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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랑의 수련터..단석산 신선사 여행
    여행기 2006. 4. 20. 16:04

    블로그앤 사이트가 없어지면서 옮기는 글


    화랑의 수련터..단석산 신선사 여행 
    2004-02-03 오전 10:46:59

     


    준비없이 마음내키는대로 가는 즉흥적인 여행이 주는 재미도 가끔씩은 재미있다.
    그러나 준비가 부족했음으로 인한 고통도 따르게 마련이다.
    그것을 감수하고서라도 자주는 아니지만 고속도로를 지나다가 마음에 드는 나들목에서
    체크아웃하고 내려서 가보는 여행도 긴장감이 있어서 좋다.


    지난 일요일 부산 수영만의 정크장에 갔다가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오는길에
    들러보지 못한 양산휴게소에 들렀다가 그 다음으로 쉬게 된곳이 건천휴게소였다.

     

    건천!


    단석산과 신선사..그리고 처의 이모님이 살고 있는데다가 절친했던 아마추어무선사가
    사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 계획에 없었지만 신선사나 들렀다가 가자하고 나선다.
    오후 2시라는 다소 늦은 시간이고 앞으로 최소한 3시간에서 4시간은 더 운전해야만
    집에 도착할 수 있다는 압박감은 좀 있기는 하지만 시간이란게 원래 스쳐지나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터이다.


    경부고속도로 건천 나들목을 나오면 산내방면 20국도를 만나는데 좌회전해서 6.6km를
    들어 가면 송선저수지가 나온다. 저수지가 끝날 때쯤 표지판을 따라서 시멘트 포장길로
    좌회전하면 송선2리 지나 우중골이 나온다. 송선2리에서 우중골까지는 약0.9km의 거리다.
    우중골일대는 유명한 버섯재배지이다.


    단석산은 경주시에서 40리 가량 서쪽으로 있는 경주시 건천읍(乾川邑)에서 산내면(山內面)
    에 가는 도중, 우측에 솟아 있으며, 높이 827m로 경주 주변의 산중에서 제일 높은 산이고
    신라(新羅) 때부터의 명산(名山)이다.


    삼국시대(三國時代)의 신라에서는 신라오악중에서 가장 가운데 있다고 해서 중악(中嶽)
    이라고 불렀고, 동경잡기(東京雜記)에 의하면 일명 월생산(月生山)이라고 했다한다.
    중악(中嶽)은 김유신(金庾信)장군의 수도장(修道場)으로 유명하다.
    단석산은 청도군의 운문산(雲門山)과 연결되며 그 운문산은 세속오계(世俗五戒)를 남긴
    원광법사(圓光法師)가 머물렀던 곳이다.
    신라의 육장(六將)이 수도했다는 장육산(將六山)도 단석산의 일부이다.


    단석산(斷石山) 남쪽은 넓은 대지가 펼쳐져 있고 그 한가운데에 큰 자연호수가 있어 화랑
    (花郞)들이 말을 기르고 조련하던 곳으로 전해지고 있다.
    단석산(斷石山)을 중심으로 운문산(雲門山), 장육산(將六山), 말먹이 벌, 말먹이 못 등을
    연결하는 이 일대가 화랑의 수도장(修道場)이었것이라 추측된다고 한다.
    산이 험준하고 도심지(都心地)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까닭에 국립공원(國立公園)의 한
    지역(地域)으로 지정되어 있지만 개발이 잘 되어 있지 않다.


    이 단석산의 바로 정상아래에는 신선사라는 절이 있다.
    개인적으로 이 신선사에는 이번이 네 번째 걸음이다. 제일 처음에는 거의 18년전쯤에
    와이프랑 결혼전 처음으로 들렀었다. 그후 큰아이와 둘째아이를 얻고나서 다리 아프다는
    아이들을 앞세워 찾았었고 세 번째는 막내 꼬마공주가 세 살쯤에 장모님을 모시고 온가족
    나들이를 했었던곳이다. 어쩌다보니 계획에는 없었지만 네 번째 발걸음이 되었다.


    거의 200~400미터쯤은 차로 갈 수도 있지만 이곳도 걸어들어가는 길의 풍광이 만만치
    않은 곳이라 송선리의 다리를 건너자 말자 차를 세운다.

     

     

     

     

     

    그리고 찬찬히 걸어가면 그 산의 내밀함이 조금씩 드러난다.


    날씨가 좀 풀리기는 했었지만 그래도 역시나 겨울날씨는 겨울날씨인지 계곡의 얼음장이
    신선해보인다.

     

     

     

     


    넓은 길을 버리고 둘러가는 소로를 택한다..옛길인데 오랜만에 보는 나무다리까지 게다가
    바위밑에 졸졸 흐르는 계곡수에다 하얗게 반짝이는 고드름까지..
    모두가 하나의 겨울풍경이다.

