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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햇님과 불륜 중, 낮달맞이꽃
    꽃과 곤충 이야기 2006. 9. 26. 14:06

     

     

     

    낮달맞이꽃


    어제도 오늘도
    낮달이 뜬 이유를 아시나요?


    살결곱고 앙징히 이쁜
    정인(情人) 때문이지요.


    햇님과 情分이 나서
    새벽마실 떠나간
    정인(情人)을 찾아
    오늘 낮에도 낮달이 떳습니다.

     
    사랑은 가만히
    지켜만 보는거래서
    없는 척 수굿히 떠있는
    수척해진 낮달입니다.


    오늘도 낮달맞이꽃은
    늙어가는 햇님과 불륜중입니다.


    ------------------------------------------------------


    아직 가을의 赤軍의 본격적인 진군이 계룡산에는 미치지 못했다.
    다만 그 군대의 척후병 몇몇이 나뭇가지에 매달려 하늘이 얼마나 익어가는지
    바람의 방향은 어떠한지 다람쥐는 월동준비를 잘하는지 정탐할 뿐이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며칠전 소식이 전해전 설악산의 함락처럼 계룡산도
    그들 赤軍의 손에 넘어 가리라. 그리고 자연으로부터 초대 받지 못한 사람들도
    울긋불긋 치장을 하고 산길을 메우리라.


    이번에도 계룡산으로 발걸음을 하기로 했다. 이전 블로그앤 시절에 알던 이가
    대전에서 열리는 아마추어 무선사들의 정크시장에 같이 가서 물건을 좀 골라
    달라는 전갈에 응하기도 할겸 등신도 할겸 미리 토요일 계룡산 아래 참숯찜질로
    가서 밤을 뜨끈한 토방에서 보냈다. 참숯냄새 진동하는 두평의 좁은 공간에서...

     

     


    아침에 일어나 출발을 하려고 보니 밤에 눈에 뜨이지 않았던 화단이 눈에 뜨인다.
    그 중에서도 눈길을 화악~ 끌어 당기는 꽃 몇 송이....일단은 카메라를 꺼내 담고
    아무리 생각을 굴려 보아도 꽃이름을 모르겠다.


    마침 오후에 끄집어낼 숯을 보러 왔던 주인과 단골인듯한 손님간의 대화로 미루어
    꽃이름은 "달맞이꽃"이라고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그동안 내가 알고 있는 달맞이꽃은 노란 꽃이고 꽃대도 높다. 결정적으로
    해가 빤짝하는 아침나절에 확 피었을리가 없지 않는가?


    달맞이꽃이 맞다면 지금 저 꽃은 햇님과 불륜중이라는 말인가.


    돌아와서 제법 도타운 "야생화 쉽게찾기"라는 책을 몇번을 뒤졌는데도 안보인다.
    여기저기 야생화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눈동냥을 해도 역시 시원치 않다.
    3일동안을 이 꽃의 이름과 씨름하다가 도저히 혼자의 힘으로는 안되겠기에
    야생화 까페인 '풀꽃나라'에 가입하고 고수들의 도움을 받고서야 알게된 이름이
    "낮달맞이꽃" 이다.

     

     


    낮달맞이꽃은 도금양목 바늘꽃과 식물이라고 한다.
    달맞이 꽃이 밤에만 피는 꽃인데 반하여 이 꽃은 반대로 낮에만 핀다.


    달맞이꽃과 닮아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하지만 자세히 보면 많이 달라보인다.
    꽃술도 그렇고 꽃빛깔도 전혀다르다. 낮달맞이꽃은 하얀색이 많은 연분홍색에다가
    얇은 꽃잎때문인지 마치 실핏줄이 보이듯 잎맥이 비쳐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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