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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풍수지리의 효시,광양 옥룡사지를 찾아..
    여행기 2006. 5. 5. 00:43

    풍수지리의 효시,광양 옥룡사지를 찾아..

     

     

    옥룡사는 지금 동백이 제대로 흐드러 졌다.
    우선은 동백의 자태부터 감상하고 가자..

     

     

     

     

     

     

     

     


    광양에 출장이 있었다. 사전에 약속이 없이 불현듯 찾아간 탓에 만나야 할
    상대방이 자리를 비웠다. 오후에 들어온다는 전갈이다.
    졸지에 2시간정도 시간이 비었다. 광양의 바닷가에 차를 세우고 있다가
    갑자기 동백꽃 생각이 피어 올랐다.

     


    2시간의 자투리 시간으로 갔다 올수 있는 곳이 생각났다.
    광양 최고의 명산인 백운산 자락...그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옥룡사지..
    옥룡사지는 사적 407호로 지정되어 있다.

     


    백운산 남쪽에 있는 옥룡사는 통일신라 말의 뛰어난 고승이자 한국풍수지리의
    효시라고도 할수 있는 선각국사 도선이 35년간 머무르면서 수백명의 제자를
    가르치다 입적하신 곳으로, 우리나라 불교역사에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천년의 불교성지이기도 하지만 현재의 상태는 거의 버려지다시피 하고 있다.


    현재 옥룡사지가 있는 곳의 행정적 위치는 옥룡면 추산리 인데 "옥룡"이라는
    지명은 도선국사의 도호인 "옥룡자"에서 유래되었다고 전해온다.
    옥룡사지를 싸안고 있는 백계산(505.8m)은 주산인 백운산(1,218M)에서 뻗어내린
    지맥으로 형성된 아담한 산으로 백운산의 중앙부에 위치한다.


    옥룡사는 신라 말에 조그만 암자로 있었던 것을 도선국사가 864년에 중수하여
    35년간이라는 짧지 않은 세월을 이곳에서만 거처하였으며, 수백명의 사문들이
    그의 법문을 듣고자 몰려들어 "옥룡사파"란 지파가 형성되자 몰려드는 인원을
    수용하기 위해 인근에 운암사라는 사찰을 추가로 건립한 것으로 전해진다.


    광양시내에서 백운산의 간판을 보고 진행하다가 좌측길로 들어서면 운암사가
    먼저 나오게 되는데 운암사도 최근에 다시 지어져 고풍스러운 맛이 없어졌다.


    옥룡사는 몇 차례의 화재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사세를 이어 오다가 1878년에 
    대규모 화재로 소실된 후 마침내 폐찰 되었으며 현재는 건물 하나도 없이 빈터만
    백운산에서 마실 내려온 골바람을 맞이 하고 있다.


    옥룡사지에는 도선국사와 수제자인 통진대사의 비와 탑이 세워져 있었으나
    1920년경에 모두 없어져 버리고 비문만이 탁본되어 "동문선"등에 전해온다.


    원래 지어져 있던 옥룡사에 도선국사가 거처를 하면서 지세를 살펴보니 땅의
    기운이 많이 부족한게 흠이였다고 한다. 그래서 땅의 기운을 보강하기 위해서
    건물들의 배치를 바꾸고 동백나무들을 심었다고 한다.


    지금도 옥룡사지 주변에는 도선국사가 땅의 기운을 보강하기 위해 심었다는
    것으로 전해 오는 동백나무 7천여본이 7ha에 거쳐 울창한 동백 숲을 이루고 있다.
    험난한 역사에 휘말려 절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이 동백들만이 그 뿌리를
    견고히 내려 천 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옥룡사지는 입구부터 동백나무들의 세상이다.

    좌우로 빽빽하게 늘어선 동백나무들과 동백열매를 탐해서 머무는 산새들의

    지저귐이 5월의 싱그러움을 동백기름을 바른듯 기름지게 한다.

     

     

     

    옥룡사지를 향해서 오르는 길...콘크리트 바닥에 떨어져 뒹구는 동백꽃들

    동백꽃이 특히나 마음에 드는 부분은 바닥에 떨어졌을 망정 그 아름다움을

    제법 오랫동안 간직한다는 것이다.

     

    목련이나 다른 꽃들은 땅에 떨어진 순간 삭아버려 색깔이 보기 흉하게 되어

    하루 이틀사이에 흔적을 찾기도 어렵지만 동백은 꽤 오랫동안 제 색깔을 보전한다.

     

    어쩌면 그 끈질김에 반해서 도선국사는 동백을 심었는지도 모르겠다.

     

     

    옥룡사지이다.

    건물이라고는 저기 보이는 우물터...그리고 오른쪽 동백나무 뒤에 있는 창고가 전부다.

     

    몇년전에 건물들이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모두 철거를 하고 지표조사를 한 상태다.

     

     

     

     

    출토조사로 들어난 여러 건물터들과 잔해들이다.

    법당터와 요사채..그외 몇몇 건물들의 주춧돌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통일신라 시대의 유물부터 조선후기 유물까지 다양하게 출토되었음을 알수 있는 표지판...

    통일신라시대부터 조선후기까지 제법 번성하였던 사찰임을 알 수 있다.

     

    도선국사가 다소 정치적인 변혁기에 활동한 분이고 보면 정권 안정기를 거치면서

    후대에 들어 그 제자들간에...또는 반대파에 의해서 시련을 겪었음을 알 수 있다.

     

     

    이 폐허의 공간에 유일하게 건물의 형태를 갖추고 자리를 지키고 있는 우물터이다.

    아연도금부분이 일부 벗겨져 녹이 쓴 함석지붕이 퇴락한 세월을 나이테 같아서

    나그네의 가슴을 제법 아릿하게 한다.

     

     

    다만 세월이 헛되이 지나쳐 가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듯 아직도 해마다 철따라

    붉은 꽃을 피워내는 동백나무들뿐....

     

    땅의 기운...즉 자연의 정해진 순리를 사람의 힘으로 바꾸려 한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잘못된 것일지도 모르는 일일것이다.

    도선국사의 바램도 물거품이였음을 지금의 이 옥룡사터가 말해주는 것은 아닐까?

     

     

    꽃이 만발하는 5월...

    5월이 되면 벌치기가 바빠지고 이제는 꽃을 따라 북으로 북으로 옮겨야 하는 일...

    자연의 순리란 이렇게 사람이 자연을 따를때에만 가능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주차장에서 옥룡사지를 바라보며 잠깐 생각에 잠겼다.

    아무리 인간이 명성을 쌓고 이름을 날리고 자신의 영화의 항구함을 위해

    동백을 심고 터를 닦아도 역시나 세월은 어쩔수 없는 법...

     

     

     

     

    옥룡사지 가는 길

     

    어디서던지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광양I/C로 내리는 게 제일 편하다.

    광양I/C에서 나와 광양시내 쪽으로 가다 보면 고가도로가 나오는데 고가도로를

    넘자말자 오른쪽 길을 따라 백운산 간판을 보고 가면 된다.

     

    가다보면 백운산으로 가는 길과 좌측으로 조금만 가면 오른쪽으로 운암사가 먼저

    나오고 몇백미터 더 가면 옥룡사지 주차장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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