     

     


    가다가 만나는 이런 돌탑들에서 사람들의 작은 소망의 소박함을 본다.
    사람들마다 다른 각각의 그 소망들은 무었이였을까?
    행여 넘어질까..
    그래서 내 소망이 비끄러지지 않을까 조바심내며 하나 하나 쌓아올린 소망들...

     

     


    차를 타고 휘~익 먼지날리면서 가는 사람들은 절대로 보지 못하는 희미한 새김들..
    꽤나 오래된 글씨인 듯하다. 분명 후대의 글체는 아니다.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前人의 흔적앞에 後人이 섰다.

     

     

     

    마지막 모롱이를 돌아서 보이는 신선사 마애보살군..보호막이 멀리 보인다.
    그래도 아직 한참을 올라가야 함을 보여주는 안내판..

     

     

     

    7세기에 활동하던 자장(慈藏)의 제자 잠주(岑珠)가 창건했으며, 김유신(金庾信:595∼673)이
    이 절에서 삼국통일을 위해 기도했다고 한다. 절이 들어선 단석산의 산 이름은 김유신
    설화에서 유래한다.
    김유신이 한 노인으로부터 신검(神劍)을 얻어 이 산의 바위굴에서 검술을 닦았는데, 시험
    삼아 칼로 바위를 내리치니 바위가 갈라졌다고 한다.
    이에 산 이름을 단석산이라 했고 뒤에 갈라진 틈에 절을 세워 단석사라 불렀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서 퇴락하여 이름조차 바뀌기를 수차례였으나 1969년 한국일보사가
    주관한 신라오악(新羅五岳) 조사단이 바위에 새겨진 명문을 분석하여 석굴의 본래 이름이
    신선사였음을 밝혀냈다.
    석굴 바위에 얽힌 전설이 전한다. 옛날 절 아래에 살던 한 젊은이가 이곳에 올라와 보니
    노인들이 바둑을 두고 있었다. 이들이 두는 바둑을 구경하고 집에 돌아와 보니 아내는
    이미 백발의 노파가 되어 있었다.
    50년이 지난 것이다. 그 뒤부터 이 바위를 신선이 바둑을 둔 곳으로 불렀고, 절 이름도
    신선사라 했을 것으로 추정할뿐이다.

     

     

     

     

     

     


    석굴은 동남북 3면이 갈라진 바위로 둘러싸여 있으며, 옛날에는 지붕을 얹어 사용했다고
    한다.
    안쪽 벽에 조각된 불상과 보살상은 단석산신선사마애불상군이라는 명칭으로 국보
    제199호로 지정되었다.
    불상 조성 양식으로 보아 6세기 유물로 추정된다. 불상·보살상이 8구, 인물상이 2구 있으며,
    주민들은 탱바위라고 부른다.

     

     


    오랜만에 둘이 앉아서 사진을 찍어본다.
    이곳에 올 때마다 저 자리에서 사진을 찍었으니 찾아보면 18년전..10년전...5년전의 사진들이
    나이테의 굴곡처럼 쌓여있을 터이다.

     

     


    이곳의 해발고도는 590미터다. 여기서부터 정상까지는 순탄한 길이다.
    사실 단석산의 등산은 단석사까지가 가장 힘들다.

     

     


    기도의 열기도 추위는 어쩔 수 없나보다.
    촛대며 향로며 얼음속에 갇혀서 겨울나기를 하고 있다.

     

     


    저 건너에 보이는 산이 유명한 여근곡이다. 신라의 선덕여왕때였는지 진덕여왕이었는지
    잘기억나지 않는데 어느날 여왕의 꿈에 개구리가 심하게 우는 꿈을 꾸고는 아침에
    신하에게 말하기를 여근곡에 군사를 보내라고 했단다. 백제군사들이 매복하고 있을거라는
    것이였다. 신하는 대군을 일으키려하자 여왕이 말하기를 무룻 남자란 여자속에 있으면
    반드시 죽기 마련이니 조금의 군사만으로도 크게 이길 것이라고 했단다.
    그런 전설을 갖고 있는 곳이 저 건너편에 보인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단지들의 뚜껑이 예쁘서 찍어본다..

     

     

     

    앗~ 무릎...준비없이 올라온길인데 내려가는 길..너무 가파른 탓인지 관절염이 도져서
    무릎이 아프다.
    한 두어번 물리치료를 받다가 나아졌길래 몇 개월째 치료를 등한히 했더니 내리막의
    고통이 한꺼번에 밀려온다.

     

     


    내려오다가 건너편의 계곡을 찍어본다.
    단석산에서 하산길에 신선사로 내려오기전에 삼거리에서 길을 오른쪽으로 잡으면
    저 계곡으로 내려올 수 있는데 완전히 잡목들 사이로 난 작은 길을 따라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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