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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년전의 슬픔이 배인 개망초 꽃
    꽃과 곤충 이야기 2006. 7. 8. 23:49


    100년전의 슬픔이 배인 개망초 꽃

     

     


    아마도 100년도 더 지난 때의 이야기이다. 나라가 망하려고 했다.
    뭐..나라가 망해보았자 가진것 없는 무지렁이들이야 뭔 일이야 있으랴 만은
    그래도 몸담고 있는 나라가 망한다고 하니 모두들 마음이 뒤숭숭하던 때였다.


    애니깽....
    한번쯤 들어 보았으리라. 나라가 어지러우니 일부는 만주로 일부는 크고 시커먼
    증기선에 몸을 싣고 아메리카로 갔다. 돈을 많이 벌수 있다는 감언이설에 꼬여
    그렇게 짐을 사는 사람들이 많았고 증기선은 사람들을 실어 날랐다.
    그렇게 아메리카로 사탕수수 농장에 팔려간 사람들을 애니깽이라고 한다.


    이런때 무너져 내려 드러난 황토에 못보던 꽃이 피어났다.
    들국화를 아주 조그많게 축소시킨듯한 이 노란색과 하얀색의 꽃은 꽃대가
    애처롭게 하늘거릴 만큼 약했다.


    사람들은 힘없이 망해가는 나라의 애처로움을 그 꽃에 투사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망초(亡草),망국초(亡國草)라 불렀다.
    지금은 우리들이 개망초라고 부르는 그 꽃은 북미가 원산인 귀화식물로 북미를
    오가는 기선에 실려왔다는 설도 있고 6.25때 미국들의 배낭에 묻어 들어왔다는
    설도 있는데 나물이나 식용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개망풀,왜풀,일년봉,야호,비봉이라는 또 다른 이름이 있고 개화기는 6~8월이며
    개망초에도 두가지 꽃이 있는데 연한 자줏빛이 감도는 흰색은 설상화라고 부르며
    노란색은 반상화라고 불리워 진다.
    한방에서는 감기·학질·림프선염·전염성간염·위염·장염·설사 등에 요긴하게 쓰이는데
    우리하고 피를 나눈 인디언들이 흔히 사용하는 약용식물이라고 한다.


    둘러보면 우리 주위에는 많은 귀화식물이 있다. 브라질이 원산인 깨꽃, 일본남부가 
    고향인 소철, 북유럽에서 온 개꽃..이외에도 우엉,율무,크로바로 알려진 토끼풀,
    와사비를 만드는 겨자무등등... 그중에서 개망초만큼 우리의 산야에 우리의 체질에
    맞추어 적응해온 식물도 드물것이다. 요즈음은 전국 방방곡곡 산이든 들이든 계곡이건
    간에 개망초를 볼 수 있을만큼 식생의 범위를 넒혀가고 있다.


    가끔은 우리 토종식물들이 개망초에 밀려 사라지지 않을까 염려가 될 정도이다.
    이 개망초가 얼마나 우리 풍토에 적응을 잘 했던지 귀화식물이면서 식용이나 또는
    약용으로 이놈만큼 넓게 쓰임새를 갖춘것도 없다. 모든 야생화가 그렇듯이 개망초도
    흔히보이면서도 그냥 지나칠때는 예쁘거나 아름답다거나 향기가 좋다거나 하는게
    없이 그냥 평범..그 자체다.
    참 밋밋한 꽃인데 그러나 접사를 위해서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정말 이쁜 꽃이다.
     

     

     

     

     

    눈에 뜨이지 않는 아름다움...현란하지 않는 수수함을 갖춘 꽃이다.
    사람이 사는 세상에 텃세라는 것이 있지 않는가. 가령 어떤 사람이 다른 곳에서 이사를
    왔다고 가정하면 돈이 많네..학벌이 높네..잘난척을 하면 텃세를 당하기 일쑤다.
    사람 세계에서도 텃세를 잘 감내하는 방법은 있는듯 없는듯 수수한게 도움이 된다.
    몇만리 타국에 와서 잘 적응하고 있는 개망초를 보노라면 그런 생각이 든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늘 이면에 감추어진 무엇을 보고 눈에 뜨이지 않는 아름다움을
    발견해내는 그런 기술을 배워야 한다.

     
    태풍이 오고 있다고 뉴스시간마다 알려주는 오늘처럼 바람이 불거나 비가 오면 화려한
    자귀나무는 마치 세상에 대해 멀미를 하듯이 자귀꽃을 토해낸다. 그러나 제몸을 낮추어
    사는 개망초는 바람에 저항하기 보다는 맞추어 산다.

     
    한 생각 돌려서 세상을 보면 들꽃..바위..바람..모든것들이 삶의 스승이다. 단지 문제는
    나의 그릇이  크지를 못해서 매순간의 알음알이가 오랫동안 머물러 곰삭지 못하고 물처럼
    바람처럼 흘러가 버린다는데 있다.


    개망초처럼 평법하고 수수한...그러나 자세히 살펴서 보면 그런대로 쓸만한 사람으로
    매김하면 좋으리라...그렇게 살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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