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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움..
    이런저런 이야기 2006. 6. 11. 00:14


    그리움..

     



    나이가 먹어간다는 것이 두려울때가 가끔씩 있습니다.


    얼굴에 주름살..꼬부라진 허리...두 발자국과 같이 만들어지는 지팡이 자죽...
    이런것들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닙니다.
    세월을 고스란히 간직한 주름살이나 세상 근심을 묵묵하게 받아준 허리의
    구부러짐이나 마지막 의지처인 지팡이는 오히려 세월의 아름다움이라고
    말하고 싶고 또 그 밑천을 차분히 준비해 가고 있으니 그에 대한 두려움을
    없어진지 오래입니다.


    그 보다 더 두려운 일은 그리움이 사라져 간다는 것입니다.
    희미해져가는 첫 사랑의 기억...그리움이 빠져버린 첫사랑의 기억은 그냥
    A4용지에 프린트된 무미건조한 하나의 장면에 불과해졌습니다.
    젊은 날 사랑에 빠져서 늘 자리하고 있던 그 절절한 그리움도 결혼후 이제는
    생활속으로 들어와서는 점점 박제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얼마전에 포항으로 출장을 가서 몇년만에 친구를 만났습니다.
    얼려서 마시고 즐기던 옛날의 그 그리움도 이제는 각자의 생활이 만들어 놓은
    깊은 고랑 저쪽언덕으로 옮겨갔습니다.
    밤새 나를 잡고 술자리를 놓지않던 그 친구가 고3짜리 아들 태우러 가야된다며
    11시에 자리를 털고 일어나며 놓고간 e-Mail 주소...
    이제 우리들 사이에서는 늙어가는 친구의 우정은 아직 남았지만 그리움은
    향수처럼 증발해가는 모양입니다.


    세월이겠지요.
    누구나 피해갈 수 없는 세월 말입니다.


    누군가에 대해서 어떤 일에 대해서 그리움이 사라져 간다는 것은 두려운 일입니다.
    올해는 앞으로 몇년쯤은 더 쓸 그리움을 가슴속에 차곡 쟁여야 겠습니다.
    자꾸만 증발해가는 그리움을 말입니다.


    지나간 추억들을 하나씩 되새겨 가며 여러가지들을 그리워 해야겠습니다.
    그리움의 여백을 빼곡히 채워 갈 수 있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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