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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행시-소박이(배 꽃 지던 날)/김대근
    삼행詩 2014. 7. 12. 21:19

    소박이(배 꽃 지던 날)

     

    소릿결 너울 타고 출렁대는 배밭
    박꽃처럼 하얀 얼굴 그립고 그립다
    이토록 깊이 새겨진 한 시절 있었구나

     

    소복소복 그리움 타박타박 키워보지만
    박절한 세월 배꽃처럼 흩날려
    이윽고 뼈 속 깊은 곳 사리로 한 알

     

    소꿉질 꿈을 굽던 머언 그날들은
    박속같은 그이를 박제로만 남기고
    이윽고 강물을 따라 그렇게 가버렸구나

     

    ==============================================

    물 많은 내 배 사이소

     

    내 고향은 낙동강 하구 부산 구포다. 낙동강이 칠백리를 흘러 바닷물을 만나며 새롭게 태어나는 마지막 민물의 허물을 벗는 그런 곳이다. 이곳이 전국적으로 유명했던 것이 두가지가 있는데 구포국수와 구포배이다. 구포국수는 구포에 영남제분이라는 밀가루 공장이 있어서였는지(지금은 없지만..) 국수를 만드는 공장들이 참 많았고 전국각지로 기차를 통해서 보내지고는 했다. 구포국수의 상징은 잉어그림 상표가 유명했다.

     

    문제는 배다. 사실 구포부근에는 배밭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소출이 적어서 자체 소모나 겨우 가림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전국적으로 구포배가 유명해진데는 철도의 역할이 컸다. 대부분의 배는 김해의 대동이라는 곳에서 생산되었다. 이곳의 배들은 워낙 양이 많아 전국적으로 보냈는데 지금처럼 트럭운송이 쉽지 않던 때라 전부 철도로 수송하였고 그 배들을 집하하여 보내는 철도역이 경부선 구포역이었다. 이들의 배 상자에 구포역 소인이 꽝 찍혀서 가니 받는 쪽에서는 구포가 배의 생산지로 알게 되었다.

     

    예전에는 구포역에 열차가 정차해서 머물때면 으례 배장사 아줌마들이 광주리에 배를 몇개씩이고 다니면서 `배사이소~~배사이소~ 맛좋은 내배사이소~~`하고 외치고 다녔다. 내가 파는 배가 맛이있으니 내 것을 사라는 이야기인데 사람들은 좀 에로틱한 상상을 하기도 해서 이런 재미 있는 일화도 있다.

     

    어느날 서울여행객이 차창을 열고 들어니 `내배사이소~~내배사이소~~`하거던... 그래서 배를 하나 사고서는 딴에는 고급스런 동담을 한다고 `내가 이제 아줌마 배를 샀으니 나는 이제부터 아줌마 신랑이요!` 했다.

     

    말없이 돈을 받고 계산을 마친 아줌마~~~

     

    서서히 출발하는 기차 창문에다 대고 `잘가거래이~~내 새끼야~~ 그 배가 내 배에서 나갔으니 니는 내 새끼데이~~`

     

    보기좋게 한방 먹은 셈이다... 이런걸 되로 주고 말로 받는 다고 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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