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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포항 세계불꽃축제 /김대근
    작은詩集 2007. 10. 19. 23:40

     

    포항 세계불꽃축제 /김대근


    박씨네 밭뙈기는
    넓은 먹물빛이다
    사람들은 모두
    어찌 농사 짖느냐 했지만
    박씨는 부지런히 아궁이를 지펴
    연기를 피워 올렸고
    다른 사람들
    양파, 부추 수확 끝낸 형산강변
    그의 밭뙈기에 어느 하룻밤
    연기의 신호를 받은
    UFO 날아와 무언가 뿌리고 사라진 후
    심어둔 씨앗도 없는
    나락이
    대파가
    봉선화가
    코스모스가
    펑펑 울면서 꽃을 피웠다


    사람들은 꽃들이 웃으며 피었다 했다

     

    +++++++++++++++++++++++여행메모(2007.8.4)++++++++++++++++++++++++++++


    인생은 재미없는 도돌이 음표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박자치인 나는 음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니 도돌이 음표가 많은 음악은 길어지니 박자치라는
    내 콤플렉스가 여지없이 발현되기 때문이다.


    올해도 도돌이 음표에 따라 여름휴가 시즌이 되었다. 해마다 휴가 한달전부터
    요모조모 계획을 짜느라 머리를 맞대곤 했지만 올해는 그도 시시해져서 그냥
    마음내키는 대로 바람 따라 구름 따라 흘러 보자 하고 길을 나섰다.


    장마는 지났지만 장마때보다 더 따루어 대는 비로 고속도로가 많이 막힌단다.
    국도로 차를 달리니 길옆으로 우르릉~ 거리며 흐르는 냇물이 사뭇 위협적이다.
    둘째가 포항으로 가잔다. 불꽃축제가 보고 싶다고 한다. 고등학교 2학년인 둘째는
    방학중임에도 보충 수업을 한다고 학교를 나간다. 학교 공부보다 여행을 통해
    얻는 것이 더 클거라는 신념을 가진 나는 와이프를 시켜 학교에 전화를 넣어
    여행으로 며칠 못 갈것이라고 했다. 선생님은 기 막혀 했다고 한다.


    비가 오면 불꽃놀이를 하지 못할것이라 했더니 큰 아이가 포항시청에 전화를
    넣어 상황을 물었다. 포항은 비는 커녕 더워서 죽을 지경이라고 한다.
    세계지도를 놓고 보면 농구선수의 코딱지만한 나라~ 그것도 둘로 쪼개진
    작은 땅덩이인데도 이렇게 서로 다르다니....


    올해가 4회라는 포항세계불꽃축제의 마지막 날이었다. 형산강변 잔디밭에 자리를
    깔고 몇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형산강은 신라의 서울 경주가 바다로 통하는 관문같은 곳이다. 예전에는 왜구들이
    간간히 형산강을 거슬러 경주의 코앞에서 노략질을 하기도 했단다.
    지금의 형산강은 잠들지 못한다. 강이 바다와 몸을 섞는 부끄러운 자리를
    포항제철의 화려한 불빛이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불꽃축제의 마지막 날은 프랑스팀, 일본팀, 한국팀이 기량을 겨루는 날이었다.
    프랑스팀의 불꽃 놀이는 한편의 클라식 음악을 빛으로 형상화 한 듯한 감동을
    주었으며 일본팀은 섬세함이 돋보였다.
    내용보다 겉멋을 선호하는 우리 성향답게 한국팀은 허공에 불꽃으로 갖가지
    꽃들을 피워 내어 탄성을 자아내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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