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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쓴 맛 보여줄까? 용담 [龍膽]
    꽃과 곤충 이야기 2006. 10. 18. 16:34


    쓴 맛 보여줄까? 용담 [龍膽]

     

     

     

     

    거의 1~3년 터울의 형제들이 많았던 시절에 엄마들이 젖을 떼는 데에는 쓴것을
    많이 사용했다. 소태나물을 삶아서 그 물을 젖꼭지에 바르거나 아주 쓴 약을
    바르거나 했는데 용담도 그 중의 하나로 쓰인적도 있다.


    동물이던 의류이던 간에 쓸개가 그중에서 가장 쓴맛이 나는데 어떤 것과도 비교가
    불가능할 만큼 쓰다는 뜻으로 용의 쓸개라는 뜻의 용담(龍膽)이고 보면 얼마나
    쓴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쓸개에서 나오는 담즙은 대부분 소화액으로 사용이 되는데 그래서 옛날부터
    쓴 약재는 대부분 위장기능의 강화와 맥이 닿아 있는 것이다.


    여름날 더위를 먹거나 해서 나른하고 식욕이 없을때 엄마는 들에 나가서 익모초를
    뜯어다가 절구에 찧어 삼베로 즙을 짜서 먹이곤 하셨는데 그 쓴맛의 기억이란......
    그래도 그 쓴맛을 삼키고 나면 신기하게도 식욕이 돋고는 했었다. 그런 기능을 가진
    약재를 건위제(健胃劑)라고 하는데 용담은 그 대표적인 약재이기도 하다. 그러나
    용담은 특별히 고미건위제(苦味健胃劑)라고 해서 쓴맛을 강조하고 있을 정도이다.

     

     


    진한 청색의 이 용담꽃은 재배가 많이 되어 일본으로 많이 수출되기도 한다.
    절화용으로 적합한 용담꽃으로 한때는 일본에서 절화류중에서 세번째로 많이 쓰여
    인기있는 꽃중의 하나라고 한다. 해발 4~500미터의 고지대에서 재배된 우리나라의
    용담은 색깔이 짙고 고와서 일본인으로 부터 많은 인기를 얻는다고 한다.


    용담은 지구상에 약 400종이나 분포하는 상당히 종이 무척 다양한 식물로 일년생이나
    다년생인 것, 키가 5cm정도부터 1m 가까이 자라는 큰 것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우리나라에는 용담, 큰용담, 칼잎용담, 구슬붕이 등 10여종이 있다고 하며 주로 북쪽의
    고산지대에 살고 있다.

     

    용담은 쌍떡잎식물 합판화군 용담목 용담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분류된다.
    학명은  Gentiana scabra var. buergeri 이며 용담과로 분류된다.
     

     

     

    용담에는 서양과 우리나라의 각기 다른 전설이 전해져 내려 오는데 서양의 전설을 보면
    옛날 라디스라스 왕국이(어디쯤에 있었던 나라인지는 나도 모른다.)  페스트라는 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의 일이였단다. 왕이 화살을 쏘면서 신에게 부탁을 했다.


    "이 화살이 페스트를 치료할 수 있는 식물에 맞게 해주십시요."


    신의 영험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아뭏던 왕이 쏜 화살을 찾아보니 화살은 용담의 뿌리를
    정통으로 관통하고 있는 것이서 그 뿌리로 백성들의 병을 치료했다고 한다.
    이러한 약효와 관련하여 헝가리에서는 용담을 성 라디스라스 약초라고 한다고 한다.


    용담꽃의 꽃말이 '정의'인 것은 용담의 치병효과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우리나라에는 옛날 어느 고을에 효자가 살았더란다. 효자의 홀어머니가 몇달째 앓아
    효자의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니였다고 한다. 하루는 고민을 잔뜩 안고 나무를 하러
    갔는데 토끼 한마리가 멀뚱히 쳐다 보는 것이 아닌가. 효자는 자리 보전하고 계신
    어머니 생각이 저놈이라도 잡아서 몸보신을 시켜 드려야 겠다는 일념으로 토끼를
    쫗아가는데 마치 어디로 이끄는 듯한 토끼의 행동에 잡기를 포기하고 따라 갔더니
    어떤 꽃이 잘 핀 식물앞에 멈추더란다. 이 약초를 알려주려고 그랬나 보다하고 캐서
    어머니에게 달여 먹였고 어머니는 며칠만에 툴툴 털고 일어났다고 한다.

     

     

     

    가을을 나누어 100으로 했을때 40쯤의 어느 맑은 가을날 어느 아주 높은 야산에서

    만난 용담이다. 한참 가을 가뭄을 타는지 무더기로 피어 있지 않고 혼자 고절하게

    피어 있다.

     

    꽃 몽우리가 참다 못해 톡~ 하고 터지는 날... 이 계곡의 벌들도 한판 소졸한 잔치를

    벌리게 될 것이다. 아울러 가을은 여물어 갈 것이고...

     

     

     

     

     

    용담은 높은 산에서만 볼수 있으려니 했는데 바닷가가 가까워서 해발 겨우 60~70미터인

    회사 식당의 뒤란에 큼직한 화분에서 화들짝 피었다.

     

    요즈음은 재배종도 있고 고랭지작물연구소인가 하는데서는 꽃이 크고 색이 짙은 교배종도

    만들어 낸다고 해서 사다가 두었나 했더니 올 봄에 산에 갔다가 캐서 심은 것이란다.

     

    인간의 보살핌을 받아서 그런지 튼실하게 피기는 했다.

     

     

     

     

     

    이 용담 아가씨는 어느 경치좋은 절에서 만났다. 이 절은 비구니(여자 스님을 이르는

    불교적 용어다.) 스님들이 계신 곳이라 화단을 얼마나 아기 자기하게 꾸렸는지 모른다.

    법당 주변이 온통 꽃밭이어서 굳이 법당에 꽃을 놓을 필요가 없을 정도이다.

     

    부처님이나... 스님들이나... 오가는 나그네들이나... 벌이나... 나비나...심지어서는

    잠깐 스쳐 지나가는 바람이나 가을볕 조차도 꽃공양에 배가 흠씬 부르다.

     

    친절하게 붙여놓은 이름표도 있었는데 "한라용담" 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리고 비밀 하나!

     

    우리 회사를 삼분지 일쯤 둘러싼 작은 야산이 있는데 겨울철에 화재 예방을 위해

    잡풀들을 일꾼을 사서 정리하고 나서 점심을 먹고 산보 삼아 작은 풀꽃 정탐에 나섰다가

    여기저기 한그루 또는 두그루씩 띄엄하게 자리하고 꽃 몽우리를 막 봉긋히 수줍은

    처녀같은 자태를 보여주는 용담을 몇 그루 보았다.

     

    이틀에 한번씩 점심 먹고 아무도 몰래 살짝 다녀오곤 한다. 아마도 첫눈이 살짝

    덮힌 용담꽃도 볼수 있으리라. 가장 껄쩍지근한 사람이 회사 식당의 주인장인데 지금은

    뒤란에 용담이 수북하니 야들하게 한송이씩 띄엄한 이들에게는 무관심 하리라.

     

    산부추도 한송이 있었는데 한창 피었다. 아무래도 산부추가 빨리 꽃이 지고 말테니

    내일은 점심 일찍 먹고 우선 산부추부터 담아두어야 겠다.

     

    엥~ 발설했으니 이젠 비밀은 아니다. 나도 큰 인물은 못되는가 보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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