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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철거민 희생자를 보내며 … 소박한 바램은 바람에 날리고 나뭇곽 어둠을 친친감고 떠나시네 무거운 이승의 한은 부디벗고 가소서 소리만 요란했던 철새들 간곳없고 나락에 빠졌던 님들 지켜줄 이 없고 무가내無可奈 딴나라 사람, 세상은 그들의 것 소실된 그대들 바램은 남겨진 형틀 나무람 걸..
1 소문대로라면 분명 있어야 할 두 사람 나탈거리며 물러나는 무거운 바람뿐 무서움이 엄습해 오는 순간!! -김정숙 시인- 소문은 안개처럼 천지에 자욱하고 나 몰라라 숨죽이고 죽어 사는 한 사람 무시로 바람 불어와 살 터지는 겨울 해 소문대로 겨울 해 남녘으로 떠났다는데 나 홀로 몸 달았던 봄날 ..
소문대로라면 분명 있어야 할 두 사람 나탈거리며 물러나는 무거운 바람뿐 무서움이 엄습해 오는 순간!! -김정숙 시인- 소문은 안개처럼 천지에 자욱하고 나 몰라라 숨죽이고 죽어 사는 한 사람 무시로 바람 불어와 살 터지는 겨울 해 소문대로 겨울 해 남녘으로 떠났다는데 나 홀로 몸 달았던 봄날 무..
온양溫陽 가는 마지막 전철 소음 줄어든 자리에 찾아드는 공간 나도 모르게 까무룩 잠 들었다 깨어 무연히 내다보는 창, 지나온 길 어둠에 잠기다 소담스레 내리는 눈 가로로 길게 눕고 나목들 가지 흔드는 시간의 분기점 무구한 풍경들이 인화되어 박히는 차창 소매걷은 취객이 빌려간 내 어깨 나깨..
짐승처럼 사는 하루 나날이 비어가는 뼈마디 사이에 뭇종이 흔들리는 푸른 소리가 난다 잎맥 속 흐르는 바람, 오늘도 시리어 온다 나나니 벌 삶처럼 오늘도 하루가 길다 뭇짐승처럼 앞만 보고 달리는 매일 잎잎이 맺힌 이슬에 거꾸로 매달린 풍경이다 나는 누구인가?, 종일 찾아 헤매다 뭇생각 모았다..
가을 小景 감 담넘어 고택에 가득 매달린 15촉 전구 쟁여논 가을 볕 전구마다 밝히고 이다지 넓은 안마당 선홍빛 가득차네 담배밭 담배밭 휑한 고랑 피어 남은 담배꽃 쟁기질 내일이다, 꿀벌의 바쁜 수확 이튿날, 사흘날에도 담배꽃 요염을 흘리네 곶감 담장에 걸어 놓은 건시(乾枾) 서너 접 쟁퉁이 주..
햇것과 묵정이 국화차 담 아래 가을 국화 하늘을 담는다 쟁여온 볕 살을 속살에 갈무리해 이제는 유리병 속에 자신을 감추다 담담히 지켜갈 병 속의 한철 쟁그렁 이 공간 열리는 봄날 이우는 하루 끝에 걸러내는 잡념들 담초자 서랍장에 햇차병 넣다가 쟁강대는 소리, 묵정이 국화차 이토록 오랜 어둠..
가을 이 가을, 들뜬 마음들 휘발한 청색하늘 미루나무 끝 가지 혼자 남은 까치집 지도리 열어보니 저만치 가버린 세월 이만큼 따모은 솔 숲 아래 황국 미닫이 창문 넘는 햇살로 묵히다 지레뜸 급한 마음에 우려낸 잔이 쓰네 이슬이 서리로 내려앉는 아침 미모사 움츠린 잎 가을보석 몇 알 지빠귀 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