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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들의 보금자리는 비밀이다.
    이런저런 이야기 2006. 7. 6. 23:46

     

    그들의 보금자리는 비밀이다.

     

     

    나는 산책을 즐긴다. 가능한 사람들이 적게 다니는 곳으로 다니길 즐긴다.
    요즈음은 며칠동안 제철소안에서 공사를 지휘하느라 와있는데 공사하는 곳이
    양쪽으로 쇳물을 실은 열차들이 지나는 곳이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있을때 어떤땐 차 안에서도 옆으로 지나는 열기가
    후끈함이 느껴지는 그런 곳이다. 철로와 철로 사이에 공장 건물 하나와 소나무와
    빨간 열매가 조그마하게 열리는 나무등으로 이루어진 녹지 공간이 좀 있는데
    그 후끈한 열기를 하루에도 수십번 느끼면서도 나무들은 참 싱싱하게 자란다.


    점심후 짜투리 시간...용케 인적이 없는 곳이라 산책삼아 작은 숲을 이리 저리
    거니는데 꾹꾹꾹~~~ 하는 소리가 바로 앞에서 들린다.
    호기심에 찬찬이 조금 봉긋한 흙너머 소나무 아래 꼬물거리는 어린 꿩의 새끼들..
    나는 어릴쩍 산을 놀이터 삼던 터라 꿩의 새끼는 잘안다..


    오호라! 핸드폰의 카메라를 장전하는데 1미터쯤 옆에서 머리 하나가 불쑥~
    솟아 오르며 꾹꾹~ 거리며 주의를 끈다.

     

    어미 꿩이다. 새끼를 보호하려고 자신을 나타낸 것일게다. 불과 2미터 전방에
    사람이 있음에도 모든 행동을 내 주의를 끄는데 맞춘다.

     

     

     

    참으로 지극한 모정이 아닐수 없다.
    그 암꿩의 바램대로 새끼들로부터 시선을 거두고 제놈쪽으로 폰카를 돌렸다.
    옆눈으로 보니 새끼꿩들도 상황을 눈치 챘는지 바짝 엎드려서 어디론가 사라진다.
    그제서야 암꿩도 안심하는 듯하다.

     

    숲길을 나오는데 마침 주차장에 모여 삼삼오오 담배를 나누던 사람들의 눈이
    나에게 쏠린다.


    "그곳엔...뭐하러?"

     

     

     


    갑자기 가슴이 뜨끔해지면서 괜스레 걱정이 된다.

    나는 얼떨결에 손을 내밀었다.


    "오잎클로버....본적 있소.."

     

    그들...어미꿩과 다섯마리 새끼 꿩들의 보금자리가 있는 장소는 당분간 비밀로
    해야만 될것 같다. 어쩌면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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