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타임머신- 양전리 암각화
    여행기 2006. 6. 25. 18:29


    타임머신- 양전리 암각화

     

     


    얼마전에 티비에 방연된 "미스터 후"가 재미있었다.
    공중전화 박스를 타고 과거와 미래로 넘나드는 SF물인데 조금은 황당한
    이런류의 이야기를 즐긴다.


    "빽튜더 퓨처"던가...시리즈로 몇편 나온 영화도 이런류의 영화들의 공통점이
    과거로 가던지 미래로 가던지 시간을 초월하거나 거스럴때는 항상 터널같은
    공간을 지난다는 설정일 것이다.


    대구에서 광주까지 이어지는 아픈 역사의 산물..88고속도로...
    우리나라 고속도로중에서 왕복2차선의 좁은 길에다가 최고속도 80키로의
    낮은 주행속도로 이름만 고속도로지 이건 어떤면에서는 국도보다 못하다.
    한마디로 톨게이트에서 돈을 지불할때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고속도로는
    아마도 88고속도로 뿐일 것이다.


    포항에서 대구를 거쳐서 광주까지 이어지는 이 도로는 그나마 지리산이
    떡하니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데다가 오래된 동네들이 제법 있다.
    한때 육가야의 하나 였던 고령... 백두산의 지형을 빼어 닮은 거창...그리고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림이 조성되었던 함양..춘향전의 원고향 남원..대나무의
    고장 담양을 거쳐가니 그나마 여행의 재미가 쏠쏠한 길이다.


    터널이다.
    이 터널을 지나면서 잠시 들러갈 경유지를 즉흥적으로 추가했다.
    터널은 시간여행의 이미지를 주므로 나는 갑자기 시간여행이 하고 싶어 졌다.

     

    선사시대...
    인간의 셈법으로 정확하게 매김질할 수 없을 만큼 흔적이 모호한 오래된 시간전에
    사람이 살았다는 이야기다.
    지금이야 무덤이나 돌도끼나 몇개 수습된 청동기나 움집의 흔적으로만 짐작이
    가능한 그런 시대를 우리는 선사시대라고 한다.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싶어 하는 것은 비단 오늘날의 인간들만이 가진 본성이
    아니라 선사시대의 아득한 예전에도 역시나 흔적을 남기고 싶어하기는 지금의
    우리들과 별반 다를게 없었던듯 하다.


    문자가 없었던 그들이 남긴 흔적들 중에서 의도한 흔적과 의도하지 않은 흔적,
    이렇게 둘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의도하지 않은 흔적이란 무덤이나 흙속에서
    찾아낸 청동기나 돌도끼 등일 것이다.


    그러나 의도된 흔적이야 말로 그 들이 후세에 전하는 메세지 일테니 당연하게도
    가장 그들이 살았던 선사시대로 가는 터널인 셈이다.


    우리나라에는 선사인들이 의도적으로 남긴 흔적이 몇군데 있다.
    우선 동쪽으로는 울산의 반구대 암각화는 워낙 유명해서 국보로 지정되었고
    그 윗쪽으로 포항지나 흥해 칠포라는 곳...그리고 북쪽으로는 영주군 가흥동..
    서쪽으로 남원의 대곡리..(울산 반구대도 행정지명은 대곡리다)...남쪽으로는
    남해의 양아리등 10여군데에 남아 있다.


    아직 우리들이 발견하지 못한 곳도 부지기 수 일테니 따지면 선사시대의 사람이
    우리들에게 남겨놓은 메시지는 많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특이 한 것은 울산 반구대의 암각화인데 이 암각화에는 고래에 대하여서만
    집중적으로 새겨져 있고 나머지 암각화들은 거의 대부분 비슷한 도형들이다.
    그중에서도 고령에 있는 양전리암각화는 보물 604호로 지정되어 있는데 울산의
    반구대를 제외한 다른 암각화의 표본이 되는 유적이다.

     

     

    대구를 막 지나면서 만나는 고령은 옛 고령가야의 도읍이다.
    지금도 가야시대의 고분들도 많고 왕관이나 가야때의 유물들도 폭넓게 출토되어
    가야문화의 중요한 지역이였음을 알려주고 있는 곳이다.

     

     

    고령읍을 조금 못미쳐서 고속도로 변의 작은 마을에 위치한 이 유적은 전체 길이
    약 10여미터의 바위에 동심원과 밭전(田)의 무늬들..가슴방패 모양의 무늬..그리고
    가면인듯한 모양의 무늬들이 규칙성없이 새겨져 있다.


    반구대 암각화를 제외한 다른 모든 암각화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도형중에서
    특이 한 것은 여성의 성기모양의 도형이라는 것이다.
    아마도 다산의 상징인듯 하다.


    방패모양의 문양은 당연히 부족의 안녕을 비는 뜻이였을 것이고 가면모양의 문양은
    아마도 전염병등으로 부터 지켜달라는 바램일 것이다.

     

     

     

    동심원은 대부분의 학자들이 동의하듯 태양을 나타내고 곧 이 부근의 부족들이
    태양숭배 사상을 가지고 있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이곳이 고대에 5국 시대대는 가야연맹에 속했던 곳으로 태양신을 믿는 기마민족이

    우수한 철기 무기와 철로만든 갑옷으로 무장하고 이주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밭전(田)자의 도형은 질서있게 신을 공경하면서 사는 부락 또는 부족을 나타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해마다 또는 일식이 있을때 마다였는지 모르지만 아뭏던지간에 그 당시의
    사람들이 모여서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비가오나 눈이 오나 지켜달라는 뜻을 바위에
    새김질을 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아마도 이랬겠지...


    "하늘이시여...태양이시여...범족들로 부터 우리 곰족을 지켜주시고 옆마을을 휩쓴
    전염병으로 부터 지켜주시고 여자들로 하여금 아이들 쑥쑥 잘 낳게 하시고..."

     

     

    그랬을까?....진짜로...또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닐까?
    혹시 무지막지한 보물을 숨겨두고 그 위치를 알려주는 것은 아닐까?
    아님 서기 2300년의 먼 미래에서 공중전화 박스를 타고 과거로 돌아간 누군가가
    심심풀이 삼아 남겨논 흔적은 아닐까?

     

     


    다시 터널을 만났다.
    나는 이제 다시 2006년의 현실로 돌아온 것이다.

     

     

    2006년의 현실에는 고속도로인척하는 길이 있었다.


    그 길에도 석양이 지고 안개도 자욱하게 끼였고 노란 선을 넘어서 추월하는 차도 있다.
    그리고 나를 멀건히 바라보는 눈도 있다.

    '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똥간 친구..그리고 황지  (0) 2006.06.25
    서쪽으로..서쪽으로...  (0) 2006.06.25
    문디같은 가스나들!  (0) 2006.06.24
    05년 휴가끝-北巡南旅記  (0) 2006.06.24
    사랑의 완성을 위한 해인사 쌍동이불  (0) 2006.06.24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