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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산의 우아한 여인, 산오이풀꽃
    꽃과 곤충 이야기 2006. 10. 12. 16:47


    가을산의 우아한 여인, 산오이풀꽃

     

     


    우리 말에는 실현하거나 구현하기 불가능한 말들이 있다. 가령 "가을하늘이
    깊어 졌다" 라거나 뜨거운 황태국도 "시원하다!" 라거나 "좋아서 죽겠네~"등의
    말들인데 이런 언어적 특성들은 우리말만이 가진 장점의 하나이기도 하면서
    그로발 시대의 단점으로 작용할 수 도 있을 것이다. 수많은 외국사람들이 바로
    이 언어적 특성 때문에 우리말 배우기가 어렵다고 토로 하는 것이다.


    그런 말들 중에서 요즈음 "가을이 깊어 졌다!" 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되는데
    과연 가을의 깊이를 잴 수 있을까? 를 놓고 본다면 그럴수도 있겠다 싶다.


    가을의 깊이가 깊어지는 과정은 완전히 아날로그적이다.
    디지탈처럼 하나 하나의 경계가 없이 그냥 두리 뭉실하게 진행된다. 도로를
    나다니는 사람들의 옷에서도 반팔 셔츠와 긴팔 셔츠가 혼재되어 있다.
    입추(입추)라고 하는 절기가 있다고 하지만 그날 부터 가을이다 말하기는
    어렵다. 계절이란 당사자의 느낌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겨울이
    본인이 느끼기에 덥다고 여름이다하면 인정할 수 없다. 어느 정도 보편타당한
    기준같은 것이 있기 때문이다.


    가을이 깊어지는 정도를 재어볼 수 있는 척도(尺度)는 많이 있다. 가령 시골의
    감나무에 감이 붉어지는 정도라든가 하늘이 얼마나 짙은 코발트빛이 되는가
    라든가 귀뚜라미의 울어대는 강도라든가 ‥ ‥ ‥


    우리의 삶을 관통하고 지나는 계절들 중에서 가을은 꽃보다 씨앗의 계절이다.
    가을은 혹독한 추위의 겨울을 준비하는 계절이다.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은
    몸속에 지방질을 저장하지만 인간들은 다람쥐처럼 창고에 양식을 저장한다.
    그래서 가을을 수확의 계절이라고 한다. 그러난 나는 가을은 색깔의 계절이라
    말하고 싶어 한다.


    가을이 되어야 숲의 나무들이 나름의 색깔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여름에는
    그저 녹음으로 치장하고 있다가 가을이 되어야 비로소 자신의 색을 온전히
    내어 놓기 때문이다. 눈을 들어 멀리 산을 바라보아도 산은 온갖 물감을 버물린
    모자이크처럼 부분 부분이 나름의 색을 가지고 있다.


    가을에도 꽃은 핀다. 가을꽃하면 사람들은 곧잘 국화를 떠올리기는 하지만
    가을 산으로 나들이를 할라치면 많은 가을꽃들이 피어서 가을바람에 향기를
    보태어 준다. 가을꽃들은 대개 색깔이 돋보인다. 주변이 점점 단색이 되어가서
    시각적인 착각을 하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가을의 야생화들은 그 짙은 색으로
    가을이 깊어지는 바로미터 역활을 하는 것이다.


    가을산의 오이풀꽃도 그런 꽃들중의 하나이다. 주로 모여서 피기는 하지만
    가끔은 혼자서 고절하게 피어 있는 꽃들도 있다.

     

     

     

     

     

    산오이풀은 뜻밖에도 인간과 가까운 장미와 친척간이다. 쌍떡잎식물 장미목
    장미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분류가 되기 때문이다.
     

    학명 : Sanguisorba hakusanensis
    분류 : 장미과
    분포지역 : 한국(중부 이북)·만주
    자생지 : 고산지역의 습기가 많은 곳
    크기 : 높이 40∼80cm
     

    고산지역의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자란다고는 하지만 가끔씩 바위틈을 비집고
    한송이가 외롭게 피어 있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특히 산야초를
    약용으로 식용으로 많이 활용을 하는데 이것은 아주 오래전부터 자연과 교감을
    많이 가진 민족임을 알 수 있겠다. 산오이풀꽃도 뿌리는 지혈제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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