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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양식-추어탕
    이런저런 이야기 2006. 5. 17. 17:13

     

    보양식-추어탕 
    2004-08-03 오후 4:17:07

     


    어릴때 매미가 맴맴우는 지금쯤이면 돈몇푼 받아쥐고 시장통에 있는 철물점으로
    달려가서 폴리에스터로 만들어진 방충망을 2미터 정도 사와서 철사로 반달형의
    고리를 만들고 방충망을 기워서 붙이면 훌륭한 미꾸라지 잡는 채가 만들어진다.


    이놈과 1되짜리 누런 주전자를 들고 들로 나가서 거랑을 다니며 가장자리에 물이
    흘러가는 쪽으로 대놓고 발로 철벙거리면서 고기를 몰아서 채를 들면 미꾸라지나
    붕어..가끔씩 거머리..소금쟁이..장구벌레등이 바뀐환경에 어쩔줄 모르고 꿈틀댄다.


    붕어도 큰놈이 아니면 도로 버리고 미꾸라지는 작은 놈이라도 반드시 주전자안으로
    집어 넣는다. 대충 잡으면 집에 돌아와서 바께스등에 넣고 고추몇개를 넣어놓으면
    훨씬오랫동안 활기가 있다.


    학교만 갔다오면 이렇게 하기를 한 사흘동안 하면 제법 반 바케스 정도가 모이는데
    5일마다 돌아오는 구포장에 미꾸라지 파는 할머니에게 가져가면 30원에서 50원까지
    쳐준다. 그때는 극장에서 영화 한번 보는데 5원 정도 하였으니 요즈음으로 치면 제법
    되는 셈이다.


    여름이 한참 익어서 탱글탱글해지면 가끔 엄마는 잡아논 미꾸라지로 추어탕을 해주셨다.
    물론 영화 몇 푸로 값이 날라가기는 하지만 그래도 맛있는 추어탕을 내가 잡은걸로 다른
    식구가 먹을 수 있다는게 훨씬더 뿌듯했기 때문에 충분히 상쇄되기도 했다.
    게다가 옆방에 세들어 있던 극장에서 간판 그리던 아재가 추어탕의 댓가로 초대권을
    서너장을 주기도 했으므로 오히려 남는 장사이기도 했다.


    미꾸라지....
    한문으로 鰍魚이다.
    미꾸라지는 같이 사는 붕어보다 더 흐린물에서도 잘 자란다.
    이 놈들은 좀 특이하게 알을 낳는다. 보통 4~6월에 수컷이 암컷의 몸을 감고 알을 짜낸다.
    미꾸라지는 옛날부터 정력을 돋구워주는 강장, 강정식품으로 명나라때 이시진이 엮은
    <본초강목> 에 보면 '미꾸라지는 속를 덥히고 원기를 돋우며, 술을 깨게하고 스테미너를
    보하여 발기불능에 효과가 있다'고 되어있다.


    특히 추어탕은 미꾸라지의 내장까지 함께 끓이기 때문에 알과 난소에 많은 비타민 D를
    모두 섭취할 수 있으며,늦여름. 가을에 제맛을 내며, 굵은 것이 맛이 좋다.
    우거지나 호박순을 넣고 끓이면 비린내가 없어지며 산초 가루를 넣으면 아주 좋다.


    미꾸라지의 한 종류로 드렁허리라는 놈이 있다.
    국민학교(초등학교) 4학년 무렵부터 모내기를 할때 못줄이라는 것을 잡았다.
    논을 가로지르는 노끈에 다가 모를 심어야하는 간격을 빨간색의 짧은 노끈으로 표시를
    해둔것인데 그 앞에 죽늘어서서 모를 심는다.


    한줄을 다 심고나면 어~~~이~~하는 것을 신호로 다음 심을 자리로 못줄을 넘긴다.
    어른하고 맞먹을수 있는 유일한 날이다. 이쪽에서 다되면 어~~이~~하고 반대편에서
    못줄을 잡고 있는 어른한테 신호를 보내주기 때문이다.


