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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하늘 길을 걷다가 잎사귀 노랗게 익혀가는 벚나무 밑에 서서 올려보는 하늘은 눈이 시렵다. 눈을 감아버려도 여전히 하늘은 쪽빛이다. 땡벌 한 마리 궁뎅이 하늘로 쳐들면 풍선처럼 터져서 우수수~ 쏟아져 버릴것 같은 쪽빛 그런 가을 하늘.
첫서리 내린 날 두런 두런 웅성 웅성 오늘 밤 박씨네 사과밭 밤새 시끄럽겠다. 들뜬 사과들 밤 늦도록 신열 앓겠다. 첫서리 내린 날 오늘밤에는 박씨 얼굴도 사과만큼 익어가겠다. ******************************************************************* 10월의 마지막 날이네요. 아침에 출근전 잠깐 본 신문에서 오늘이 시..
*** 그림을 클릭하시믄 그림이 이따만해집니다.. 남겨진 신라 절반은 가고 또 다른 절반은 남았다. 계림의 닭 우는 소리 김알지 숨겨온 가야의 비밀 선화공주 시집가는 날 분칠 냄새 김유신 말채찍 소리 서출지 숫돼지 싸우는 소리, 이어서 금갑 뚫리고 흘러내린 피로 피어난 연꽃 황룡사 새벽 목탁소리..
인생 노래를 불러라. 목젖이 터져 고름이 나도록 이마에 땀이 마침내 말라버릴때 까지 노래를 불러라. 회를 쳐라. 가죽혁대에 쓱쓱 문대어 날세운 회칼로 살점을 저며라. 붉은 피가 배어나오다 마침내 하얀 속살만 남을때까지 회를 쳐라. 발을 굴러라. 파쇄자갈 깔린 마당에서 맨발로 발을 굴러라. 껍..
세월 먹는 연밥 코끝이 시리다. 참으로 징하게 살아 온 삶들의 파편들 그 조각들을 멀거니 본다는 것은 첫서리에 경련하는 목덜미 만큼 시렵구나. 스쳐가는 세월 그 흔적들 보인다는 건 태우지 못한 번뇌 아직 흥건함이며 여름 내 따가운 햇살 그 漂白의 단근질에도 빛이 바래지지 않았음이다. 명치 끝..
눈 장난 오백원어치 경부고속도로일백키로로달리다샛길고속도로에서아마도 이름이대구포항간고속도로리라이고속도로첫머리휴게소 청통휴게소가있다커피한잔삼백원에빼들고가로등을가늠 쇠로한쪽눈을감으면팔공산갓바위부처님이보인다산꼭두 에새끼손가락손톱만한바위만보일뿐인데그래서부..
영평사 부처님 바람 한 줄 구름 한 점 꽃 핀 구절초 몇 송이 이만하면 올 冬安居 밑천은 되겠다. ********************************************************************** 이 글과 사진은 수필란에 있는 가을풍경 18題의 말미쯤에 있는 것인데 마침 佛家에서 동안거에 들었다기에 남다른 감회가 있어 이쪽으로 다시 옮겨 놓..
그리움 내 일상은 時針과 分針, 어느날 문득 찾아온 그리움 잠자던 秒針을 깨웠다. 그리고 다시는 잠들지 않는 내 가슴속 秒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