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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낯선 섬진강
    여행기 2006. 6. 18. 21:44

    블로그앤 사이트가 없어지면서 옮기는 글


    낯선 섬진강 
    2004-08-23 오후 4:06:30

     


    볼때마다 느끼지만 섬진강은 어머니와 같은 강입니다.
    낙동강이 남성적이라면 섬진강을 섬세하고 조용한 여성같은 강입니다.
    "엄부자모의 가르침~"으로 시작되는 자기소개서처럼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관습중의 하나가 아버지는 엄하고 어머니는 자애롭다입니다.
    그래서 늘 아버지는 어렵기만하고 어머니는 편해서 응석도 부려보기도
    하는 것인지 모릅니다.


    벌써 몇십번을 섬진강과 만났지만 사실 큰비가 오고 난 다음의
    성난 섬진강은 보지 못했습니다.


    메기라는 태풍이 올라와서 상륙을 하고 동해안으로 바져나간 시각에
    비가 엄청왔다는 텔레비젼 뉴스를 따라 섬진강으로 갔습니다.


    섬진강이 가장 멋지게 조망이 되는 곳으로는 광양 옥곡에서 하동으로
    넘어가는 지방도로 일것입니다.
    광양쪽에서 고개를 막 넘어면 섬진강이 보이는데 경치가 제법 좋아보이는
    까페에는 차들이 그득해서 발붙일 자리도 없습니다.

     

     

    조금 더 하동쪽으로 가다가 정말 전망이 멋진곳을 발견했지요.
    무동산 무등사...舞童山 無等寺라는 조그마한 절인데 섬진강 조망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만 합니다.

     

     

    섬진강은 얼굴빛이 달라져 있습니다.
    불과 며칠전만 하더라도 다소곳하고 맑은 낯빛이 이제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다가와 왠지 자꾸 낯설어집니다.

     

     


    그래도 섬진강은 역시나 어머니같은 강답게 콸~콸~ 우르릉~ 거리거나 하지를 않습니다.
    표정은 바뀌었더라도 속으로 삼키고 삼키면서 유장히 흘러갑니다.
    이래서 나는 섬진강이 좋습니다.
    물론 내 탯줄을 묻은 낙동강도 좋아하지만 낙동강에 서면 왠지모르게 어깨에 힘이들어가
    강을 바로보기 어려운데 섬진강은 기분이 명랑해집니다.
    낙동강은 아버지의 강이라면 섬진강은 어머니의 강입니다.
    낙동강과 섬진강에 갇혀살던 가야사람의 피가 흐르기 때문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요즈음의 우리들의 세상살이가 이런 모습은 아닐런지...
    정치도 그렇고 경제도 그렇고 무었하나 시원스레 풀릴줄 모르고 그저 우리 서민의
    눈을 가리고 앞을 가로막고....
    이 부처님이 자리잡아야 할 법당은 아직도 공사중인데 비는 줄창 내리고
    잡초만 번뇌처럼 눈앞을 가리고 있다.


    왜 자꾸만 우리네 세상살이가 투사가 되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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