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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늘 새로운 세계의 길목에..
    이런저런 이야기 2006. 4. 30. 12:24


    [키워드-졸업]
    늘 새로운 세계의 길목에.. 
    2004-02-13 오전 12:54:06

     


    국민학교를 졸업한지가 그러니까 얼마나 되나..삼십몇년이 되는 군요..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코따가리 한사발 선사합니다..물려받은 책으로
    엿바꿔먹고..."


    5학년일때는 이 노래를 불렀지요.
    막상 6학년이 되어서 졸업을 한다고 했을때 학교를 떠난다는 아쉬움이나
    6년간의 회한같은것은 생각나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머리속을 맴도는것은 빙빙돌려서 뽑은 구슬의 번호대로 구포에서
    부산의 중심인 서면까지 타고 싶었던 버스를 매일 그것도 두번씩이나
    탈수 있다는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기대였습니다.


    국민학교를 졸업하던날
    학교에서 보이는 구포에서 제일 높은 주전봉아래 조그만 절이있었는데
    그절에서 어릴적부터 길러서 학교를 졸업하면 머리를 깍기로 되어있는
    여자애가 있었지요.
    졸업식이 끝나고 어찌나 애절히 우는지 지금도 아련하게생각이납니다.


    청년이 된 어느날 아침등산을 약수터까지 가던 날 파르라니 머리를 깍은
    그러나 얼굴윤곽은 그대로인 그 여자애를 보았지요.
    어엿한 스님이 되어서 달관한 표정으로 눈인사만 주고 받았습니다.


    중학교를 졸업할때도 졸업의 의미보다는 고등학교..교실에 앉으면
    바다가 보이는..오륙도가 보이고.. 외항선이 보이고..용두산이 보이고..
    그너머로 갖가지 색깔들의 깃발을 단 어선들도 보이는 새로운 생활에
    더 많은 흥미를 가졌더랬지요.


    자랑스런 훈장처럼 실습복옆에 "조국근대화의 기수"라는 견장하나 달고
    3년이 지나서 졸업하게 된날 교복은 찢어지고 밀가루는 범벅으로 묻히고
    용두산 공원을 휘젓고 다녔지만 내 머리속에는 서울이라는 새로운 생활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차 있었지요.


    졸업한 바로 다음 날 부모님께 서울간다는 짤막한 통고서 하나 써두고 비둘기호에
    몸을 실었더랬지요.


    졸업은 늘 마지막이 아니였습니다.
    항상 저에게 졸업은 새로운 시작이 열리는 그 기점이 되었지요.
    늘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 졸업....


    이제 마흔의 중반도 넘겨버린 나이이기는 하지만 또 새로운 졸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니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는게 맞는 표현이겠지요.
    이제 이번주에 방송통신대학교 5번째 등록금을 내야합니다.
    아마 우리 무소유가 등록을 했을테지요.


    빠르면 2년..늦어면 3년이면 졸업을 맞이 하겠지요.
    늘 새로운 세계로 가는 길목을 지켜준 졸업.. 이번에는 반디불이에게
    어떤 신세계로 인도해줄지 저도 자못 궁금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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