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호미곶에서 /김대근 구리와 주석의 불륜으로 태어나 호미곶 바다 뚫고 나온 손은 미처 경락을 만들지 못해 바다와 하늘이 서로 통하지 못했다 하루에도 수십번 바람을 일으키면 질세라 파도가 성을 내었다 터를 잡고 살던 갈매기들이 보다못해 천금같은 제 속을 게워 손가락 마다 경락을 뚫고서..
그림과 시와 수필로 엮은 2007년 여름 휴가記 ---------------------------------------- 포항 세계불꽃축제 박씨네 밭뙈기는 넓은 먹물빛이다 사람들은 모두 어찌 농사 짖느냐 했지만 박씨는 부지런히 아궁이를 지펴 연기를 피워 올렸고 다른 사람들 양파, 부추 수확 끝낸 형산강변 그의 밭뙈기에 어..
<수필> 딸의 카운터펀치 김 대 근 여자가 남자에게 사랑을 고백한다는 밸런타인데이는 이래저래 초콜릿을 많이 먹게 된다. 사랑이라는 개념이 너무 흔해진 탓인지 특정한 여자와 남자간의 고백이 아니라 그냥 의례적으로 안면이 있으니 준다는 식으로 변해버린 것 같아 마음 한 곁이 영 찝찝하다...
<수필> 내 친구, 뻐꾸기 녀석 김 대 근 송홧가루 노랗게 날리는 5월이면 나를 찾아오는 친구가 셋 있다. 그들은 내 후각을 사정없이 자극해대는 아카시아 꽃, 철쭉마저도 떠나버린 빈자리를 차지하고 포스스 눈웃음을 날리는 찔레꽃, 그리고 마지막으로 근무시간 내내 간섭을 해대는 뻐꾸기 녀석이..
왼발을 세 번 구르고 김대근 안개 낀 고속도로를 달린다. 안개는 출발지에서부터 찰거머리처럼 붙어서 추풍령을 넘을 때까지 따라왔다. 가시거리 200미터의 고속도로는 짧게 스치는 상념들도 같이 달린다. 가시거리 밖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리는 이렇게 앞도 뒤도 모르면서 겨우 코앞에 보이는 것들..
벚나무 아래에서 김 대 근 봄에서 여름으로 또는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길목이 아닌 요즘은 감각으로 느껴지는 시간의 흐름이 둔해졌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환절기처럼 조석지변의 기후가 아니거나 하루가 다르게 피워내는 꽃들이 없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끔 여행으로 먼 길을 나설 때 ..
< 월간 한국수필 2007.5월호 통권147호 신인상 당선작 > 시간의 노예, 인간 김 대 근 사람들은 서로 모여 살면 늘 무언가를 만들어 내곤 한다. 세상의 문명이 결국은 그런 것으로 말미암아 발전하기는 하지만 가끔은 애초에 발명하지 말았더라면 하는 것도 있게 마련이다. 시간도 애초에 발명되지 않..
<월간 한국수필 2007.5월호 통권147호 신인상 당선작> 마음의 생채기로 남은 꽃 김 대 근 꽃이 사람의 마음에 주는 이미지는 대부분 좋은 것이겠지만 사람에 따라 슬프거나 안타까움의 이미지도 있을 것이다. 다른 글에서 좋은 추억으로 간직된 꽃들에 대하여 적은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나쁜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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