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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밥의 전설-서출지를 다녀와서..여행기 2006. 6. 18.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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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밥의 전설-서출지를 다녀와서..
2004-08-17 오후 5:35:59정월 대보름 날에 찹쌀과 밤등 여러가지를 넣어서 약밥이라는 것을 지어먹는데 그 유래는
삼국시대 우리나라의 가장 동쪽에 자리잡은 신라에서 부터 출발한다.
삼국유사..
일연스님이 삼국사기의 사대주의적인 서술방식과 영사관에 대할하는 의미로 지는 불후의
명작이다.
이 책의 <기이편(紀異篇)>에 이렇게 전하고 있다.
소지왕(炤知王)이 천천정(天泉亭)에 거둥하였을 때 까마귀와 쥐가 와서 울다가, 쥐가
사람의 말로 <까마귀를 따라가라>하니 왕이 기사(騎士)를 시켜 뒤쫓게 하였다.
그러나 도중에 까마귀의 행방을 놓치고 방황하고 있을 때 한 노인이 못 가운데서 나와
글을 올렸는데, 그 겉봉에는 <이를 열어보면 두 사람이 죽고, 열어 보지 않으면 한 사람이
죽는다>고 적혀 있었다.
왕은 열어보지 않으려 했으나 <두 사람은 서민이요, 한 사람은 임금이다>고 한 일관(日官)
의 말에 따라 열어보니 <거문고갑을 쏘라(射琴匣)>는 말이 적혀 있었다.
왕이 그대로 하니 그 안에는 분향수도하는 내전(內殿)의 승려가 궁주(宮主)와 정을 통하고
있었다. 이에 두 사람을 처형한 뒤 이로부터 매년 정월 상해(上亥)·상자(上子)·상오(上午)의
날에는 모든 일을 삼가고, 보름날을 오기일(烏忌日)이라 하여 약밥을 만들어서 까마귀에게
제사지냈다.
그리고 노인이 나타난 못을 서출지(書出池)라 하는데, 지금도 경주에 있다.
그로부터 출발해서 우리 민족은 감나무에 감도 몇개 까마귀밥이라 하여 놓아두고 제사를
지내고 종이를 대문밖에 놓고 조금씩 뜯어서 놓아두면 새나 짐승들이 줏어 먹는다.
우리 조상들의 자연과 나누고자 하는 그 정신을 읽을수 있는 대목이다.
그 전설의 현장 서출지를 다녀왔다.
경북지방에서 연꽃을 찍을 장소가 마땅치 않은데 이곳 서출지의 연꽃은 오래전부터
유명하다. 물론 규모면으로 따진다면 다른 연지에 비할바 아니긴 하나 주변의 풍광과 함께
까마귀와 거문고갑에 얽힌 이야기를 생각하면서 가본다면 더 없이 좋은 곳이다.
서출지는 경주시내에서 불국사 쪽으로 가다가 통일전 간판을 보고 통일전으로 가면 된다.
통일전 주차장 바로 남쪽에 있기 때문에 찾기는 아주 쉬운 편이다.
한바퀴 둘러보아야 10여분 남짓 걸리는 조그마한 연못이지만 상당히 운치가 있다.
이곳은 인공의 연못이 아니고 자연적으로 형성된 연못이였다고 하는데 신라시대에
여러사람들이 놀러오고 하면서 다듬어 졌고 사금갑의 전설이후에 많이 다듬어졌다.
서출지의 연꽃들이다.
전라도 무안의 회산방죽처럼 넓지도 않고 전주의 덕진공원처럼 큰 꽃송이도 아니지만
천년을 넘게 그 형질을 그대로 지켜온 아주 오래된 연꽃들이니다.
송이가 크고 화려한 연꽃보다는 나는 숫자도 적고 송이도 적당히 아담한 이곳의 연꽃을
좋아한다. 나도 그 이유를 모르지만 그냥 마음이 끌릴 뿐이다.
우리들이 경박함으로 얇은 피부가 느끼는 여름에 지겨워 하고 있는 동안 자연은 순리대로
법칙 그대로 이미 가을에 들어 있다.
절기를 만들어낸 옛 어른들은 참으로 존경받아서 마땅해 보인다.
입추...
누구나 입추가 지났는데 이렇게 더워서야~~ 하면서 고개를 설레 설레 흔든다.
나락이 꽃을 피워내고 볍씨의 형태를 갖춘 지금은 분명 가을의 시작점에 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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