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오늘의 생각 하나...2024년 8월 31일
    이런저런 이야기 2024. 8. 31. 18:58

    예년같으면 여름부터 가을초까지 두어개의 큰 태풍으로 논욕을 치렀는데 올해는 태풍다운 태풍은 하나도 오지 않았다. 겨우 오끼나와 인근에서 발생한 종다리 뿐이었는데 그나마도 여수 앞바다에서 수명을 다했다. 농민들에게는 풍년을 예감하는 즐거움일 것이다.

    초대형 태풍 하나가 생겨 산산이라 이름 붙여진 이 태풍은 그 동안 여느 태풍들과 궤적이 완전히 다른 모양으로 일본 남쪽에 상륙해서는 일본의 땅덩어리를 그야말로 종단하면서 피해를 주고 있다.

    일본에서도 '누군가 리모콘으로 태풍을 조정하는 것 같다'라는 댓글의 조회수가 많다고 한다. 이 말의 함의는 관동대지진때 조선인들에 대한 악소문을 퍼트렸던 본능적인 피해의식이 깔려 있어 보인다.

    나도 초기에는 태풍의 예보와 일본 마트의 사재기 등을 보면서 산산이라는 태풍을 응원했었다. 시기적으로 경술국치일 부근이라는 것이 작용하여 소심한 복수의 마음이 없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자주 출입하는 사이트에도 산산이 좀더 강한 태풍으로 일본을 휩쓸어 주기를 바란다는 글이 제법 있었다. 그 심정에 동의하는 바가 컸다.

    그런 마음이 이틀정도 지나 이성을 찾으면서 남의 불행을 바란다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가 깨달았다. 부처님 말씀을 따는 사람이 순간 자비심을 망각했다는 자책이 들었다. 어쨋던 남의 불행을 내 기쁨으로 삼는다는 것 자체가 악업을 쌓는 일이다. 업이란 행위를 통해서 쌓는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마음으로 쌓는 업이 훨씬 많다. 행위는 물리적 제약을 이길수 없지만 마음은 물리적 제약이 없으니 그 범위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아무쪼록 산산의 피해가 적기를 빈다. 싫은 마음은 크지만 다 같은 사람이 아닌가. 유정무정의 많은 중생들이 피해가 적었으면 한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