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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로제에 시달리는 중~이런저런 이야기 2006. 6. 11. 22:47
블로그앤 사이트가 없어지면서 옮기는 글
노이로제에 시달리는 중~
2006-02-06 오후 5:52:49어릴때 였지요..
아마도 국민학교 사오학년때쯤이니 지나도 한참 지난
이야기입니다.
학교를 마치고 분홍빛 수건에 동여 싼 책보를 등뒤에
가로로 걸쳐 묶고 집으로 오는 길...
우리 동네 입구에 "통쟁이아저씨"~
통쟁이 아저씨는 나무와 대나무로 물통이나 똥장군등을
만드는 목수입니다.
그 날이 있기 며칠전에 꿈을 꾸었지요.
맛있는 군것질 꺼리가 되어주던 개구리..숲길에서 커다란
개구리를 본겁니다.
손에 든것도 없는데다가 장난끼도 생겨서 바지를 내리고
뜨거운 오줌 세례를 퍼부었지요.
일어나 보니 이불에 그려진 큼지막한 세계지도 한장...
머리에 키를 덮어쓰고 바가지 하나들고 소금을 꾸러 갔습니다.
다들 농사를 짓던 동네라 일찍 논으로 밭으로 나가버렸지만
그 집만은 식구들이 있었지요.
"쪼깨만 기다리 바라.."
엄마가 소금얻어 오라더라고 말했더니 아줌마는 그렇게 이야기
하고는 집안으로 들어 가시더군요.
조금후에 다시 나온 아주머니는 한종지의 소금과 함께 주걱으로
내 여리디 여린 뺨을 매몰차게 올려붙였습니다.
나는 억을해서 대문에다 소금 엎어 버리고 커다란 돌을 줏어다
대문에 던지는등 행패(?)를 부렸었지요.
그런데 며칠이 지났는데 마침 그집앞을 지나오는데 대문이
빼꼼히 열려 있는것을 보니 또 억울한 생각이 나는 겁니다.
열린 대문으로 장독대가 보이더군요.
주먹만한 돌을 줏어서 장독을 겨냥하고는 힘껏 던지고 후다닥
달렸습니다.
"챙그랑~"
이런 소리를 기대했는데 쇳소리가 들린것을 보고는 철대문에
맞았구나 했지요.
갑자기 이런 소리가 박자를 맞추듯 바로 이어서 들리는 겁니다.
"컹컹~"
그 집의 백구녀석...소금꾸러 갔을때도 실실 쪼개던 녀석..
바로 그 녀석의 소리가 점점 뒷꼭지에서 가까워 지더니 갑자기
종아리가 뜨끔해지면서 앞으로 고꾸라 졌지요.
늘 묶여 있던 그놈이 왜 대문을 나왔는지 생각도 안났습니다.
동네사람들 달려오고 통쟁이아저씨 달려나오고 해서 겨우 살았습니다.
다시 백구놈 묶이고...두살 아래의 예쁜 그집 막내딸 지켜보는데서
아카징키(빨간약) 발랐습니다.왜 이야기를 하느냐고요?
설날을 보내고 돌아오는 길에 지리산에 있는 참숯찜질방에 들렀습니다.
잊혀져서 기억조차도 없던 이 사건을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문구를
보자말자 그때부터 주욱~ 지금까지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입니다.
"개에 물린자는 출입금지"
이 무슨 해괴한 시츄에이션입니까?
개에 물렸다는 것과 찜질방..그것도 웰빙을 생각해서 찾아온 지리산
참숯굴이 무슨 상관관계가 있다는 말입니까?
대장금에 나오는 음식궁합이 안맞아서 사람이 상하는 것처럼
참숯굴에서 개에 물렸던 사람이 찜질을 하면 무슨 이상한 병에라도
걸리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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