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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호미곶에서 /김대근 구리와 주석의 불륜으로 태어나 호미곶 바다 뚫고 나온 손은 미처 경락을 만들지 못해 바다와 하늘이 서로 통하지 못했다 하루에도 수십번 바람을 일으키면 질세라 파도가 성을 내었다 터를 잡고 살던 갈매기들이 보다못해 천금같은 제 속을 게워 손가락 마다 경락을 뚫고서..
포항 세계불꽃축제 /김대근 박씨네 밭뙈기는 넓은 먹물빛이다 사람들은 모두 어찌 농사 짖느냐 했지만 박씨는 부지런히 아궁이를 지펴 연기를 피워 올렸고 다른 사람들 양파, 부추 수확 끝낸 형산강변 그의 밭뙈기에 어느 하룻밤 연기의 신호를 받은 UFO 날아와 무언가 뿌리고 사라진 후 심어둔 씨앗도..
그림과 시와 수필로 엮은 2007년 여름 휴가記 ---------------------------------------- 포항 세계불꽃축제 박씨네 밭뙈기는 넓은 먹물빛이다 사람들은 모두 어찌 농사 짖느냐 했지만 박씨는 부지런히 아궁이를 지펴 연기를 피워 올렸고 다른 사람들 양파, 부추 수확 끝낸 형산강변 그의 밭뙈기에 어..
<문학미디어 신인상 당선작> 조롱박 꽃 김대근 세월 흘러 귀밑머리 색 바래고 세월은 눈매마저 깎아 궁글어졌지만 육신은 고기 몇 근 남기고 있는데 낡은 양봉원 간판 길게 그림자로 눕던 곳 15 층 아파트가 들어섰다. 깊게 팬 흉터도 세월은 갈아낸다지만 여전히 아프게 남은 상처 하나. 담 넘어 ..
해당화 /김대근 아직도 아니 왔나요? 당신이 기다리는 그분 작년에도 아니 와서 올해도 여전히 기다리는군요. 그분은 바다로 오시나요?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계시네요. 그분은 소식을 파도에 실어 전하시나요? 처얼썩~ 처얼썩~ 파도소리 들릴 때마다 흔들리네요. 아직도 그분을 ..
조롱박 꽃 세월 흘러 귀밑머리 색 바래고 세월은 눈매마저 깎아 궁글어졌지만 육신은 고기 몇근 남기고 있는데 낡은 양봉원 간판 길게 그림자로 눕던 곳 15층 아파트가 들어 섰다. 깊게 패인 흉터도 세월은 갈아낸다지만 여전히 아프게 남은 상처 하나. 담 넘어 조롱박 꽃 그녀처럼 웃는다. 매미우는 사..
프로메테우스를 기다리며 오늘 아침에도 그대는 살아났는가? 그래서 독수리를 기다리는가. 종일 파먹힌 그대의 肝은 밤새 튼실히 돋아 났는가. 그대와 독수리의 눈빛은 세월만큼 닳아지고 닳아져서 마침내 연민(憐憫)의 보석이 되었는가. 코카서스 山頂의 형벌이 끝나는 날 그래서 神國으로 돌아가는..
승부역에서... 하늘도 땅도 역도 오가는 나그네도 모두 손바닥만한 승부역. 누구 할것 없이 둘 씩 가진 세상의 시선에서 숨어 살았으면 딱 좋을 곳. 열아홉 산골소년 투박시런 손바닥 딱 고만한 하늘 가진곳 승부역. 아스팔트도 시멘트길도 낡은 다리도 흙길도 산골의 심장에서 갈라져 나온 자갈길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