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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들 인생은 폴로라이드
    이런저런 이야기 2006. 5. 19. 23:39


    우리들 인생은 폴로라이드
    2004-08-22 오후 5:03:24

     

     

    오늘이 음력 7월 7일..절기로 칠월칠석이라는 것을 안 것은 정오가 거의 다되어서
    계룡산 갑사에 도착해서 일주문을 들어서면서 목탁소리와 독경소리를 듣고 였습니다.
    초하루나 무슨 제일도 아닌데 법회를 하고 있더군요. 와이프가 가만히 날짜를 꼽아
    보더니 오늘이 칠월칠석이라고 하는 군요.

    칠월칠석에 얽힌 이야기를 하나 하고 넘어갈까요.


    먼 옛날 옥황상제에게는 직녀라는 예쁜 딸이 하나 있었다고 합니다. 신라때는 왕실의
    공주나 왕비들의 큰 자질중의 하나가 바로 길쌈이라는 베짜기였으니 옥황상제의 딸인
    직녀는 하루 종일 베 짜는 일만 하며 살고 있었다지요.


    직녀가 짠 옷감은 정말 눈 부실 만큼 아름다웠다고 합니다. 눈이 부실만큼 말이지요.
    어느날 직녀는 베 짜는 중에 잠시 쉬면서 창 밖을 내려다 보다가 무심코 은하수 건너
    편의 20대때의 반디불이 정도로 잘생긴 청년을 보고 첫 눈에 반해 곧 옥황상제에게
    달려가 그 청년에게 시집을 보내달라고 떼를 썻다지요. 옛날 우리나라에서는 여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애정표현을 한 사례는 삼국유사에도 자주 나옵니다.


    옥황상제는 견우라는 청년이 아주 마음에 들었던 터라 곧 혼인을 시켜 주었답니다.
    다시말하면 견우는 옥황상제의 부마가 된셈이니 파리의 연인에 나오는 김정은보다
    10배나 남자 신데레라가 된셈이지요.
    아마도 그 당시 신문이 있었다면 대서특필 감이였겠지요.
    아뭏던지 간에 결혼 후 두 사람은 너무 사랑해 잠시도 떨어져 있으려 하지 않아 둘 다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지요.
    쉽게 말하면 둘다 사랑에 빠져서 이불만 덮고 살았다 이 말씀입니다.


    이때 견우가 흘린 쌍코피가 안드로메다 성운이 되었대나 어쨋대나 믿기어려운
    이야기도 들려오기는 하지만 신혼은 사람을 게으럼벵이로 만드나 봅니다.
    베를 짜지 않아 하늘 나라 사람들은 옷이 부족해지고 견우의 소와 양들은 병에 걸려
    앓고 농작물들도 말라 죽어 하늘 나라가 혼란스러워지자 땅의 세상도 어지러워졌지요.


    옥황상제는 몹시 화가나서 이렇게 말했다지요. 하늘에서는 옥황상제가 말만하면 법이
    되거던요.


    "느그들은 안자 떨어지삐라!"
    옆에 있던 비서가 이렇게 속삭였습니다. "저~~ 상제님...표준말을 쓰시옵소서.."
    옥황상제가 기침을 두어번하고 다시 말했지요.
    "이제부터 직녀는 은하수 서쪽에서 베를 짜고 견우는 은하수 동쪽에서 살도록 해라!"
    라고 명령을 내렸습니다.


    견우와 직녀는 용서를 빌었지만 옥황상제는 한번 내뱉은 말인지라 체면상 취소하기도
    어려워서 일년에 딱 한번 음력 칠월 칠일 한 번 만날 수 있게 해주었는데 이것이 바로
    칠석날이지요.
    그러나 견우와 직녀가 일 년을 기다려 만나기 위해 나왔을 때에는 얄밉게도 은하수가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고 있었다고 합니다.


    두 사람이 실눈 뜨고 웃는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슬프게 우는 모습을 본 까마귀와
    까치들은 너무 불쌍해 곧 서로의 몸을 이어 다리를 만들어 두 사람을 만날 수 있게 해
    주었는데 그 다리를 "까마귀 오(烏)", "까치 작(鵲)" 자를 써서 오작교 라고 합니다.


    전라남도 남원땅에 광한루라고 있는데 미성년 춘향양와 역시 미성년 몽룡군이 만나던
    다리에도 오작교라는 이름이 붙어 있지요.


    칠월 칠석날에는 오늘처럼 주로 비가 오거나 흐린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심성이 곱디고운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것을 견우와 직녀가 만나서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 때문이라고 너무 애절한 생각을 대입시켰답니다. 
    사실 칠월 칠석 무렵은 봄과 여름철에 비해 바쁜 농사 일이 어느 정도 끝나고 더위도
    한풀 꺽이는 때라 여름 내내 입었던 옷을 빨아 햇볕에 말리는 풍습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칠석날 옷과 책을 말리면 일 년 내내 좀을 먹거나 상하는 일이 없다고 해요.
    옛부터 이 날은 서당이나 향교 그리고 절에서 책을 내어다 말린다고 했는데 요즈음은
    그런 풍경이 사라지고 볼수가 없어졌지요.
    이 밖에도 칠석날은 복숭아, 참깨,고추 등 햇것을 맛보는 날이었어요.그러니까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칠월칠석은 농민들에게 있어서는 농사일이 한가한 때에 옷과 책 등을
    정리하고 새롭게 수확한 과실들을 맛보며 곧 다가올 추수의 기쁨을 준비하던 즐거운
    명절이었던 셈입니다.


    그리고 민간에 전해오는 속설에 짝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사람은 절에가서 간절히 빌면
    이루어 진다고 하고 부부가 가서 빌면 백년해로한다고 하지요.


