..더 지난달 했던 이야기가
    또 그대로 반복이 됩니다.
    안전보호구 잘 착용해라..시간도 되기전에 밥 먹으러 가지마라..늘 이런 것들이지요.
     
    월급쟁이...
    이들의 꿈은 단 2가지 입니다.

    하나는 로또에 철커덕~ 하고 붙는거...다른 하나는 월급 왕창 오르는거....
     
    오늘도 한 달이 갔다는 증거로 월례조회가 있었습니다.

    '작은詩集'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 石窟庵 부처님  (0) 2006.04.28
    詩- 세월은 얇다  (0) 2006.04.28
    詩- 洋蜂業者 떠나고  (0) 2006.04.28
    詩- 민들레 홀씨  (0) 2006.04.28
    詩- 뻐꾸기,왜 우는게야  (0) 2006.04.28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