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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색파도,고창 청보리밭 축제
    여행기 2006. 5. 5. 02:02

     

    녹색파도,고창 청보리밭 축제

     

     

    광양 옥룡사지를 들렀다가 돌아오는 길에 고창을 들렀습니다.

    고창에는 지금 청보리밭 축제가 한창입니다.

     

    보리....

    어릴적에 왜 그렇게 보리밥이 싫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땅이 꽁꽁 얼어 있다가 살짝 녹을 즈음에 보리밟기라는 것을 합니다.

    그래야 보리가 튼튼하게 자란다고 해서 아이, 어른 할것없이 들판으로

    내몰리기도 했는데 어린 마음에 뒷꿈치로 콱콱 밟아서 보리가 죽으면

    지긋한 보리밥은 안먹겠지 싶을때도 있었지요..

     

    결국 보리는 벼를 수확하기까지 꺼칠한 감촉으로 입안을 괴롭혔지요.

     

    2년전쯤에 회사일로 목포에 출장을 간적이 있었는데 목포 유달산이

    빤히 바다 건너로 보이는 곳에 도착햇을때 마침 12시를 막 넘겼었지요.

    무리하게 가 보았자 거래처도 식사시간일테고 해서 근처에 있었던

    기사식당에 들어갔지요.

     

    아마도 백반을 시켰을 겁니다.

    그때 나온 국이 처음 보는 것이라 주인한테 물었더니 보리싹을 베어다

    생선과 같이 끓인 국이더군요.

    제 고향이 경상도라서 인지 보리싹으로 끓인 국은 처음 먹어 보았지요.

    꽤나 맛이 있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고창군에서 해마다 청보리밭 축제를 한다고 했는데 해마다 마음만 있다가

    며칠전 블로그앤 사이트에서 같이 활동하던 블로거 "마카"님이 이곳에

    들렀다면서 선물로 보리쌀 한봉지를 주고 가셨던터에다 출장지 광양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두어시간만 더 투자를 하면 되겠기에 들렀습니다.

     

     

     

     

     

    도착해서 바로 사람의 기를 질리게 만드는 녹색의 파도들...

    바람이 불때마다 마치 거대한 파도가 몰려 오는듯한 느낌이 와 닿습니다.

     

    조금있으면 누렇게 보리가 익어갈터인데 고창읍내에서는 지금 이렇게 푸른

    상태에서 베어낸 다음 잎과 줄기.열매를 함께 잘게 썰어서 사이로에서 발효를

    시킨 다음에 육우(肉牛)의 사료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이 사료를 먹고 자란 고창의 브렌드 소고기는 전국에서도 으뜸이라고 하더군요.

    샘플로 가져다 놓은 고기의 육질이 비싸게 먹던 꽃등심 그대로 였다는...

     

     

     

     

     

    군데 군데 여러가지 조형물들이 있기는 했지만 유독 마음에 들었던 조형물...

    역시 자연보다 더 능력있는 플로리스트는 없는듯...아니 어쩌면 내가 아는 한사람 정도는

    있는듯....

     

     

     

    오홋..오랫만에 보는 깜부기...

    어릴적에 밭에 나가서 보리밭에 잡풀을 뽑아 내어야 했는데 가끔씩 있던

    깜부기는 간식이였지요.

     

    곰팡이의 일종인 깜부기병을 해서 저렇게 되었는데 맛이 참 고소했었습니다.

    입주변이 시꺼매 지도록 먹었던 기억이...곰팡이의 일종이 감염되어 저런 것인지

    커서야 알았는데 여태 별일 없는것 보니 몸에 해롭지는 않은듯...

     

    깜부기의 추억....

    오랫만에 보리 덕분에 끄집어 내어지는 추억 한조각~

     

     

     

    "니네들 친구나?"

     

    이 유명한 대사가 선명하게 기억나는 영화 동막골.. 인민군 장교와 국군 장교가

    메밀밭에서 똥누는 장면을 여기서 찍었다고 하네요.

     

    이제 청보리가 베어지고 나면 이곳에는 메밀을 심는다고 합디다.

    그러면 가을까지는 이 너른 벌판도 메밀로 가득해 질 것입니다.

     

    이곳의 부근에는 최초로 동학군이 일어난 무장기포지가 있습니다.

    보리는 양반의 양식이라기 보다는 상민들의 양식이나 같았습니다. 쌀을 모두 소작료로

    빼앗기고 나면 상놈들은 늘 꺼칠하고 입안에서 뱅글 거리는 보리밥으로 연명해야

    했기에 보리는 서민의 한이 서린 곡물이고 그들을 연명시킨 곡물이기도 했지요.

     

     

     

     

    예전에는 그랬습니다.

    물레방앗간이 없는 동네의 처녀 총각들은 보리밭 속에서 연애를 했다는 그런 전설이

    귀로 입으로 그렇게 전해 졌지요.

     

    사실은 보리라고 하는 놈.줄기가 약해서 바람에 잘 쓰러집니다.

    밤에 바람이 휭~ 불었다 치면 다음날 아침에 저런 움푹하게 쓰러진 곳이 생기곤 했지요.

    들은게 있어서..

    누구와 누구가 저기서 얼레리 꼴레리~ 그런 상상을 하곤 했지요..

     

    지금 사진에 보이는 저곳은 사진 찍느라 사람들이 디딘 자죽입니다.

     

     

     

    농원의 물저장탑에 설치된 전망대에서 내려본 청보리밭 전경입니다..

    보기보다 넓은 곳입니다.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청보리밭 축제장에서의 꽃사진 2장...

    위의 사진은 무슨 꽃인지 아리송...밑의 것은 탱자꽃..추억이 많은 꽃이 탱자꽃입니다.

    나는 어렸을적에 탱자나뭇집 큰아들로 불릴만큼 탱자나무에 둘러 쌓여 자랐었지요.

    그래서 유난히 탱자나무와 탱자꽃을 좋아하는데 탱자꽃은 참 오랫만에 봅니다.

     

    청보리밭 축제...

    녹색의 넘실대는 파도에 젖느라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다만 혼자여서 아쉬웠던 것을 빼고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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