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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었던 정신의 끝..이런저런 이야기 2006. 9. 5. 14:11
지난 한주는 몹씨도 힘이 들었던 한주일을 보냈다.
그렇게 정신이 힘들었던 뒤끝인지 어제부터 육신이 한계를 보인다.
그다지 잘 아프지 않는 체질이였는데 새벽의 찬바람에 감기가 몸살끼를 동반하고
육신에 자리를 틀었다.
예전같으면 밥많이 먹고 잠만 푹자고 나면 거뜬하더니 50고개를 앞둔 탓인지 하루를
지나도 나아지기는 커녕 쑤심과 결림, 맹맹함과 지끈거림의 정도가 심해진다.
한달에 한번 또는 두번정도 찾아가서 혈압도 재고 혈당도 체크하고 하는 의사가 있다.
대부분 "괜찮네요...운동좀 하시고..."라는 말을 하는데 수영을 해볼까? 헬스를 할까?
매일 생각만 할뿐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게 운동이다.
"목,코감기에 약한 몸살기운이 있네요...이제부터는 운동을 좀 해야할 나이예요"
또 나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린다. 정기적인 운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나의 아킬레스를...
돌아와서 책상에 멍하니 앉아 있으려니 육신도 정신도 착 가라 앉는다.
삶이란 무었일까? 라는 생각이 스친다.
진짜로 삶이란 무었일까?..세상의 두부류, 무정물과 유정물중에서 유정물이라면
반드시 삶이란 것을 가지고 있을 터이다. 바위나 물같은 무정물들의 존재는 삶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 것은 그들에게는 삶이 없기 때문일까?
삶 = 一生...
이 등식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누구에게나 무었에게나 삶이란 단 한번 주어지는 一過性적
인 것이라고 보아야 할것이다.
밥맛이 없고 입안도 까쓸하다. 생각같으면 아무도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서 한 두어달
꼼짝도 않고 지내고 싶기도 하다.
그래도 육신은 정신의 지배에서 벗어 나려는 듯 배고픔을 호소한다.
식당의 천정에 매달린 끈끈이를 본다.
여름내 식판 주위를 날아다니던 파리들은 향기나 위치적 결정의 잘못됨으로 인해서
끈끈이에 붙어서 제 생명을 다하고 말았다.
파리 한마리와 인간 한사람의 삶의 차이는 무었일까?
인간인 나도 세상의 유혹에서 비켜 나본적이 없다. 잘못되고 그릇된 길인줄 알면서
그 길을 생각하기도 했다. 때로는 구린줄 알면서 애써 구하려고 하기도 했다.
부처님은 一切維心造를 가르쳐 주셨다.
그러나 알면서도 마음으로 죄 지은 일들도 너무 많고 너무나 크고 깊다.
어떻게보면 파리의 삶은 짧았지만 오히려 질적으로 높았던 삶이 아니였을까?
생각이 있었던지 없었던지는 모르겠지만 단지 살기 위해서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충실했던
파리의 삶이 수많은 것들에 끄달려 사는 우리들보다 더 참된 삶은 아니였을까?
삶의 유일한 비교대상은 질과 길이(시간적 경과의 거리)중에서 어느것에 방점을 찍어야 할까?
하기는 질이라는 것도 길이라는 것도 인간의 기준이고 보면 진정한 삶에서 의미는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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