    사실 오늘이 칠월칠석인지도 모르고 잠에서 깨자말자 대전의 정크시장에 들러기위해
    준비를 하는데 와이프도 따라 나섭니다.
    오랫만에 정크시장으로 나들이를 했습니다.
    그동안 이것 저것 생각해두었던 부품들도 좀 사고 구경도 할겸해서 들렀는데 아침부터
    잔뜩 하늘이 찡그려있더니 공주쯤가서 제법 비가 옵니다.
    이래서는 야외에서 열리는 정크가 제대로 될까했지만 그래도 여기가지 와서 돌리기도
    그렇고 해서 정크시장이 열리는 한밭대학교에 도착을 하니 열성파동호인들의 차로
    그득합니다.


    비닐로 여기저기 덮어놓은 데다가 비까지 제법 그 굵기가 굵어져서 마음 먹은것이나
    눈에 보이는 것들중의 절반도 제대로 훑어 보지 못하고 국수 한 그릇과 포로라이드
    카메라만 하나 샀읍니다.

     

     

    요즈음 파리의 연인이라는 드라마에서 텔렌트 김정은이 사용해서 폭팔적으로 관심을
    끌고있는 즉석카메라인 폴로라이드를 며칠전부터 둘째 쇠똥구리가 압박하던게 생각이
    나서 영국제 폴로라이드 600 기종과 필림1통을 구입하고 말았지요.

     

     

    값을 치루고 차로 돌아와서 테스트 샷....
    찌~잉하면서 튀어나온 인화지를 드라마에 나오는대로 마구마구 흔들어주었더니
    아무래도 상태가 영 이상합니다.
    다시 판매자한테 가서 설명을 하니 비가 오는 날이라 밝기 조정을 하고 직접 찍는
    시범을 보여 주면서 인화지 흔들면 현상액이 흔들리고 잉크가 뭉쳐서 제대로 안되고
    오늘같은 날씨에는 5분정도 가만히 두어야 된다는 군요.
    제대로 나온것을 보니 되기는 되는 모양입니다.


    이게 필카와 디카와는 또 다른 묘미가 있습니다.
    필카처럼 필림이 있어서 5명이 찍었으면 5장을 인화하면 똑같은 5장을 얻을수 있고
    디카는 찍었다가 내가 원하는 부분 만을 사진으로 만들 수도 있는데 폴로라이드는
    되돌리거나 여러장을 만들수가 없네요.


    단한번...어쩐지 연습이 없는 우리 인생과 너무 닮아있지 않습니까?
    연습이 허용되지 않고 백업이 존재하지 않는 우리 인생은 폴로라이드 입니다.

     

     


    돌아오는 길...
    와이프와 둘만의 나들이 인지라 비도 오니 아무래도 이 부근에서는 갑사 옆의 찾집
    풍경이 좋을 듯 하여 갑사에 들렀습니다.
    차한잔을 하려고 주차비 4000원에 국립공원 입장료 6800원....
    그래도 갑사의 일주문을 빗방울에 씻겨내려온 나무냄새를 맡으면서 들어서는데
    목탁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스님의 독경소리에 칠월칠석임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둘이 손을 꼭잡고 부처님께 삼배드리고 왔습니다.
    마침 공양시간이라서 비빔밥에 사과4쪽 그리고 백설기 한조각으로 맛있는 점심까지
    먹고 돌아왔습니다.

     


    ****************************** 댓글 ************************************

     

      목캔디.  2004-08-22 오후 5:18:20   
    아~ 칠월칠석에도 절에 뭔 법회가 있군요..
    언니따라 딱 한번 법회에 가본 적 있는 데 두시간 넘게 법회하는데
    계속 졸고만 있다 왔네요.ㅎㅎㅎ .. 언니가 창피하다고 절대 같이 안간
    다고 하더라구요.. 왜 그리 졸리운지..
    그리고 정크시장은 뭐예요? 예전에 어느 블러그님도 정크시장에 갔다온
    걸 올리셨던데..(혹 그때도 반디불님?) 뭘 싸게 사고 파는 곳인가 봐요..^^ 
     
      pisces  2004-08-22 오후 9:55:37   
    은하수님 그러시면 안되요~ 사랑하는 연인을 갈라놓으시다니...
    견우 직녀 책임지세용~ 
     
      로사  2004-08-22 오후 10:14:25   
    갑사에 다녀오신 두분의 모습이 그려지네요.........
    행복 하셨겠네요
    참! 제 서랍속에 폴로라이드 꺼내 놓아야겠네요
    쳐 박아 두었거든요...
    감사합니다. 


      pris아쥠  2004-08-23 오후 2:22:44    
    백업이 안되는 우리 삶은 폴라로이드~에 백만스물아홉표 던지옵니다~!
    ^^
    갑사에 들르셨군요... 제가 아직 갑사를 못갔습니다... 신원사/동학사까지만...
    아무튼 두째따님 입이 함지박만~해졌으리라 생각됩니다.
     
     
      영두리  2004-08-23 오후 3:44:12   
    폴라로이드 사진의 매력은 백업도 카피도 추가 인화도 안되는 것 때문인 듯 합니다.
    오로지 한 장..
    말씀대로 늘 최선을 다해 살아야겠네요.
    그리고, 은하수 누님은 반성하라, 반성하라~~!! ㅋㅋ 
     
      은하수  2004-08-23 오후 8:51:39    
    흥! 영두리님 그래성~ 잠수중이요 ~ 이제 됐수! 흥! 안올거야 흥! 
     
      영두리  2004-08-23 오후 9:13:49   
    그래도 은하수님이 있었기에 견우와 직녀의 사랑이 더욱 아름답게 빛나는 것
    같다는... (대략 아부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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