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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롱 버린 날 자식들 키워낸 스무 해 낡은 옷장 화요일 수거 날 딱지 한 장 붙여 보내다 상기된 아이들 새 옷장 문양이 되고 나는 허전함에 목이 멨다. 자릿장이 남겨놓은 세 벌의 배내옷 화려한 꽃문양 아직도 선명한데 상전이 되어버린 아이들, 나프탈린 빈 통처럼 비워진 세월…… ------------------------..
할배생각 /김대근 자빗간* 비료포대 두어장 내어밀면 화롯불 누글~녹여 경단처럼 만든 구슬 상기된 내 뺨 감아안던 까끌하던 손 자진모리 장단의 세월 흐르고서야 화로에 녹은 비닐, 그 뜨거움 알았다 상여꾼 상엿소리 틀린것 하나 없었다 "자식손자 많다한들 저승길 택도없네 화초장 담긴 재물 단 한..
한 가위, 뜻 깊게 보내셨겠지요? 가 는길 오는길 몸은 힘들었지만 위 아래 두루 만난 따스함, 오래 간직 하렵니다. ------------------------------------------------------------ 민족의 명절 가벳날 옛날 없던 시절처럼 마냥 풍족하던 마음은 퇴색되었지만 그래도 한동안 보지 못하던 피붙이, 동무들을 만나 즐거운 며..
묵혔던 추억 /김대근 한/해를 올 묵혔던 책장을 넘기다가 가/지런히 자신을 말려온 네 잎 클로버 위/ 뜸에 미처 전하지 못해 남겨진 녹색 한/동안 멍하니 저린 가슴 겨우 삭힌다 가/을이면 마음 헤집고 나와서는 위/태한 줄타기로 등을 미는 서글픔 한 올
단종유배지 청령포 /김대근 한 나라 금상今上의 자리 삼촌에게 뺏기고 가엽게 노산군魯山君에 강봉되어 떠나왔네 위압에 가슴 졸이며 울음조차 삼키고 떠나온 길 한스러움 66봉 층암절벽에 걸어두고 가위눌리며 목쉬게 울던 수많은 밤 위리圍籬된 육신과 영혼, 그 아픔이 전해진다. ------------------------..
지남철指南鐵 /김대근 지/남철 하나 품기엔 가난이 너무 컸던 시절 하/굣길 약방 앞 쓰레기 뒤져 찾아낸 병따개 철/로에 실 묶어 얹고 목 빠지게 기다렸다 지/각을 흔들며 기차가 찌그려 만든 지남철 하/하하- 마침내 물감처럼 번지는 웃음들 철/길 옆 유년의 추억, 구름으로 피는 가을 아침 ----------------..
남해 가천마을 /김대근 밤/을 도와 달려 맞은 남녘 섬마을 해돋이 바/다는 하늘 통째로 떨어져 물든 코발트 빛 다/랭이 논배미에 자운영 곱던 남해 가천 마을 밤/샘 술이 과했나 세어도 부족한 한 배미 바/지 걷고 다시 세려 밀짚 모자 집어드니 다/행히 여기 숨어 있었네 다랭이 논 한 배미
-두레문학 출판기념회 다녀와서- 밤/톨만한 그리움 하늘만큼 키우다 바/둥대는 연어처럼 달려 갔었지요 다/정히 맞아주신 문우님들 "고맙습니다" 밤/나무향 흔적만 남은 울산 대공원 바/다보다 깊고 푸른 문향文香이 피고 있었지요 다/른분 맡은 역활 열심들이라 "죄송했습니다" 밤/을 도와 대전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