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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몸에도 S라인이 있다.
    이런저런 이야기 2006. 7. 12. 17:48


    내몸에도 S라인이 있다.

     


    출장중에 휴게소에서 스포츠신문을 잠깐 보니 요즈음 대학가에서 나같은 사람을
    『찌질이』라고 한단다. 『 저기녀 』들 한테 정말 인기도 없고 미팅때마다 안빠지고
    나타나서 그녀들에게 왕짜증을 안겨주는 나같이 키작고 배나온 남자를 그녀들의
    언어로 『찌질이』라고 한다고 한다.


    키도 크고 인물도 잘생기고 매너도 좋은 남자들을 『훈훈남』이라고 한다고 하는데
    그런 남자가 보이면 여자들이 먼저 대쉬를 한다고 한다.
    "저기~~ 시간 좀 있으세요?" 그래서 그녀들을 『저기녀』라고 부른단다.


    딸만 셋을 키우는 딸딸딸이 아빠인데 세상의 모든 딸들의 이상형이 아버지를 닮은
    남자라고 하는데 우리집 아이들은 나와는 180도 다른 쪽이다. 인물은 못생겨도 좋으니
    키만 크면 된다 라고 하니 『찌질이』인 내탓인듯 마음이 쓰리다.


    0.5센티미터...
    키에 있어서 사실 따지자면 아무것도 아닌 이 수치가 나에게는 넘을 수 없는 큰 벽으로
    내 콤플렉스의 원초적 요인이다. 165센티만 되어도 그럭 저럭 40대말 중년으로서는
    크지는 않지만 작지도 않다라고 자위할 수 있으련만 그 0.5센티의 벽은 끝내 넘지못해
    『찌질이』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사실 『찌질이』의 삶은 돈도 남들보다 더 들어간다. 마트에서 바지 하나를 사드라도
    길이가 안맞아서 밑부분을 잘라내야 하는데 내것 잘라내고도 돈은 돈대로 내야한다.


    『찌질이』였기에 놓쳐버린 첫 사랑 이야기를 잠깐하자. 나의 첫 사랑은 까마득히
    오래전 국민학교(지금의 초등학교...) 6학년때 였다.
    매일밤 꿈에 보일 정도로 하얀드레스에 박꽃같이 뽀얀얼굴의 그녀는 정말 사랑스러웠다.
    그러나 1년동안의 긴 시간동안 나는 그녀에게 말한마디 붙여보지 못했다.
    나는 같은 줄의 맨 앞에 그녀는 제일 뒤에 앉았다. 우리들 사이에 존재하는 물리적
    거리가 너무 컷기 때문이였다.


    사람 일이란 알 수 없는 법이니 그녀가 유명해지던 내가 유명해지던 요즈음 유행하는
    테레비젼의 "친구야~"같은 푸로에는 출연할 수가 없을 것이다.
    나는 그녀의 이런 말이 두렵기 때문이다.


    "옴마나~~ 아직 『찌질이』를 못 면했네...."


    그래도 세상은 공평하다.
    세상의 법칙이라는 것이 절대로 한사람에게 좋은것을 몰아 주지는 않는다.
    나는 이 진리를 금과옥조처럼 새기고 키대신에 나에게 주어진 좋은 것들을 발견하려고
    노력을 한다. 누군가가 책에서 남자란 카리스마가 있어야 된다고 했었는데 요즈음
    거울을 보며 나에게 맞는 카리스마적 표정을 연습하고는 한다.


    오늘 비로소 나에게 부여된 멋진 점 하나를 더 발견했다.
    요즈음 사람들이 환장하는 S字 라인....탈렌트도 가수도 S字 라인을 내세운다.
    며칠전 신문에는 옛 기생들도 S字 라인이 있었네 없었네 난리 법석이다.

     

     


    거울을 보니 나도 S字 라인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무척이나 선명하게
    아로새겨진 S字 라인이다. 늘 정면만 볼려고 했던 탓에 이렇게 아름다운 내몸이 가진
    S字 라인을 이제야 발견하다니....


    어리석다...옛사람의 말대로 우리들은 늘 멀리 보려고만 한다. 늘 남만 보려고 한다.
    가까히 보고 주변을 보고 나를 보려는 진지한 공부가 아직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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