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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날 절순례(1), 아산 봉곡사여행기 2006. 5. 6. 17:42
부처님 오신날 절순례(1), 아산 봉곡사
불기 2550년 부처님 오신날, 봉곡사 풍경
살아도 살지 않는 삶, 죽어도 죽지 않는 삶...영원한 진리의 삶을 이룩한
부처님이 태어나신 날이다.
올해의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서 조계종 종정 스님의 법문은 이렇다.
非凡非聖
一法不修
一塵一色
總是一佛
범부도 성인도 아니며
한법도 닦을 것이 없으니
한 티끌 한 빛깔이
모두가 부처님 아님이 없도다.
내 마음에 부처님이 있어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내 마음에 부처가 깃들면
눈으로 보이는 모든것..냄새로 느끼는 모든것..매일 만나는 이웃들이 모두가
더불어 부처일 것이다.
올해도 부처님오신날을 맞이 했으니 아직 마음에 부처를 담지 못한 중생으로서
절을 찾아서 대웅전에 기댈밖에 도리가 없다.
나는 부처님 오신날에는 항상 대찰 찾기를 꺼린다. 큰절들은 워낙 큰손들이
많이들 오지만 작은 절에는 시골의 할머니나 도시의 서민들이 많이 찾아와서
사람사는 냄새가 난다.
부처는 늘 낮은 곳에 깃들기 때문에 사람의 왕래가 그다지 많지 않은 곳으로
3군데 정도를 순례한다. 이른바 부처님 오신날 3사 순례...
부처님오신날은 사찰에서는 1년중 제일 큰 행사다. 자그마한 절에 가서 연등
하나라도 다는게 나눔의 의미로 더 좋을듯 하기 때문이다.
항상 처음은 동네에서 자주 가는 절이다. 아산에서 제일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봉곡사(鳳谷寺)라는 절이다. 부근에 마곡사와 광덕사..그리고 수덕사 같은
거찰들이 있는 탓으로 크게 붐비지 않는 절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 마곡사의 말사이다. 887년(진성여왕 1)에 도선이
석가암이라는 이름으로 창건하였다. 고려시대에 지눌이 중창하면서 절 이름을
석암이라 바꾸었다고 전해지지만 지눌의 활동 연대와 맞지 않아 신빙성이 없다.
조선시대에는 1419년(세종 1)에 함허가 중창하였으며, 산 이름을 봉수산이라 하였다.
도선이 창건하였다는 설도 그 당시에 워낙 유명한 도선국사였던지라 그 제자가
창건하여도 대개는 도선의 창건으로 기록햇던 터라 신빙성이 없기는 마찬가지다.1584년(선조 17) 3월 화암이 중수하여 봉서암으로 고쳐 불렀는데, 임진왜란 때 불에
타 폐사되었다. 그뒤 1646년(인조 24년)에 중창하였으며, 1794년(정조 18년) 경헌과
각준이 중수하고 지금의 이름인 봉곡사로 고쳤다.
1825년(순조 25년)에는 요사를 중수하고 2층 누각을 신축하였으며, 1872년(고종 9년)
서봉이 요사를 증축하였다.
1891년 다시 서봉이 법당을 중수하였으며, 1931년에도 한 차례 중수하였다.현재 대웅전, 향각전, 삼성각, 요사 등의 건물이 있으며, 대웅전과 그 옆에 있는
고방(庫房)이 함께 충청남도문화재자료 제323호로 지정되어 있고 대웅전 지장탱화는
충청남도문화재자료 제242호로 지정되어 있다.
그러나 봉국사 유명한것은 근대의 유명한 선승이였던 만공스님이 깨달음을 얻은
곳으로 알려지면서 이다.
근대 한국 선의 중흥조로 불리는 만공(1871∼1946) 스님은 1895년 7월 25일 온양
봉곡사에서 공부하면서 동쪽 벽에 의지해 서쪽 벽을 바라보던 중 갑자기 벽이 비면서
일원상(一圓相)이 나타나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때까지 계속해 오던 의심을 조금도 흩뜨리지 않고 하룻밤을 보내던 중 새벽
종소리를 듣고 법계성(法界性)을 깨달아 오도송(悟道頌)을 읊었다.
“빈 산 이치 기운 고금(古今) 밖인데,
흰 구름 맑은 바람 스스로 오고가누나.
무슨 일로 달마가 서천을 건너 왔는고?
축시엔 닭이 울고 인시엔 해가 오르네.”
만공 스님은 평소에 “모든 법이 본래부터 항상 적멸(寂滅)한 상(相)이니, 불자가 이
도리를 행하여 마치면 이것이 곧 부처를 깨달아 얻은 것과 다름없다”고 법문해 사람이
도를 구하는 것은 욕심을 버리는 것에 있음을 설파했다.
또 다른 하나는 다산(茶山) 정약용 선생과 얽힌 인연일터인데 다산 정약용이 찰방이라는
금정역에서 낮은 벼슬을 하고 있을때 부근에 있던 온양 봉곡사에서 다산이 평생토록
숭앙하던 성호 이익의 유저(遺著)를 간행하기 위한 학술대회를 연 곳이기도 하다.봉곡사로 올라가는 솔숲은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길 열손가락안에 드는 운치있는
길로 정평이 나있다.
주차장에서 1킬로미터 남짓한 이 길을 오르는 동안 소나무들이 내뿜는 휘톤치트의
자극으로 온 몸의 땀구멍이 즐겁다.
둘째딸의 한 마디..
"아빠! 냄새가 달라."
"어~ 그렇지? 이게 소나무가 내어뿜는 휘톤치트야..몸에 좋은..."
"아하~ 소나무의 빵구!"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고성을 울리며 탄생한 탄생불에 물을 붓는 아이들...
관욕불(灌浴佛)..
부처란 누구나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다.
부처를 씻는다함은 탄생불의 형식적임을 통해 자신을 정화 하는 것이다.
이 아이들도 그것을 이해할 날이 있으리라.봉곡사는 산신각 앞에 무리지어 피는 모란과 작약이 참으로 풍성해서 볼만했다.
해마다 이맘때쯤에 봉곡사로 발걸음을 하면 모란들에 둘러 쌓이곤 했는데 새로 부임한
주지스님의 취향과는 다른지 많이 없애고 겨우 몇그루만 남았다.
아쉽다..
모란보러 걸음한것도 아닐진데 마음에서 아쉬움이 인다.
두어도 그만인것을 없앤 분이나 없어도 그만인것을 집착하는 사람이나...
색견에 얽매이기는 스님이나 때묻은 바깥사람 반디불이나 매한가지....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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