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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의 노예, 인간
    이런저런 이야기 2006. 6. 22. 14:12


    시간의 노예, 인간

     


    사람들은 서로 모여살면 늘 무언가를 만들어 내곤 한다.
    세상의 문명이 결국은 그런 것으로 인해서 발전하기는 하지만 가끔씩은
    애초에 발명하지 말았더라면 하는 것도 있게 마련이다.


    나는 시간을 생각한다.
    어쩌면 현대인에게 이 시간이라는 것만큼 스트레스와 압제를 가하는것이
    어디에 또 있을까 싶기도 하다.

     

    시간이라는 것도 결국에는 반복되는 자연환경의 영향으로 발견되었으리라.
    해가 뜨고 지고 달이 뜨고 지고 보름달에서 초승달로 변했다가 다시 그 모양을
    찾아 가는 자연현상에서 사람들은 날짜를 만들고 한달을 만들고 1년을 만들고
    그렇게 인간의 기준에 맞추어 갔다.


    옛날에는 시간의 기준중 최소의 단위가 하루였다.
    천지창조를 하는데 며칠이 걸렸다던가 곰과 호랑이가 몇일동안 마늘과 쑥을
    먹어야 한다던가....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은 그 하루도 잘게 쪼개기 시작했다.
    자시...축시...인시.... 이렇게 하루를 12조각으로 또는 24조각으로 쪼개었다.


    마침내 사람들은 시간의 거대한 감옥에 스스로 갇히게 되었다.
    하루라는 개념과 그 하루를 스물네조각으로 쪼갠것과는 근본적을 큰 차이다.
    사람들은 깨어 있는 동안에는 늘 이 시간이라는 것에 얽매여 살게 되었고
    잠자는 동안에도 시간에서 벗어 날수 없게 되었다.


    사실 자연이란 시간과는 상관없다.
    시간이란 순전히 사람들만의 가치기준에 불과한 것이고 자연은 그냥 본능과
    환경에 의해서 묵묵하게 움직일 뿐이다.

     

    요즈음은 시간의 단위도 점점 더 짧게 쪼개져서 분단위..초단위에 산다.


    곤한 아침잠을 깨우는 핸드폰의 알람이 6시 45분이면 운다.
    그러면 일단은 핸드폰의 슬라이드를 위로 밀어서 알람을 해제하고 5분만...
    5분만 더 잤으면 소원이 없겠다 하면서도 자리를 털고 일어나야 한다.
    하루에 배정된 1440분 중에서 5분이 왜 그리 귀한 것인지 모르겠다.


    시간이라는게 좀 묘하다.
    하루 24시간은 우리 인간들의 약속이다. 그렇다면 1분이던 10분이던 또는
    1시간이던 모두에게 보편타당하게 적용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그러나 같은 1분이라도 10분이라도 1시간이라도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
    어떤 사람에게는 1분이 1시간 같을때도 있고 다른 사람에게는 1시간도 1분의
    짧은 시간으로 느끼게 되는 것이다.


    오늘자 연합뉴스에 따르면 가장 자주 쓰이는 영어 명사는 'time'이라고 한다.
    런던에서 22일 '콘사이스 옥스퍼드' 영어사전을 토대로 단어들의 분포를 집계
    해본 결과 'time'은 'person(사람)'을 제치고 가장 널리 쓰이는 명사가 됐다고 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상위권에 오른 단어 가운데 'year(연)'가 3위를 차지하고
    'day(일)'가 5위에 랭크되어 시간과 관련된 단어가 10위권안에 3개나 된다.


    사람과 관련된 단어들도 높은 사용빈도를 보였다고 한다.


    반면에 'work(일)'가 16번째로 많이 쓰였지만 'play(놀이)'나 'rest(휴식)'는  100위권
    안에 들지 못했다고 하니 세계의 누구나 일에 대한 스트레스가 큰 모양이다.


    재미있는 것은  'problem(문제)'이 24위에 올랐지만 'solution(해결책)'이라는 단어는
    상위권에 아예 없었다고 하니 어쩌면 사람들은 문제를 제기하는데는 익숙한 반면에
    해결하려는 노력에는 약한 반증이 아닌지 모르겠다.


    나는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아직 많이 흘러야 그 시간이 옴을 알면서도 자꾸만
    원도우 화면 오른쪽밑에 있는 시간으로 자꾸 눈이 간다.
    오후 5:00 이 되어야 하루의 지긋한 직장에서 해방 될 것이다.
    오전 7:00의 이 시간과 오후 5:00의 시간은 천사와 악마와 같다.
    어느것이 천사이고 어느것이 악마인지는 읽는 사람의 판단으로 남겨 두는게 좋겠다.


    내가 하고 싶은 고백은
    내 주인은 시간이고 나는 시간의 충실한 종이라는 것이다.
    물론 가끔은 주인에게 욕도 한다.


    "우라질 놈의 시간 같으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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