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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녘 무지개 노쇠한 태양은 무지개도 크게는 못 만드누나. 장마 끝 해질녘 잠깐 보인 하늘 사이로 늙은 숫말 불알만한 무지개가 떳다. 키이잉 키이잉 붉은 석양이 서러운 울음을 운다. ************************************************************ 지난주 금요일..출장중에 저녁시간을 비워서 울산으로 갔다. 울산에..
심란한 날 오늘 내 마음은 빵구난 물동이다. 철..철..철~ 몇년 담아 두었던 모든것 다 빠져 나갔다. 내 마음속 좁은 소갈머리에 이리도 많았었구나. 3년전 2년전 1년전 한달전 그리고 어제까지 그렇게 지나간 흔적들이 이리도 많았었구나. 몇날 생각끝에 버려두기로 했다. 진액까지 모두 빠져버려 빈동이..
세월은.. 세월은 깊이다. 속 썩는 깊이 만큼 패여가는 주름살의 깊이가 세월이다. 세월은 넓이다. 지나간 세월의 넓이는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오늘이라는 이름의 현실에 자꾸 자리를 내어준다. 세월은 明暗이다. 머문 순간이 길수록 흐려지는 게 세월이다. 짧은 것들은 또렷하게 가슴에 박힌다. 세월은 ..
7월은.. 흔들리는 세상 바람이 자꾸 흔드는 세상 그 세상 한끝에서 코스모스 바람을 흔든다. 뜨거운 세상 햇살이 제 뜨거움에 화들짝 놀라 카악~ 뱉어논 정오. 빨갛게 마음까지 익어 버린 코스모스 나를 세상에 비끄러 맨다. 7월에 핀 코스모스 서러운 마음 붉은 색 선혈이 되어 엇갈린 운명 고추잠자리 ..
호미곶에서 세상 억지로 잡으려 마라 잡을 수 없는 세상이 가슴 찢어 놓으리라. 그저 잡는 척 그렇게 살아라 손가락 넓게 벌리고 바람이 맘대로 지나게 두어라 손가락 사이 해도 뜨고 달도 뜨게 제법 느슨히 그리 살아라. 잡는다고 잡히는 호락한 세상 아니니 가슴 찢기지 않게 그렇게 느슨히 살려므나..
경복궁,침을 뱉으리라 나는 그대들에게 퉤,퉤,퉤~ 침을 뱉어 주리라. 나는 비천하고 비루하게 헐벗은 상놈의 핏줄 그대들에게 꽃다발을 받칠수는 없다. 나는 그대들 이곳을 번질히 스쳐간 그대들 나는 내속의 모든 진액을 모아 탁한 가래를 뱉으리라 나는 그대들의 흔적들 마다 가래침을 뱉어리라. 내 ..
용미리 쌍석불 마음 하나에 세상은 동그랗고 네모나고... 사람들은 모른다. 하늘이고 서있는 圓笠,方笠 용미리 쌍석불 발 저리게 서있는 이유를... 사람들은 모른다. 세월의 아픔 그 깊은 상처에 엉긴 딱지가 쌍석불 몸에 돋은 총알자국 이라는 것을... 우리가 지고 가리라. 세상의 시덥잖은 다툼 쯤 보..
떨어진 능소화 밤눈 어두우면 마실 나서지 마라. 이렇게 좋은 세상 온갖것 여물어 여름도 끝자락 떨어져 버린 그 서러움, 하늘만 한데 짓밟혀 뭉개진 능소화. 나도 한때는 관능이 진액처럼 질질 흐르는 바람에 흥겨운 꽃이였느니. 밤눈 어두우면 밤 마실 나서지 마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