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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부터 식당을 오가며 눈여겨 보던 나팔꽃이 드디어 피었다. 공장의 철재 담위로 힘겹게 올라가 덩쿨의 수고를 보답이라도 하듯이 싱그럽고 윤택있는 빛깔로 피웠다.
그 바로 아래는 봄에 메꽃이 수더분하게 피어 있던 곳이다. 봄에는 메꽃, 가을에는 나팔꽃이 피는 이 담벼락은 종일 해가 드는 곳이다.
식물에 애호가 없는 사람은 메꽃과 나팔꽃을 혼동한다. 생긴 모양이 비슷하다. 다른것은 꽃의 색과 피는 계절이 다를 뿐이다. 비슷한것 같지만 정 반대의 성향을 가진 꽃이기도 하다. 메꽃은 봄에, 나팔꽃은 가을에 피니 서로 만날 일이 없다.
메꽃은 지난했던 보릿고개 무렵에 피는 꽃이기도 하지만 뿌리는 곯은 배를 조금이나마 위로해주던 구황식물이기도 했다. 독이 없어 뿌리뿐만 아니고 잎도 꽃도 다 먹을 수 있다. 요즘같은 세상에야 누가 먹겠는가 만은~~
두 꽃의 이미지도 다르다. 메꽃이 수더분한 시골 누이 같다면 나팔꽃은 치장잘한 도시의 아가씨 같다. 나팔꽃에서는 파르르 날이 벼려져 있으면서도 요염함이 넘치는 그런 느낌이 난다.
어쨋던 지금부터는 나팔꽃의 시간이다. 한 동안 나팔꽃 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다.'이런저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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