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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을 두번 죽이지 말지어다.이런저런 이야기 2006. 4. 25. 20:08
블로그앤 사이트가 없어지면서 옮기는 글
장승을 두번 죽이지 말지어다.
2004-01-13 오후 6:01:02
동네머슴도 손재주만 있으면 동네최고의 예술가가 되는 때가 일년에 한번 마을에
장승을 만들어 세우는 때일것이다.
어느 동네던지 그 동네의 경계를 들어서면서 만나는 장승..
길이도 굵기도 눈의 모습도 입술의 모습도 모두 다른 모습이다.
이런 장승은 어떠한 목적과 이유로 세워진 것일까?
장승의 기능은 일반적으로 이정표로서의 기능과 주술적 기능으로 나뉘어진다고
할수 있다.
그 기능별로 살펴보면 첫째, 장승은 금표, 경계표로서의 절 또는 동리, 마을, 군계 등을
표시하는 이정표로서의 기능을 수행하였다.
과거 농경과 수렵 및 땔감을 얻는 땅의 경계를 표시하기 위하여 세우기도 하였으며
십리마다 장승을 조각하여 세워둠으로써 거리의 가늠자 역활도 담당하였다.
장승의 두 번째 기능은 주술적인 의미로 절이나 마을 입구 양쪽 또는 사방에 세워
수호신으로서 외부로부터 흉재(전염병등 기타)를 막는 것이다고 볼수 있을 것이다.
장승은 뛰어난 예술가가 치밀한 계산과 탁월한 예술적 능력으로 조각한 것이 아니다.
마을 사람들의 안녕을 위해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이 모이고 관여하여 입으로 손으로
깍은 것이므로 마을공동체의 대동의 의미가 아주 크다고 할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얼굴에 있어서 이목구비의 크기도 모양도 제각각으로 깎은 것이다.
누가 보더라도 우습고 멍청한 얼굴 혹은 무시무시한 귀면의 얼굴로 조각했지만 모두의
소원을 들어주고 액을 막아주는 가장 친근하고 가까운 믿음직한 신상, 모두의 참여로
만든 믿음과 기원의 대상, 이것이 바로 장승인 것이다.
예전의 장승에서 가장 강조되는 부분은 역시나 얼굴이였다.
무서운 전염병이나 횡액을 막을려면 당연히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어야 한다.
눈도 부리 부리하고 입도 크며 이빨들도 강조되어 있어서 대부분 귀면의 얼굴이다.
그러나 요즈음은 장승을 예술입네하고 작품으로 깍아서 전시도 하고 있는데 본뜻과는
완전히 달라져서 우스운 꼴에다가 모양도 영우습게 되어 버린게 사실이다.
남성의 성기모양에다가 동물모양까지 별의별 장승이 등장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옛날에 고집하라는것은 아니지만 장승의 그 본 뜻을 기교로 헤치는 일이
없기를 다만 바랄뿐이다.
며칠전 올해들어 첫 출장지였던 포항시내를 걷다가 병원에 내어걸린 장승..
인간을 고통으로부터 지켜주고자 하는 마음을 담는것..
그것이 진정으로 현대적인 의미에서 제대로 진화된 장승의 모습이다.
지금도 장승을 깍고 있는 이들이여..장승예술가라고 명함에 새기고 다니는 XX님이여..
제발 장승을 두 번 죽이지 말지어다..******************************** 댓글 **************************************
열혈교사 2004-01-13 오후 7:00:59
신석기시대부터 사람들은 마을 입구에 자연적인 혹은 인공적인 돌을 세워 놓았지요..
그런것이 요새 말하는 세운 돌.... 즉 선돌이라고 하는데 장승은 그 선돌이 발전한
모습이라는게 대부분 학자의 설이지요.. 우리학교 초입길에도 선돌이 두개 서 있는데
참 민중들의 소박한 염원을 느끼며 기분이 좋아지곤 합니다.. 예술적 가치보다 민중들의
소박한 염원이 우선이지요...
그 미적 가치라는 것도 일없이 놀던 귀족들의 고약한 가치라는 생각이 듭니다..
햇살가득 2004-01-14 오전 8:19:44
얼마전에 장승 찍을 일이 있었는데, 참... 표정 끝장이더군요..^^
반디불 2004-01-14 오전 10:09:41
그렇지요..장승이나 선돌..솟대..벅수..이런것들이 옛날부터 그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다듬고
세운 소박함의 산물인데 요즈음은 너무 기교로 이해를 할려는 사람들이 많은게 아쉽습니다..
한빛장 2004-01-14 오후 1:49:21
반디불님의 블로그를 방문하면 별걸 다 공부하게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리한 시각이 느껴지는 글들을 많이 접하게 되네요. 아뭏든 감사합니다.
하먕하먕 2004-01-14 오후 2:37:15
모두들 잘들계셨네요~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한해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여전히 바쁜척 영차영차~ 지나시면 그래도 들려주세용...아! 그리고 제가 우리나라
전통을 좋아해서 장승이나 솟대...뭐 그런걸 교육차원으로 설치를 해보려고 했더니...
그것도 참 여의치가 않더군요...
반디불 2004-01-14 오후 4:14:35
한빛장님~ 공부가 되신다니 참으로 다행입니다..
반디불 2004-01-14 오후 4:16:43
하먕하먕님~~ 오전에 하행휴게소에 들렀었지요..바쁘신것같은데다가 저도
시간약속이 되어있었던터라 바삐가느라고 휴게소블로그만 남겨두었답니다.
지금은 귀로에 정읍휴게소인데 여기 컴터가 보안이 걸린탓에 로그인이 안되어
글쓰기가 어려울것 같네요..
pris 2004-01-14 오후 5:50:41
전에 충남산림박물관에 갔을 때, 장승들만 주욱~ 전시해 놓은 산책로가 있었어요.
이안이 녀석이 어려서는 도깨비라며 무서워하더니, 이젠 어딘가 일맥상통하는
feel (ㅋㅋㅋ)이라도 꽂혔는지 장승을 너무 좋아합니다. 가서 껴안고 뽀뽀하고...^^
아무튼 장승을 두 번 죽이는~거라고~ 에서 박장대소 하고 갑니다.
pris 2004-01-14 오후 5:53:16
^^ 이안이녀석 장승과 사랑에 빠진 증거사진 여기 누르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별표들을 눌러주세요 ******
반디불 2004-01-14 오후 9:09:55
쁘리스님~~ 오랫만이네요..장승은 자꾸보면 정이 든다는...
그래서 우리 한국인의 심성과 닮아 있다는 거지요..
반디불 2004-01-14 오후 9:13:23
예전에 500원짜리 아이스케키를 먹고 그 막대로 장승을 만들었지요..
장식장에 넣어두었더니 기분이 매우 좋아지더군요..
pisces 2004-01-14 오후 10:16:51
500원짜리 아이스케키 막대가 저렇게 굵었나요? 혹시 이름이 비비빅이 아닌지?
둥근 막대는 흔치 않은데..옆에 있는건 솟대 맞죠? 그러고보니 직접 만든 작은
장승을 핸드폰 고리로 달고 다녀도 괜찮을듯..부적처럼..'이런저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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