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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
2004-08-02 오후 1:55:42
잠자리는 고대중국의 도교에서는 강음지정약으로 쓰이며
약명은 청령이다.
여름과 가을에 잡아 말려서 다리와 날개를 버리고 복용하며,
신허로 오는 유정·음위증등에 쓴다.
방금 야후에서 검색을 해보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잠자리도 약으로 복용을 한다는것은 사실 오늘 처음으로 알았기 때문이다.
어릴적에는 철사로 동그랗게 30센티정도의 원을 만들고 그것을 대나무끝에
고정을 시킨 다음에 거미줄을 여러겹 겹쳐서 휘저어 붙여놓으면 멋진 잠자리포획망 완성..
그렇게 잡은 잠자리는 꼬리를 배쪽으로 조금만 남기고 끊어낸 다음 밀집이나
강아지풀대를 적당히 잘라서 끼운 다음에 날리곤 했었지요.
이즈음에 생각하면 참 잔인하게도 놀았구나 싶기는 하지만 별 놀이감이 없던
시골의 아이들에게는 그것이 좋고 나쁘고의 이전에 그냥 즐거운 놀이였을뿐이였다.
가끔 비실한 잠자리를 잡게되면 날개를 양손으로 잡고 등짝에다가 바람을 불면
신기하게도 잘날기도 했었는데 우리는 등뒤에 입을 대고 후~하고 불면 몸속으로
공기가 들어가서 가벼워져서 잘 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여름이 절정을 달할즈음에 나타나서 가을이 이슥해지도록 하늘을 수놓는
잠자리가 있어서 가을하늘이 더욱 깊어보이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잠자리를 철기라고 불렀었다.
나중에 학교에서 잠자리라는 표준말을 배우긴 했어도 여전히 우리끼리 부를때는
철기라는 말을 썻다.
"야아~~ 우리 핵꼬마치고 철기잡으러 가자.."
잠자리들중에서도 냇가를 주름잡는 왕잠자리는 잠자리들중에서도 최고의 대접을
받으므로 그놈을 잡기위해서 노력을 기울여도 잡기 어려운 놈이다.
그놈은 정말로 덩치도 클뿐아니라 모양도 씩씩해서 한마리 잡으면 가을에 많은
고추잠자리 100마리와도 바꾸지 않았다.
냇가가 오염된 요즘은 잘 볼수 없는 놈이 되었다. 이미 전설이 되어 버렸다.
"왓따~~ 저게 철기비행기바라..디기 시끄럽제?"
푸다다다~~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다니는 헬리콥터를 보고 아버지가 하신 말이다.
우리는 헬리콥터를 철기비행기라고 불렀다.2004년 7월 18일 뜨거운 햇살을 피해 들어갔던 지리산골짜기에서 만난 잠자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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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두리 2004-08-02 오후 2:12:57
철기 비행기... ^^
처음 듣는 용어네요. 외워두었다가 써먹어야겠습니다.
잠자리 말씀을 들으니, 잠자리 꼬리에 실을 묶어서 연처럼 날리고 다녔던 추억이
문득 생각나네요. 가끔은 그 녀석이 다른 잠자리까지 꾀어서 포획물을 늘려놓곤
했지만, 참새나 제비가 그것을 낚아채 갔을 때에는 내심 미안해 했었던 기억...
pisces 2004-08-02 오후 3:31:04
어릴때 친구가 잠자리 잡아서 날개 뽑는걸 지켜보던 기억이 나요. 잠자리는 날개
뽑으면 즉사할까요? 여태 모르겠다는..날지 못하니 아사해서 죽거나 새의 먹이가
되는것만 생각하다보니 날개 자체가 잠자리의 생물학적 수명에 영향을 주는지
알쏭달쏭하다는..
햇살가득 2004-08-02 오후 5:28:44
얼마전에 거미줄에 걸린 잠자리를 놓아주었는데, 늘어붙은 거미줄때문에
결국은 포기했다는...
황홀한공자 2004-08-02 오후 6:58:17
맨 위에놈이 철기잠자리 같은데요..ㅎㅎ
pisces 2004-08-02 오후 8:31:51
거미줄이라니까 생각나는데, 어릴때 매미를 잡아서 거미줄에 던져주곤 했었다는..
ㅡ.ㅡ;;
그런데 그놈의 거미가 입맛이 까다로운지 배가 불렀는지 다가가서 건드려 보더니
그냥 되돌아가더라구요..거미가 매미를 칭칭감는 장면을 보고 싶어서 그랬던건데..
하나소리 2004-08-02 오후 8:55:34
으흐흐.. 어릴때 잠자리 잡아서 얇은 실에 묶어 놀았던 기억이.. ^^;
뭐.. 그러다 죽어버리곤 했는데..ㅡㅡ;
지금 생각하니 어렸지만 잔인했던 생각이 드는군요..
떠나간 잠자리들의 명복을.. 으흐흐..^^;
근데.. 잠자리는 원래 가을에 나오지 않나요?
요즘은.. 날씨가 워낙 이상해서.. 여름인데 벌써 잠자리가.. 훔냥..ㅡㅡ;
은수 2004-08-02 오후 9:42:36
저희집 화단에도 벌써 잠자리가 보이네요....
게절을 앞서 가는것인지,,아님, 잠자리가 원래 여름 곤충이었는지...
목캔디 2004-08-02 오후 9:47:39
은수언냐~ 그날 해수욕장에 새벽에 잠자리떼들
많이 몰려 다니는 것 못봤어? 난 그리 많은 잠자리는 첨 봤다.'이런저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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