    한번은 못줄을 잡고있는데 논둑 가까운  갑자기 시커먼 뱀이 움직이는데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모를 심던 옆집 아재가 재빠르게 잡아서 보여주는데 드렁허리란다.
    자세히보니 머리의 모습은 미꾸라지와 똑 같은데 길이가 뱀정도 된다.
    약으로 쓴다면서 횡재한 옆집 아재의 싱글거리던 얼굴이 아직도 생각난다.


    오랫만에 추어탕집에 갔다.
    한달에 한번씩 모이는 모임이 있었는데 집행부에서 더운 여름날이고 하니 추어탕으로
    저녁을 준비했다고 한다.

     

     

    처음으로 나온 것은 추어탕이 만들어지기 전에 미리 만들어 놓은 미꾸라지 튀김이다.

     

     


    미꾸라지 튀김은 역시 고추냉이(와사비라고도 한다) 초장에 찍어먹어야 제맛이다.

     

     

    튀김밀가루를 벗겨내자 미꾸라지의 모습이 그대로 들어난다.

     

     

    예전에 엄마가 추어탕을 끓일때는 먼저 미꾸라지를 죽여야 하는데 양재기에 넣고
    소금을 팍~팍~ 뿌린 다음에 뚜껑을 덮어놓으면 한동안 소란스럽던 미꾸라지들이
    조용해지면서 죽어간다.


    그 다음에 삶아서 잘 으깨어 갈은 다음에 갖가지 양념을 넣고 끓이면 추어탕이 완성된다.
    어떻게 조리하였는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요리법은 같으리라....


    산초를 적당히 넣고 밥 한공기 말아서 땀을 뻘뻘흘리며 먹는 추어탕은 여름별미다.

     


    *********************************** 댓글 *************************************

     

    목캔디  2004-08-03 오후 4:32:44    
    울시댁어른 들은 부산에 계시지만 충청도분들이어 미꾸라지 드시는 법이
    좀 틀리더라구요. 통마리를 매운탕같이 끓여 드시는데 결혼해서 첨엔 같은
    식탁에서 밥을 먹을수가 없었어요.. 넘 끔찍해서.. 그리고 두부에 넣어서도
    드시더라구요.ㅎㅎㅎ..전 민물고기는 한번도 먹어보질 않아서.. 
     
      꽁츠  2004-08-03 오후 5:34:27    
    으웩~징그러~~
    저런걸 어찌 먹는다요?
    전 갈아만든것 외에 전혀 못 먹는다는..ㅋㅋ
     
     
      ☆별이☆  2004-08-03 오후 5:40:53   
    헉...ㅡㅡ;;
    예전에 추어탕 먹으러 갔다가 미꼬라지랑 눈한번 마주치고 나서는...ㅡㅡ;;
    어머니는 저를 위해 푹삶아 살만 발라 끓여주신다는...ㅎ 
     
      마카  2004-08-03 오후 9:26:03    
    강릉에도 저거 잘하는 집이 있답니다... 꾹져구탕도 있구여.... ^^; 
     
      용갈~~  2004-08-03 오후 10:08:10   
    추어탕...
    음...
    올해들어선 한번도 먹어보질 못한 것 같군요...
    음...
    언제 한번 보양해야 할껀디... ㅡ,.ㅡ 
     
      한빛장  2004-08-03 오후 11:54:56   
    반디불님. ㅎ ㅎㅎ ㅎ
    튀김 밀가루 볏겨낸 엽기적인..... 
     
      보난자  2004-08-04 오전 9:02:31   
    추어탕.....통마리를 끓여서 매운탕같이 드시는곳도 있구여...(어차피
    한참을 고으면 형체가 없어지죠)... 삶아서 채에걸러 요리하는것은
    우리들 어머니가 정성으로 요리하신것 ,단백질이고 비타민이고 모두 좋지만
    정성이 들어간 보양식 이었단거죠,반디불님께서 소시적에 그런걸 드셨으니
    정력적인 삶을 사실수 있는듯...힘이펄펄...
    요즘 거의모든 식당에는 추어탕용 '미꾸라지 가루' ㅎㅎㅎ
    그게 진짜 미꾸라지인지 아닌지는 만든사람만이 아는듯......
    차라리 통 미꾸라지 매운탕이 믿고 먹기에는 나을듯합니다..
     
     
      햇살가득  2004-08-08 오후 4:07:42    
    하이고... 추어탕... 전 못먹어 봤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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