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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행시-곤달비(보름달)/김대근삼행詩 2015. 3. 2. 21:37
보름달
곤고했던 초승 날들 오롯이 채우는 동안
달맞이꽃 마음 졸여 대궁마저 삭아지고
비구름 잠깐 지난새 시들고 마는 꽃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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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가 정월 대보름이다. 농경사회였던 예전에는 설날에 못지 않은 큰 명절이었다. 대보름날에는 오곡밥에다 푸짐하고 다양한 나물, 그리고 부럼을 깨무는 것이 풍습이다. 이것은 전형적인 농경사회의 풍습이다. 겨우내 농한기를 보낸 몸에 나물에 포함된 여러가지 비타민, 오곡밥에 고루 분포한 양질의 탄수화물, 그리고 부럼으로 사용하는 땅콩이나 호도 같은 견과류속의 지방이 새봄을 맞이하는 일꾼들의 육신을 깨우는 역활을 하는 것이다.
가능한 골고루 먹어야 그 효과가 극대화 될것이므로 보름날에는 여러집을 돌면서 오곡밥을 나누어 먹도록 발전해왔다. 우리 조상들의 뛰어난 지혜가 아닐 수 없다.
달집을 태우거나 쥐불놀이를 하는 것도 말라 비틀어진 묵은 잡풀들을 태워서 해충들의 알을 태워버리는 효과도 있다. 새롭게 시작하는 농사의 전초전이 바로 정월 대보름이다.
도심의 정월 대보름은 그저그런 무미한 날에 지나지 않는다. 지나간 날들이란 늘 그리움으로 채색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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