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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모풍경- 그리워진 여름
    로모가 만든 풍경 2006. 8. 24. 17:04

      *** 2006년 8월의 어느 비오는 날..고성공룡휴게소 풍경 ****

     

     

    그리워진 여름

     

     

    사람만큼 간사한 동물이 또 있을까?

    처서가 지난지도 한참 되었지만 정수리에 쏟아지는 햇살의 강도는

    그 양이나 질적인 면에서도 한여름의 그것보다 훨씬 강하게 느껴진다.

     

    어쩌면 이제는 가을인데? 라는 마음이 작용을 해서 그렇게 느끼는 것인지 모르겠다.

     

    오늘도 무지하게 더웠다. 이렇게 더운날 사무실에 있으면 에어콘을 켜면 되지만

    에어콘 바람을 두어시간 쏘이고 나면 머리가 어질해진다.

    덥기는 해도 가끔씩 바깥바람을 쏘이는것도 좋은 일이기도 해서 하루에도 댓번씩

    사무실옆 벚나무 아래로 나간다.

     

    찌륵...찌륵...

    시골마을의 사랑방 노인의 잔기침소리 같이 매미소리가 힘없이 들린다.

    가만히 살펴보니 매미 한마리가 붙어서 힘없이 날개를 부비고 있지만 이미 노쇠한

    매미의 날개에서는 찌륵...찌륵..찍..찍..소리가 애잔하다.

    몇미터만 벗어나면 들리지도 않을만큼 힘이 없어진 소리는 계절의 흐름을 아날로그적

    으로 보여주는 지침이 된다.

     

    오랫만에 로모로 찍은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달포전 여름에 찍은 사진 한장이 보인다.

    비가 시원하게 내려서 여름임에도 에어컨을 틀수 없었던 어느날의 고속도로 휴게소 풍경~

     

    갑자기 그 지긋하게 덥던 여름이 다시 그리워 진다.

     

    여름의 흔적은 팔뚝과 어깨, 그리고 정강이의 피부를 허옇게 박리시키며 볼썽 사나운

    풍경을 만들고 있지만 여전히 여름이 그리워 지는 것은 어쩐 일일까?

     

    누구나 그렇듯이 사람들은 흘러가버린 시간이 더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탓일게다.

    아니면 이제는 시간을 붙잡아 두고 싶은 나이가 되어 버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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