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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인도 많은 감나무 한그루
    디카隨筆 2006. 11. 6. 18:29

     

    주인도 많은 감나무 한그루

     

    회사 뒷마당 담에 붙은 뒷문에 이태전에 감나무 한그루를 심었지요.

    이제는 제법 자라서 내 키보다 조금 커져 버린 감나무가 올해는 제법 탐스러운

    감을 열개 가까히 매달고 있습니다.

     

     

     

    바로 이 놈이지요. 심을때는 무릎에 겨우 닿았던 키가 이제는 내 키보다 한뼘이나

    더 자라서 이 놈과 키를 맞추어 보려면 까치발을 해야 겨우 가능하게 됩니다.

    세월이라는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가치기준이 이런 것들로 해서 훨씬 가슴으로 다가

    오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듯합니다.

     

     

     

     

     

     

     

    하루는 점심을 먹고 감이 또 얼마나 진홍색으로 변했나 하고 뒷짐을 지고 갔더니

    주인이 많이도 생겼습니다.

     

    직원들이 어느새 감 하나 마다 자신의 이니셜을 새기고 있군요.

    웃음이 가을빛을 타고 파아란 하늘로 흩어져 날아갑니다. 감에 매직으로 이니셜을

    새긴다고 감나무에 해로운 것도 아닐테고 그나마 우리회사 감나무들 중에서는 막내인

    이놈에게 주인이 많이 생겼으니 좋아 할 일이기도 하지요.

     

    늘 혼자서 관심을 가지고 자주 돌아본다고 생각했는데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군요.

     

    며칠이 지난 후에 다시 본 감나무는 달랑 한개만 제일 꼭대기에 매달고 있습니다.

     

    누굴까? 궁금해 졌습니다. 아직 감을 따지 못한 주인은 과연 누굴까?

     

     

     

    아하~~

    그랬군요..이니셜로 주인이 있음을 표시해 두었지만 한글을 못배운 까치 한마리가

    선수를 쳐버렸군요. 그래서 주인도 좋은 마음으로 양보했나 봅니다.

     

    "왜 하필이면 내거람!" 하며 투덜대기는 했겠지만 애써 남겨둔 것을 보니 좋은 맘으로

    까치에게 양보했나 봅니다.

     

    가을입니다.

    가을은 사람의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계절입니다.

     

    이 좋은 가을도 가려는 모양입니다. 오늘 아침은 제법 쌀쌀하네요.

    내일이 입동(入冬)이라지요. 지금도 제법 쌀쌀합니다. 이 글을 쓰는 이곳은 동대구역입니다.

    핸드폰에 저장된 사진이 있길래 여분의 시간에 몇자 적고 갑니다. 열차 시간은 30여분이나

    남았는데 500원짜리 동전이 바닥을 보이는 군요.

     

    모두 건강한 마음으로 가을을 보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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